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갈등에 노심초사하는 국내 건설업계
미국-이란 갈등에 노심초사하는 국내 건설업계
  • 우정호 기자
  • 승인 2020.01.1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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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이라크 정부의 재건사업인 알포 신항만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이라크 정부의 재건사업인 알포 신항만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이란이 지난 8일 미국의 이라크 아인 아사드 공군기지를 공습하면서 국내 건설업계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이란 간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향후 해외 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와 건설사들은 신속연락체계를 구축하고 위기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우리 국민 대부분이 이라크 지방도시에 체류해 아직 철수를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면서도 “급변사태에 대비해 24시간 긴급 상황대응체제를 유지하면서 철수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라크서 공사 진행 중인 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공사 지연될까 ‘예의주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라크에는 14개 건설사의·35개 건설현장에 1381명의 국내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등이 공동 시공 중인 카르빌라 정유공장 현장에 660여 명,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에는 390여 명이 근무 중이다.

대우건설의 알 파우 방파제와 컨테이너 터미널 현장에 62명, 포스코건설의 쿠르드 카밧 화력발전소 및 바지안 변전소 현장에 42명이 일하고 있다.

중동 정세가 악화해 우리 국민이 이라크에서 철수해야 한다면 현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대형건설사들도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다.

이라크 현지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건설사 가운데 상장사는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등 3곳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국내 최대 해외플랜트 프로젝트로 꼽히는 7조 원 규모의 이라크 카르발라사업, 대우건설은 이라크 정부의 재건사업인 알포 신항만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건설사들은 이라크 공사가 중단되면 우선 매출 확대에 악영향을 받게 된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2019년 3분기 기준 이라크 카르발라 프로젝트와 관련해 수주잔고를 각각 5874억 원(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포함), 7088억 원 보유하고 있다.

카르발라 프로젝트의 공사기간은 2022년 2월까지로 이를 고려해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카르발라 프로젝트 관련 1년 매출을 추정하면 각각 2500억 원, 3천억 원에 이른다.

대우건설은 2019년 3분기 기준 알포 신항만사업과 관련해 3882억 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따낸 1천억 원 규모의 해저터널 제작장 조성공사를 더하면 알포 신항만 관련 수주잔고는 더욱 늘어난다.

이 공사는 대부분 공사기간이 2년 안쪽으로 상대적으로 짧은데 이를 고려해 대우건설의 이라크사업 1년 매출을 추정하면 3천억 원에 이른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이 중동 정세 악화로 이라크 현장에서 철수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인다면 올 한해 2천억~3천억 원 가량의 매출을 날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건설사가 매년 10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3천억 원 규모의 변화는 전체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진행한 공사비용을 받지 못해 생기는 손실, 철수 뒤 지속해서 발생하는 프로젝트 관리비용 등 직간접적 비용을 고려하면 실적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올해 이라크에서 대규모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중동 정세 악화에 따라 발주가 지연된다면 이와 관련한 기회비용도 클 수 있다.

다만 각 건설사들은 외교부 등 정부부처와 함께 현지 상황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이라크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은 낮게 바라봤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카르발라 지역은 이란의 미사일 공습이 이뤄진 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어 큰 동요 없이 현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 역시 “현재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하는 상황으로 이라크에서 전면전이 일어나 철수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국내 최대 해외플랜트 프로젝트로 꼽히는 7조 원 규모의 이라크 카르발라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국내 최대 해외플랜트 프로젝트로 꼽히는 7조 원 규모의 이라크 카르발라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현대건설)

국내 건설업계 중동 추가 수주 빨간불

한편 건설업계는 이번 미국-이란 간 사태와 관련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상황에 안도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향후 해외 건설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찬바람이 부는 해외 건설 수주가 더욱 쪼그라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10억 달러(24조3873억원)에 그치며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들 건설현장은 공습 지점과는 수십㎞에서 최대 수백㎞까지 떨어져 있는 만큼 공습에 따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상적으로 현장은 운영 중이나 외부 이동 등을 제한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현장이 공습 지역과 약 210㎞ 떨어져 있어 피해는 없었다”며 “외교부 지침대로 임직원의 이라크 입국 등을 중단했고, 외부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사내 비상대책반을 통해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앞서 지난 2014년 리비아 내전 당시 수백여 명의 현장 인력을 항공과 해상로를 통해 철수시킨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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