안철수의 ‘원격 메시지’ ·· 압박받는 손학규
안철수의 ‘원격 메시지’ ·· 압박받는 손학규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1.09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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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메시지로 정치 복귀 임박 시사
보수통합에 엮이기 싫어하는 
손학규 대표는 물러날 생각 없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영상 속 모습으로 메시지를 내놨다. 안철수계 의원들(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이 판을 깔아줬고 정치 복귀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안 전 대표는 중도를 표방하고 있지만 자의 반 타의 반 보수 대통합에 역학관계로 작용하고 있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그런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바로 물러나지 않을 기세다.

미국에 체류 중인 안 전 대표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 정치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 영상 축사로 모습을 드러냈고 “전면적인 세대 교체와 개혁으로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할 때”라며 “담대한 변화의 밀알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복귀가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캡처사진=유튜브)

안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체제 하의 한국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정치적으로 △리더십 교체 △패러다임 전환 △세대 교체 등 3가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혹평이 이어졌는데 “편 가르고 국민 분열시켜서 자기들 정치 권력을 유지하려는 낡은 정치가 있다. 이미지 조작에만 능하고 국민보다 자기 편 먹여 살리기에만 관심 있는 낡은 정치”라고 규정했다.

또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밀어붙여 바른미래당을 탄생시켰을 때 그랬던 것처럼 “정치도 양극화, 사회도 양극화, 경제도 양극화, 정치·경제·사회의 3각 양극체제가 공고화되고 있다”면서 새로운 중도 세력이 탄생해야 함을 어필했다.

아울러 “87년 민주화 이후 지역주의와 결합해 우리 정치를 지배해 온 이념과 진영의 정치 패러다임을 실용정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당위적인 말을 쏟아냈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는 많은 기자들과 참석자들이 자리를 채웠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 전 대표는 이미 전날(8일) 바른미래당 당원들을 대상으로 비슷한 취지의 신년 인사말을 내놓은 바 있다. 누가 봐도 곧 정치권으로 돌아갈테니 주목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으로 돌아가는 것이 간단치는 않다.

일단 깊은 내홍 끝에 집단 탈당한 △새로운보수당 세력이 반문(반 문재인 대통령)을 기치로 형성되고 있는 보수통합 논의 테이블(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 중심을 잡고 자유한국당과 협상을 하고 있는 점 △그만큼 바른미래당 내에 안철수계나 당권파는 강하게 보수통합 자체에 선을 긋고 있는 점 △대권을 노리는 것 외에는 정치적 야망이 향할 곳이 마땅치 않은 안 전 대표 입장에서 민주당 중심의 진보 쪽을 공략하기 어려워서 결국 보수진영의 표를 가져와야 하는 점 △그런데 손 대표는 선뜻 모양새 좋게 당대표직을 선제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는 점 등 난제들이 많다. 

이날 오전 손 대표는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30·40세대 50% 이상 공천 △자격 갖춘 청년 후보에 최대 1억원까지 선거 비용 지원 등 총선 플랜과 전략을 발표했다. 누가 봐도 바른미래당 대표로서의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돌아오면 안 전 대표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뭘 다해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안 전 대표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하겠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겠다. (거취 역시) 안 전 대표가 돌아오면 같이 의논할 것”이라며 당장 선제적인 사퇴를 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장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안철수계는 손 대표가 선제적인 사퇴로 안 전 대표의 정치적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고 압박하는 중이다. 주승용 의원(국회 부의장)이나 김관영 최고위원 등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가 이들의 불참으로 사실상 손 대표 나홀로 열리고 있는 점도 그런 메시지가 발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태규 의원은 이날 아침 방송된 BBS <이상휘의 아침저널>에서 “손 대표가 물러나지 않고 당은 당대로 내홍이 있다면 그건 결국 안 전 대표 보고 당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하는 메시지 아니겠느냐”며 “손 대표가 나는 당 대표직에서 도저히 물러날 수가 없다고 한다면 안 전 대표가 당으로 돌아가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고 재차 압박했다. 

무엇보다 이 의원은 안 전 대표에 대해 “본인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을 안 하고 중도실용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 집권 세력이 좌파진보니까 우리가 보수우파 다 모이자. 이렇게 또 진영 대결을 해 나가자는 부분에 대해서 안 전 대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보수통합에 안 전 대표가 휩쓸려 가는 분위기를 경계했다. 

결국 안 전 대표가 복귀하더라도 쪼개진 바른미래당으로는 너무 미약해서 뭔가 정치적 화학작용을 일으켜야만 할 것이다. 이를테면 △신당을 창당하든 △뭔가 새로운 중도 제3지대를 구축하든 △보수진영에 어필하는 중도보수 지대를 공략하든. 하지만 이것 역시 우선 바른미래당으로 무사히 안착을 하고 난 다음의 단계라고 보여진다. 손 대표가 안 전 대표와 어떻게 정치적 대타협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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