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영입 인재들의 조국 옹호 발언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
장경태 청년위원장 비판
탄핵도 인정하지 않는 보수통합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소위 조국 사태(조국 전 법무부장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보여준 태도는 자명하다. 총 129명의 의원들 중에 박용진·금태섭·정성호·김해영 의원 등만 다른 목소리를 냈고 나머지는 사실상 침묵하거나 적극적인 ‘조국 수호’였다. 최근 민주당의 인재 영입 이벤트가 연일 화제인데 새로 들어온 인물들도 이런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했다. 

정국진 다준다 청년정치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7일 저녁 서울시 여의도에 위치한 모 식당에서 기자와 만나 “우리 정치가 최선을 두고 경쟁하는 게 아니라 차악을 선택하는 그런 경쟁이 된지 오래다. 얼마나 불행한 정치인가”라며 “그런데 민주당이 차악이 아니라 자유한국당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의심을 자꾸 받게 되는 상황이 생기는데 그게 바로 조국 사태에 대한 영입된 인재들의 메시지”라고 밝혔다. 

이어 “그 사람들이 일반 대중들의 시선과 한참 동떨어진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정국진 연구위원은 민주당에 영입된 인사들이 지지층만 바라보는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를테면 다섯 번째로 민주당에 영입된 소방관 출신 오영환씨(33)는 7일 조국 사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지나치게 부풀려서 보도됐다”며 “모든 학부모들이 그 당시에 관행적으로 해온 그런 행위들을 너무 지나치게 부풀렸다. 물론 허물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작은 허물조차 너무 침소봉대하게 거대하게 부풀려서 국민에게 많은 불신과 의혹을 심어주는 모습이 너무 두렵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은 “그 당시에 그게 관행이었다고 얘기했는데 본인이 30대 초반이라서 그 당시에 관행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당파적으로 민주당 지지하는 진영에서나 나오는 얘기를 여과없이 지지층만 바라보는 그런 발언을 했다”며 “지지층만 안전하게 바라보고 그들만 투표장에 나오게 하고 그들로부터 표만 받으면 된다는 인식이 주된 민주당의 인식이라서 그렇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씨는 기존의 민주당 때를 타지 않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아닌 자기 지지층만 보고 있다. 때가 안 탔다고 해서 인재로 영입됐는데 지지층만 의식한다는 점에서 기존 정치인들과 다를 게 뭐가 있는가”라며 “아무리 이런 말을 한다고 해도 민주당의 충성 지지층이 존재할 것이고 그들이 한국당 충성 지지층 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정세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 영입된 원종건씨(28)는 7일 출고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조 전 장관의 도덕적 해이와 관련해선 물론 잘못된 부분이 있다. 그런데 조 전 장관의 책임을 묻고 있는 검찰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검찰이 조 전 장관에 대해 공평과 정의의 관점에서 수사를 했느냐를 반문해본다면 그건 아닌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원씨의 발언은 조 전 장관도 문제가 있고 검찰도 문제 있다는 전형적인 양비론이자 책임 회피성 발언”이라며 “이런 양비론으로 정치를 하면 안 된다.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비판받지 않을 것이 어딨는가. 조국 사태와 관련 국민들의 일반적인 인식은 설령 검찰이 뭔가 무리했고 언론이 너무했다는 게 있다고 해도 그것들 보다 압도적으로 조 전 장관이 공정성에 반하는 짓을 했다는 게 국민들의 압도적인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영입 인재들의 발언이 이렇게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정 위원은 “국민들이 차마 한국당을 찍으러 나올 수 없으니 투표장에 안 나오게 될 수도 있는데 (여권에 실망한 표심은 반영되지 않으니) 지금 민주당이 전체적으로 그런 전략을 노리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

특히 정 위원은 “최혜영 강동대 교수(첫 번째 영입 인사)만 하더라도 사실 입당할 때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간 발언 내용이 있었는데”라며 “그렇다고 한국당으로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말은 무슨 민주당이 맘에 들어서 온 게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뭔가 맘에 안 들지만 그렇다고 민주당 아니면 한국당이라는 두 개의 선택지가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잘 되는 꼴을 볼 수 없어서 선택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러한 최 교수의 인식은 지금 현재 한국 사회의 상당수 인식인 것 같다. 여론조사를 하면 양당 다 잘 못 하고 있다는 인식이 제일 많다. 그래도 한 곳을 택하라고 한다면 보수 야당이 더 문제가 있다고 보는 인식에서 지금의 인재 영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은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에서 부대변인으로 활동한 바 있고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에서 탈당했다. 만약 정 위원이 2018년 10월 청년위원장 선거에서 당선됐다면 조국 사태 때 어떤 목소리를 냈을까. 

정 위원은 “청년위원장이 됐으면 쓴소리를 무조건 냈을 것”이라며 “그런 걸 하라고 청년위원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물론 쓴소리의 수위는 조절될 수 있지만 김해영 의원(최고위원회회의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송구하다고 발언) 이상으로는 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현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장이) 그런 목소리를 못 냈기 때문에 20~30대가 민주당에 실망하고 20대가 역대 가장 높은 부동층이 되어 버렸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은 재차 장 위원장에 대해 “목소리를 못 내는 사람이 뭐 하러 청년위원장을 하는가. 그런 것을 하라고 있는 자리다. 이런 목소리를 안 낼 거면 그만둬야 한다”며 “(조국 사태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 하는 것이) 전형적인 국회의원의 직위에만 관심이 있는 정치”라고 질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 위원은 청년위원장으로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조국 사태 때 쓴소리를 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밖에도 정 위원은 현재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 “어게인 새누리당을 노리는 것 같다. 탄핵 직전의 새누리당과 같다”며 “철저히 정치 공학의 산물이지 보수통합이 과연 국민들께 어떠한 비전과 희망을 안겨다줄 수 있겠는가. 그냥 표 하나 더 얻을 수 있는 그 정도 차원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가장 큰 것은 보수적 가치에 대한 재정립이다.

정 위원은 “보수통합이라고 하면 보수를 재정의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며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어떻게 볼 것이냐가 필수적으로 논의돼야 하는데 지금 탄핵은 말하지 말자는 게 유승민 의원과 황교안 한국당 대표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것부터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이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를 위해 내세운 보수 재건 3대 원칙이 있는데 그것은 △탄핵 수용 △개혁보수 천명 △한국당 해체하고 보수 신당 창당 등이다. 황 대표는 총선에서의 선전을 위해 어떻게든 보수통합을 성사시키려는 맘이 급하지만 당내 친박계 눈치를 보느라 대리인을 통해 3대 원칙을 수용한다는 수준으로 입장을 냈지 직접 탄핵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명쾌하게 밝힌 적이 없다.

정 위원은 “탄핵에 대한 입장도 정리되지 않은 채로 어떻게 새로운 보수가 되고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할 수 있을까”라며 “흔히들 조로남불이라고 얘기하지만 한국당도 똑같이 내로남불을 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을 비판하듯이 탄핵 때의 박 전 대통령을 부정하지 못 하고 있다. 국민들은 박근혜와 조국 양쪽 다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고 설파했다. 

이어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한국당은 한국당대로 자기 유리한 것에만 목소리를 내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 보수통합은 그런 상태에서 한다면 단지 정치 공학적으로 표 하나 더 얻으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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