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그룹끼리의 연대 모색
상향식 여론 수렴위해 당원 간담회
지역 조직 재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당 강령에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표방하고 있는 노동당이 좌파그룹 간의 연대를 위해 전국 순회 당원 간담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린 노동당 대표가 거론하고 있는 좌파그룹은 △사회변혁노동자당(변혁)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전선) △노동해방투쟁(노해투) △평등노동자회 등이 있다. 

이중 변혁과 전선이 우선적으로 노동당과 연대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현린 대표는 조직 재건과 좌파그룹 연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현 대표는 지난 1월30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모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4.15 총선 이후 노동당이 지역 순회 간담회를 할 예정인데 변혁은 물론이고 전선까지 포함해서 교류해보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다”며 “좌파운동의 한 세대가 마무리되는 시기인데 한 세대를 평가하고 다음 세대를 준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다음에 외연 확대를 논의해야 한다”면서 좌파그룹 간의 단일 전선을 이뤄내고 원내외 진보정당들(정의당·민중당·녹색당·미래당 등)과 협력할 수 있다는 취지를 이야기했다.

현 대표는 “노동당이 변혁, 전선, 노해투 등 좌파단위들과 어떤 형태로든 공동으로 뭔가를 하는 게 왜 중요하냐면 단순히 4개 단위가 같이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외부에 사회주의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그분들이 4개 단위에 소속된 분들보다 더 많다. 이분들이 결합할 것이기 때문에 이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노동당 지도부는 2019년 마지막 날 변혁 지도부와 회동했고 1월21일에는 전선과 간담회를 가졌다. 

현 대표는 “(변혁이) 2022년 대선 전까지 사회주의 합법 정당 창당의 계획이 있더라”라며 “오래전부터 변혁이 사회주의 정당 창당을 표방해왔던 만큼 오히려 노동당 보다는 현장 위주의 급진적인 느낌이 더 강하다. 2022년 대선이 있으니 그 전에 2021년 즈음에 창당해서 대선 후보도 준비시키겠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변혁 내부에서 준비한 사회 개혁안도 있다. 그걸 올해 총선 끝나고 5월 이후 좌파진영 전반에 제안하겠다는 것”이라며 “노동당도 같이 해달라(단일전선 및 통합)는 것이다. 변혁에서는 그런 계획들을 공유해줬는데 우리 노동당도 당연히 좌파 결집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고 전제했다.

다만 현 대표는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과거처럼 상층 지도부끼리 논의해서 결정하는 방식으로는 진정한 통합이 되지 않는다. 현장의 당원들끼리 교류부터 하고 커다란 공감대를 이루고 나서 합의해야 한다”며 “과거에 좌파그룹들끼리 갈등이 많았다. 그런 갈등을 만나서 해소하고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 계획안을 짜고 그러면 좋겠다. 일단 변혁에서는 이런 걸 몇 년 동안 준비하다가 작년 한 해 집중적으로 준비했고 12월31일 우리에게 공유했던 것”이라고 정리했다. 

현 대표는 전선이 “(정당 방식이 아닌) 현장 좌파 활동가들의 조직”이라면서 “별개의 현장 조직이라 창당 계획은 없는데 현장 좌파 활동가들의 역할이 필요한 만큼 노동당이 현장 활동을 강화해서 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특히 현 대표는 “2월7일 금요일 3개 단위와 함께 노해투까지 결합할 수도 있는데 좌파 공동 신년회를 한다”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서로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신년회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연대도 필요하지만 당 조직 건설이 먼저다.

현 대표는 “대표단 신년사에서도 얘기했지만 우리 노동당의 꽃이 장미다. 로고를 보면 장미꽃만 있지만 자꾸 사회주의의 어떤 결과로서 꽃만 생각하는데 꽃을 피우자. 꽃을 피우려면 뿌리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정말 한송이 장미꽃을 피우기 위해 필요한 뿌리를 도대체 얼마나 신경을 썼던가”라며 운을 뗐다.

노동당 대표단은 서울시당·인천시당 신년회나 사업계획 워크숍에 직접 참석해서 당원들과 조직 재건 방안을 공유했고 2월 중으로 제주당과 강원당에도 비슷한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1월18일에 열린 7차 전국위원회에서 △사회주의 헌법 제정 운동 △정치영역의 확대(의제별 부분멸 정치조직 건설) △좌파연대 등 여러 사업계획이 의결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좌파정당의 현실이 어렵지만 지역 뿌리조직부터 토대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한 현 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현 대표는 국가적으로 지역균형발전이 화두인 것처럼 노동당 재건에서도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현 대표는 “당 조직만 봤을 때 과연 지역 조직이 균형적으로 성장하고 있을까”라며 “역시 수도권에 몰리지 않았을까. 근데 어떤 특정 지역 조직에서 혼자서 알아서 자율적으로 조직 재건을 하라는 과제를 내거나 결의를 한다고 해서 그걸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환기했다. 

이어 “너무 사람이 없고 재원이 없다. 그게 좌파정당의 현실이다. 심지어 정의당도 중앙 중심으로 하다 보니 지역당에서 불만들이 터져나온 걸로 알고 있다”며 “노동당이 균형적으로 성장하려면 그냥 지역 시도당에 잘 하자고 할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현 대표는 ‘지역 토대건설’ 프로젝트를 고안해냈다. 

현 대표는 “신년 때마다 중장기 계획을 세워서 마치 선거 시기에 특정 전략 지역에 내려가서 집중하는 것처럼 예컨대 5차례에 걸쳐 나눠서 1회차에는 어느 지역에 가서 당 차원의 집중을 하자라든지 그렇게 해서 그 지역의 토대를 쌓아놓고 그 다음에 그 모델을 평가해서 다른 지역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매년 전국 시도당 건설 작업을 다섯 차례 가까이 할 수 있다. 

현 대표는 “한 10년 지나고 나면 전체적으로 균형있게 지역 조직이 건설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선거 때만 전략 지역 선정하는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그런 지역을 선정해서 해보자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현 대표의 지도부 체제 이후에도 지속되는 게 중요하다.

현 대표는 “이걸 하려면 10년 계획이기 때문에 10기 대표단이 그걸 제출해서 의결되면 다음 대표단도 가져가야 한다”며 “그래서 전체 당원 여론이 힘을 실어주는 게 필요하고 결의가 필요하다. 10기 대표단이 특정 지역을 선정해서 진행하고 다음에 다른 곳을 하겠다고 했는데 10기 대표단 끝나고 이게 멈춰버리면 그 지역만 혜택을 보게 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현 대표는 ‘총선기획단’이 가동되고 있다면서 “정책위원회가 결합해서 과거 당의 공약들을 종합해서 평가하고 지금 총선에서 필요한 것들을 정리해서 취합해놨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주에 다시 회의해서 선거 대책위원회에서 논의해서 정책들을 쭉 1차로 정리하고 노동당이 이번 총선에서 어떤 약속을 할 것인지 그런 얘기들을 할 것 같다”며 “지금 비례대표 후보들의 당내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당에서는 2명 정도 남녀 1명씩 생각하고 있고 현실적으로 지역 후보는 울산에 2명(이향희·하창민) 나가고 광주에서는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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