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의도 ①검찰] ‘윤석열’과 ‘조국’ ·· 뼈있는 이야기
[대통령의 의도 ①검찰] ‘윤석열’과 ‘조국’ ·· 뼈있는 이야기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1.14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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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총장 사실상 맹비판
검찰개혁 작업에 대한 정치적 해명
적폐청산 수사 때와 왜 다른가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미안함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을 떠나 입각이 예상된다는 통설이 처음 나온 것은 2019년 6월 말부터였다. 그 이후 지금까지 소위 조국 사태는 지속되고 있고 한국 사회에 큰 내상을 남겼다. ‘검찰개혁’이란 시대적 화두와 ‘여권에 대한 수사’가 맞물리면서 혼탁한 상황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0년 신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은 1시간 45분간 이어졌고 문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검찰 인사에 대해 보인 반응을 놓고 비판했다. (사진=청와대)

전날(13일) 저녁 국회에서 검찰개혁의 마지막 입법(검경수사권조정법)이 모두 완료됐다. 이제 검찰은 위로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게 기소 독점권을, 아래로는 경찰에게 수사의 절대적 권한을 내놓게 됐다. 더 나아가 조국 사태 이후 독이 오른 여권은 법무부를 통해 검찰 조직을 더욱더 쪼개놓을 것이다.  

이런 점을 의식했는지 문 대통령은 “여전히 검찰의 권력은 막강하다”며 △수사권 △영장청구권 △공수처의 기소권이 판검사에게만 국한 △기소권 여전히 독점 등을 환기했다.  

현재 여권 핵심부에 대한 검찰 수사(조 전 장관 관련/송철호 울산시장 공천/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관련/유재수 전 울산 경제부시장 비위)가 지속되고 있는데 문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와 검찰개혁이라는 여러 가지 과정들이 청와대 수사와 맞물리면서 그것이 조금 무슨 권력 투쟁 비슷하게 다뤄지는 경향이 있는데 검찰개혁은 정부 출범 이후부터 꾸준하게 진행해온 작업이고 청와대 수사는 그 이후에 끼어든 그런 과정에 불과하다. 그 두 가지를 결부시켜서 생각해주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이를테면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둔 2017년 하반기 당시 청와대나 기획재정부가 송 시장 측에 산업재해 전문 공공병원(산재모병원)의 예타(예비타당성제도) 탈락을 미리 알려줬다는 의혹이 있는데 이것은 여권이 송 시장의 당선을 위해 김 전 시장을 곤란하게 하는 일종의 선거 공작이라는 틀로 부각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내가 언급하는 것을 적절치 않다”면서도 “2012년 대선 때 이미 공약을 했고 2017년 때도 다시 공약했다. 실제 지역에서의 논의는 참여정부나 훨씬 더 이전부터 논의됐다. 울산이 광역시임에도 공공병원이 없는 유일한 광역시였기 때문이다. 울산시민의 오랜 숙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타당성 평가라는 그 벽을 넘지 못 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이뤄지지 못 하다가 지난번에 우리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사업의 차원에서 전국 각 지자체들로부터 일종의 의견을 들어서 한 지자체당 평균 1조원 규모의 예타 면제사업을 허용했는데 그 가운데 산재모병원이 포함되어 비로소 가능하게 됐다”며 “그 사업의 추진은 검찰 수사와 무관하게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사진=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을 직접 진행하고 있는 문 대통령.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여러 검찰개혁 작업들이 여권을 향한 수사를 무마시키려는 게 아니라 보편적인 권력기관 개혁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는 차원에서 “청와대, 검찰, 국정원, 국세청, 경찰 이런 모든 개혁의 기관들은 끊임없이 개혁을 요구받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원래 갖고 있는 법적 권한을 뛰어넘는 초법적인 것을 누리기가 쉽기 때문에 그런 것을 내려놓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대해서는 누구나 국민들이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고 그런 과정에서 수사권이 절제되지 못 한다거나 피의사실공표 같은 것이 이뤄져서 여론몰이를 한다거나 약간 초법적인 권력이나 권한 같은 것이 행사되고 있다고 국민들이 느끼기 때문에 검찰이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앞장서서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와 관련해서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은 엄정한 수사나 그 다음에 권력에 굴하지 않는 수사 이런 면에서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검찰도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고 국민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는 검찰의 조직문화나 수사관행 이런 부분들을 고쳐나가는 데까지 윤 총장이 앞장선다면 국민들로부터 훨씬 더 많은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검찰 인사 조치에 대한 윤 총장의 반응을 놓고 문 대통령은 “수사권은 검찰에 있지만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 검찰의 수사권이 존중돼야 하듯이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법무부장관이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서 제시해야만 (윤 총장이) 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라고 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인사에 관한 의견을 말해야 할 총장이 법무부장관이 와서 말해달라고 한다면 그것도 얼마든지 따라야 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제3의 장소에서 명단을 가져와야만 할 수 있겠다라고 한다면 그것도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했다. (사진=청와대)

