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 최대 3.5% 인상 ·· ‘연 7만원’ 수준 적절할까?
자동차보험료 최대 3.5% 인상 ·· ‘연 7만원’ 수준 적절할까?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1.16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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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들의 손해율 민원
금융당국은 덜 올리길 원해
과연 손보사들의 이야기는 옳은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오는 29일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현대해상, DB손해보험, 삼성화재 등 주요 손보사들이 일제히 자동차보험료를 올린다. 인상률은 3.3%~3.5% 수준이다. 보통 연 단위로 계약하는 자동차보험의 특성상 소비자마다 다르겠지만 1년에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 낸다고 가정하면 3만5000원~7만원 수준으로 오르는 거다.

2020년 새해부터 자동차보험료가 일제히 오른다. (자료사진=대신증권 크레온)

송창섭 KB손보 홍보과장은 16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희같은 경우 한 5% 정도 예상하고 있었는데 보험료를 올리는 데 있어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서 최종적으로 3.5%를 인상하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기존 요율 검증을 받았던 5%대 수준에서 향후 예상되는 제도 개선의 기대효과라든지 이런 부분을 인상률에 선 반영을 하고 자체적인 자원을 감안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KB손보가 먼저 신호탄으로 올리면 2월부터 현대해상 3.5%, DB손보 3.4%, 삼성화재 3.3% 등으로 각각 인상할 예정이다. 대형 손보사들이 먼저 인상하면 그 아래 중소 손보사들도 따라서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 관련 △사기 △경미한 사고에 따른 진단비 급증 등 손해율 사정이 악화됐다고 연일 볼멘소리를 냈다. 무엇보다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따라 손해가 커진 실손 의료보험 상품 등 보험업계 불황이 부각됐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손보업계의 민원을 자주 들어왔지만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서 최대한 보험료를 덜 올렸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월19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보험사 사장단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제조 원가가 올랐다고 휴대전화 가격을 그대로 올리지는 않는다”며 “보험의 손해율이 악화해 손실을 봤다고 보험 가입자들에게 돈을 더 내라고 하는 것은 온당치도 않고 온 국민들도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은 위원장은 △보험 상품 구조 개편 △비급여 관리 △자동차 보험 사기 등 보험금 누수 요소들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보험사들의 자구 노력을 강조했다. 

손보사들은 보험료로 벌어들인 것에 비해 보험금으로 지출한 비중(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점을 연일 어필했고 금융권 매체들도 이런 방향으로 기사를 쏟아냈다. 작년 자동차보험 부문 역대 최대 영업적자를 냈다는 것이다. 손해율은 80% 수준이 적정하다. 

영업 적자 규모가 대략 1조3000억원이나 되고 자동차보험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사업비까지 따져보면 적자 규모는 더 커진다는 게 손보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12월 손해율만 보더라도 삼성화재 100.1%, 현대해상 101%, DB손보 101%, KB손보 100.5%다. 송 과장의 말대로 5%로 올리는 게 경영상 합리적이지만 3%대로 올리는 것도 결코 적다고 볼 수 없으므로 손보사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조연행 회장은 손보사들이 손해율만 어필하지 말고 손해율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그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조연행 회장은 손보사들이 손해율만 어필하지 말고 손해율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그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그러나 손보업계가 일방적으로 내놓은 손해율만 가지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지난 12월24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손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면서 “보험 상품의 기초는 위험률이다. 위험 통계에 기반한다. 손해율 문제는 정상적인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자동차 보험 문제를 이야기하면 보험금 누수나 의사들의 과잉 진료나 허위 환자나 정비업소의 과잉 수리 문제 등 이것들은 통제 가능한 변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험사의 롤은 선량한 계약자 자산의 관리자일 뿐이다. 선의로 계약자 자산을 내 재산처럼 관리해야 된다. 근데 손보사들은 여태까지 그렇게 안 했다. (병원이) 과잉 진료해도 그냥 줘버렸다. 과잉 보험금을 그대로 줘버리고 손해율 높다고 해서 보험료를 올리는 것”이라며 “자동차 한 쪽 면을 받아버리면 거기만 수리하면 되는 것처럼 손보사들이 나가서 확인만 하면 보험금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확인도 안 한다. 정비업소에서 청구하는대로 다 준다”고 주장했다.

손보사들이 보험금 지급이나 보험 사기 단속에 매우 엄격할 것 같지만 조 회장은 “일상적인 측면에서 그렇지 않다. 손쉬운 영업을 하는 것”이라며 “그걸(보험 사기 여부 등을) 밝혀내고 꼬치꼬치 따져야 되니까”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조 회장은 “손해율 수치(100% 이상이라고)만 떠들지 말고 위험 보험료로 얼마를 거뒀는데 지급 보험금은 얼마 나갔고 부가 보험료는 얼마이고 설계사들에게 얼마 줬고 사업비가 얼마 남았고 자산운용수익이 얼마라고 그걸 합계내서 얼마가 나왔다고 그 통계를 내놔야 한다”면서 “옛날에는 보험개발원 통계를 통해 그걸 다 공개했다. 그런데 우리가 그걸 분석해서 발표했다. 그랬더니 자기들끼리 그걸 다 빼버렸다. 예정사업비와 실제사업비를 다 공개했다가 지금은 빼버렸다. 도둑놈들이다. 보험료 올릴 때만 엄살부린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손보사들이 당장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서 사각지대로 남겨뒀던 여러 취약 계층들을 위한 창의적인 보험 상품을 혁신적으로 발굴하는 노력도 장기적으로 병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고언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보험료 인상률이 일률적으로 3%대인 점에 대해 손보업계 내에서 담합을 하지는 않았더라도 최소한의 논의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손해보험협회 자동차보험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혀 그러지 않았다는 반응이었다. 손보사들이 알아서 결정하는 것이지 인상률에 대해서는 손보협회가 전혀 알지 못 한다는 것인데 대다수 손보사들의 사정이 다 다를텐데 어떻게 모두 3%대로 올리려고 하는 것인지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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