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자회견에서 그런 문제제기 반박
이견들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민주적으로 결정
당내 역량 부족한 의제별로 전략 영입
강상구 전 원장의 재반박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최근 정의당은 유력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진성당원 위주의 전통이 있음에도 당을 외부에 개방하는 기조를 표방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그런 분위기 속에서 당내 인재들을 중용하기 보다는 외부 인재영입에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심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원 절대 다수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비례대표 순번에 배치될 24명 중에 영입인사) 비례대표로 출마를 하는 분은 3명 이내”라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외부 인재영입 위주로 정의당의 기조가 흘러간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최근 임한솔 전 정의당 부대표가 전두환씨를 추적하면서 얻게 된 전국적인 인지도를 통해 총선 출마를 밀어붙이려고 △서울시 서대문구의회 의원직 △부대표직 등을 내던진 일이 있었다. 정의당 상무위원회는 임 전 부대표의 총선 출마를 말렸고 끝내 절충에 실패하자 직위 해제 및 제명 검토를 결정했다. 일부 활동가 당원들은 심 대표가 ‘외부 개방’ 위주로 총선을 준비하는 기조 하에 임한솔 사태가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를테면 지난 19일 ‘레디앙’에 올라온 <한 위태로운 지지자가 정의당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글이 대표적이다.

오랜 진보 정당 지지자로서 정의당 활동가들을 곁에서 지켜봤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경하씨는 “(이자스민 전 의원처럼 외부 영입인사들에게) 호감을 가질 만한 유권자라면 정의당이 내부 조직을 탄탄히 하지 않고 이벤트만 반복하는 것 역시 알고 있다. 뼈대가 튼튼해야 영입된 분들도 힘을 발휘한다”고 고언했다. 

그럼에도 심 대표는 △당원들의 다수 여론이 정의당의 기조를 그렇게 진단하지 않고 있고 △다른 정당들처럼 미담의 주인공을 발탁하는 형식이 아니고 △의제별 당내 역량이 부족한 경우 전략적으로 영입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심 대표는 인재영입 분위기와 맞물려 ‘개방형 경선제’(비례대표 후보를 결정할 때 일반 시민선거인단 30%+당원 70%의 투표로 결정)를 공약했고 전국위원회에서 관철시켰는데 그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어떤 불협화음이 있다는 것인가?”라며 “정의당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을 아주 질서있게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어 “정의당이 지난 조국 국면(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시작으로 총선 방침을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당내에서 다양한 이견과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하나의 확고한 입장으로 정의당다운 결정을 이뤄냈고 결과에 승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외부 영입인사의 경우에 대해서는 이자스민 전 의원, 장혜영 영화감독, 이병록 전 해군 준장 등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해당 의제별 당내 역량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데려왔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막연하게 외부 인사들에 대해 얘기하는데 미담 주인공을 발탁하거나 우리 당에 훌륭한 역량이 준비됐는데 외부에서 발탁한 바 없다”며 “준비되지 못 한 분야에 당장 국회에 와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을 극소수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강상구 전 정의당 교육연수원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외부 인재영입 위주의 분위기에 대해 비판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심 대표는 “(강 전 원장이) 우선 (비례대표) 경선 후보들 중 하나라 언급하지는 않겠다”며 “정의당은 (창당한지) 7년차다. 당원 수가 많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 당내에서 활동하고 훈련받고 커나가는 본격적인 작업들이 하나 둘씩 갖춰지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이런 심 대표의 반응에 대해 강 전 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수 당원들이 인재영입 위주로 당이 흘러간다는 문제의식을 별로 안 느낀다는 진단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당원들과 당비만 내는 평당원들 간에는 한강이 흐른다. 아무래도 평당원들은 얼굴이 유명한 인사들에게 표를 더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제별 보완을 위한 인재영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활동 당원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그분들을 위한 당대표의 관심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라며 “식빵에 건포도가 있으면 맛있고 좋은데 건포도가 너무 많고 건포도 위주라면 되겠는가”라고 반박했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가 2000년 민주노동당 때부터 정당 활동을 했고 그걸 기반으로 초선 의원임에도 당대표가 됐는데 강 전 원장은 “그렇게 내부 인사가 당의 얼굴로 국민들로부터 인지도를 얻는 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며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故 노회찬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심 대표는 인재영입이나 비례대표 후보 결정 문제 등을 넘어 선거 전략을 짜는 차원에서도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한 시민단체나 범진보진영과 선거 연대를 적극적으로 도모할 생각”이라며 “개방형 경선제를 통해서 6만 당원 뿐 아니라 300만명의 지지자들이 함께 선거에 동참하도록 그런 전략을 구사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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