사실관계에 대한 논란이 있는 부분이지만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의 입장에 서서 윤 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재차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만약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검찰이) 어떤 초법적인 권한과 권력이나 지위를 누린 것이다. 과거에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이 검찰 선후배였던 시기에 그때는 서로 편하게 때로는 밀실에서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지 모르겠다”며 “이제는 달라진 세상이니 만큼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더라도 검찰총장의 인사 개진 법무부장관의 제청 등 이런 절차는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문 대통령은 “그 한 건으로 윤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며 “검찰 인사에서 (총장이) 제청하게 될 때 그 제청의 방식, 의견개진의 방식 등이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그게 어느정도의 비중을 갖는 것인지 정립돼있지 않고 애매모호한 일이 많다. 이번 일은 그렇게 정립되지 않았던 시기에서 일어났던 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검찰청법상 총장의 의견개진 →법무부장관의 제청 →대통령의 인사권 등의 프로세스를 환기하면서 윤 총장이 추 장관으로부터 의견 개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문 대통령은 의견 개진의 종류들(인사의 큰 방향/특수부에 편중된 수사 인력을 형사부나 공판부에 균형 배분/고등검사장과 지방검사장의 승진을 어느 기수까지 할지/인사 대상자에 대한 인사평가자료 제시/그밖의 특별 고려사항에 대한 의견)을 일일이 나열해서 얼마든지 윤 총장이 그럴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조 전 장관이나 현재 여권 인사들은 윤 총장이 박근혜 정권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를 밀어붙이다가 좌천됐을 때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었고 권력의 부당한 탄압으로 해석해서 비판했었다. 그때와 지금은 사안이 다르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보수 언론이나 야당이 봤을 때 또는 윤 총장이 봤을 때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탄압받고 있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특히 2017년부터 2019년 상반기 때까지 사법농단, 각 부처 블랙리스트, 국정원, 기무사, 세월호 등 각종 적폐청산 수사를 당시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총괄했는데 그때 지검장이 윤 총장이었다. 그 당시 적폐청산 수사로 故 이재수 기무사령관과 故 변창훈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만큼 피해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여권에서는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를 문제삼거나 피의사실공표 여론몰이에 대해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검찰이 흘려주는 보수 야당에 불리한 사실들을 정치적으로 적극 활용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의 요체가 바로 산 권력에는 무딘 칼을 대고 유독 죽은 권력에만 예리한 칼을 들이대는 행태를 바로 잡는 것이었는데 결국 문재인 정권은 그 해묵은 악습을 추 장관을 통해 아예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려 하는 중”이라며 “그들은 이것을 개혁이라 부른다. 산 권력에 아첨하고 죽은 권력에 난도질 하게 하는 검찰이 그들이 생각하는 개혁된 검찰의 상인가 보다. 그게 개혁이라면 개혁은 오래 전에 이뤄졌다. 그 모범적인 검찰의 상은 이미 우병우(전 민정수석)가 세웠다”고 꼬집었다. 

(사진=청와대)
1시간45분 동안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에 대한 미안함을 표했다.

이를테면 “공수처법과 검찰개혁 법안의 통과에 이르기까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그리고 또 법무부장관으로서 했던 기여는 굉장히 크다”며 “(조 전 장관에 대한) 유무죄는 뭐 수사나 재판 과정을 통해 밝혀질 일이지만 그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어떤 고초 그것만으로도 나는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는 것이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도 좀 호소하고 싶다”며 “조 전 장관의 법무부장관 임명으로 인해서 국민들 간에 많은 갈등과 분열이 생겨났고 그 갈등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검경수사권조정 법안까지 다 통과가 됐으니 조 전 장관은 좀 놓아주고 앞으로 유무죄는 그냥 재판 결과에 맡기는 그분을 지지하는 분이든 반대하든 분이든 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이제 끝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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