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진출 건설사 코로나바이러스에 현지 공사 일시 중단…대응책 마련 고심 중
분양시장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심초사'···감염 확산방지 총력전

국내 한 건설사의 공사 현장 (사진=우정호 기자)
국내 한 건설사의 공사 현장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건설업계가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이라는 변수에 부딪혔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건설사들은 국내외 현장 근로자에 대한 건강관리와 출장, 수주 등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내 건설현장을 비롯해 국내외 현장의 작업 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건설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견본주택 개관과 분양 연기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는 아직까지 우한 폐렴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메르스 사태 당시 평균 주택 거래량이 일정 수준을 유지했고 증시와 부동산 간 작용이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진출 건설사 코로나바이러스에 현지 공사 일시 중단…대응책 마련 고심 중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이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막기 위해 중국 현지 공사 일정을 조율하거나 분양을 앞둔 모델하우스의 위생 관리를 강화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광저우에서 LG디스플레이 공장을 짓고 있는 GS건설도 우한 폐렴 확산 여부를 신중하게 지켜보는 중이다. 중국 정부가 당초 30일까지였던 춘절 연휴를 내달 2일까지 연장해 현지 공사는 멈춰있는 상태다.

현대건설도 중국 공사 현장에 우한 폐렴 관련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상해 금산공업구에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신 공장을 건설 중인 현대건설은 중국 상해시 지침에 따라 내달 9일까지 작업 재개를 금지하고 외부인의 현장 출입을 통제한다.

시안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물산도 단체 행사를 자제하고 체온계와 개인위생용품을 확보한 상태다. 출근인력을 대상으로 체온과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매일 아침 개인위생 예방수칙 교육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다.

또한 중국으로 향하는 신규 출장을 금지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사전 허가 후 진행하되 출장기간과 복귀 후에는 건강상태를 반드시 확인하기로 했다.

중국 남경법인에서 총 5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SK건설은 중국 현지 대응뿐아니라 출장에 대한 지침을 새로 만들었다. 아울러 최근 사내 직원 대상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한 비상 대응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국내 한 건설사의 모델하우스 현장 (사진=중앙뉴스 DB)
국내 한 건설사의 모델하우스 현장 (사진=중앙뉴스 DB)

분양시장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심초사'···감염 확산방지 총력전

한편 내달 전국에서 총 2만여 가구가 분양 예정인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청약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1일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로또 청약'을 겨냥해 견본주택 방문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뜻밖의 소식으로 업계 분위기는 어두운 실정이다.

내달 전국에서 총 2만3296가구(임대 포함, 오피스텔 제외, 청약접수 기준)가 공급된다. 이 중 2만136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또 1분기 전국 일반분양 예정 물량은 3만8184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2206가구) 보다 18.5% 늘어난 물량이 선보인다.

수도권의 일반분양 물량은 1만199가구(50.7%), 지방은 9937가구(49.3%) 가량이다. 청약시스템 개편으로 1월에는 분양이 올스톱됐던데다 서울 마곡지구를 비롯해 경기 과천, 수도권 풍선효과가 본격화된 수원, 인천 송도 등에서 분양이 예정돼있다.

내달 일반분양은 12.16 집값안정 대책 이후 첫 대규모 분양이라 주택시장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청약시스템인 청약홈에선 청약 자격을 실시간 조회할 수 있고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자동 계산돼 편의성도 높아졌다. 또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인한 분양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견본주택 개장을 앞둔 각 건설사마다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를 우려해 분양일정을 뒤로 미룬 건설사는 아직 없다. 내달 인천 부평과 송도에서 각각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와 '힐스테이트 부평'을 선보이는 현대건설은 방문객에 마스크를 제공하고 손 소독제를 구비하기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장별로 연휴 기간 중국 방문 사실은 물론 우한 지역 방문자 접촉 사례를 확인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건설 현장인력에 대해 발열이나 기침 등 의심 증상 확인 시 출근 전 현장사무소에 통보하게 하고, 작업 참여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금호건설은 현장인력을 대상으로 최근 한 달 이내 중국 출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중국 뿐 아니라 최근 2주간 해외여행을 다녀온 직원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 중이다.

대구에서 '청라힐스자이'를 선보이는 GS건설 역시 모델하우스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 방문객 체온을 수시 점검하고 위생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청약 시스템 이관으로 이미 한 달 간 휴식기를 지냈기 때문에 계획했던 분양일정을 미룰 수는 없다"며 "위생 관리 수준을 강화하고 상황에 맞춰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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