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평등 명절 단어장 공유

여성가족재단이 설 명절을 앞두고 행복한 설 명절을 만들기 위한  성평등한 언어캠페인을 진행한다 (사진=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설 명절을 앞두고 행복한 설 명절을 만들기 위한 성평등한 언어캠페인을 진행한다 (사진=서울시)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우리의 일상에서 사용하는 가족 간의 호칭은 바람직한 것일까. 많은 여성이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남성 쪽 집안만 높여 부르기 때문이다. 특히 남편의 가족들을 부르는 ‘아가씨’, ‘서방님’, ‘도련님’은 옛 신분사회에서 상전을 대하는 호칭을 적용한 것으로 매우 부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추석 명절 기간 성평등 명절 체감도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810명)의 43.2%는 “전보다 성평등해졌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매우 성평등해졌다는 14.9%, 약간 성평등해졌다 28.3%. “똑같다”는 응답이 39.3%였지만 부정적인 응답은 12.3%에 불과했다.

내가 겪은 성평등 명절 사례’를 제시하는 문항에 시민들은 명절 집안일, 운전 등 나눠서 하기 (29.0%)  차례 준비 간소화(24.3%), 명절 방문을 양가 번갈아 가기(22.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차례 지낼 때 남녀가 같이 절을 한 경우를 성평등 명절 사례로 꼽은 사람도 8.8%였다. 외식을 하고 여행을 가는 등 기존의 명절 관습에서 탈피해 즐겁게 새로운 명절 문화를 만든 것도 성평등 명절 사례로 8.5%가 꼽았다.

또한 “2019 추석 명절은 얼마나 평등하다고 느꼈나”라는 물음에 여성은 평균 46.1점을, 남성은 평균 70.1점을 매겼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자 여성가족재단이 설 명절을 앞두고 행복한 설 명절을 만들기 위한  성평등한 언어캠페인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아울러 재단은 지난 2018년 추석부터 진행한 서울시 성평등 명절사전 시민 제안 의견 중 이제는 꼭 써봐야할 단어와 문장 등을 뽑아 카드뉴스 형태의 ‘서울시 성평등 명절 단어장’을 선보였다.

성평등 명절 단어장을 보면 그동안 친할 친(親)’을 사용하고 있는 아버지 쪽과 ‘바깥 외(外)’를 사용해서 구분하는 어머니의 쪽의 외가를 평등하게 ‘친가’는 ‘아버지 본가’로 ‘외가’는 ‘어머니 본가’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또한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를 차별해서 부르는 호칭을  ‘할머니’로  통일하고 ‘시댁’은 ‘시가’, ‘서방님, 도련님, 아가씨’는 이름에 씨를 붙여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여자는 집 안에서만 있다는 뜻으로 부르던 집사람, 안사람,을 '배우자'로, 밖에서 일한다는 뜻에서 '바깥사람'으로 부르던 남편도 '배우자'로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시민들이 성평등한 명절을 익숙하게 여기고, 다음 명절은 좀 더 성평등해질 것이라고 기다리는 설레임이 있기를 바란다”라며 “이번 명절에도 성평등한 말과 행동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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