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사태로 광고‧행사 줄취소…영세업자들 “죽을 맛이다”
2월 신종 코로나' 변수에 광고시장도 ‘오리무중’
신종 코로나 여파...산업계 행사 취소·불참 잇달아

SK텔레콤의 한 광고촬영 현장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의 한 광고촬영 현장 (사진=SK텔레콤)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산업계 전반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광고업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들의 광고‧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관련 영세업자들은 뚜렷한 타개책 없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방적 취소 결정에 어떤 보상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기지개를 펼 것으로 예상됐던 광고시장도 급작스런 사태를 맞아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한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재계와 전자업계에서도 2월과 3월 초에 예정된 각종 행사들이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사태’에 광고‧행사 줄취소…영세업자들 “죽을 맛이다”

10일, 강남구 논현동에서 만난 광고영상촬영업체 대표 A씨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직접 타격을 받았다. 그는 “한마디로 죽을 맛이다.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A씨는 “광고 촬영 스케줄이 잡혀있던 대부분의 외국계 회사들 중 행사를 하반기로 미룬 건이 2개, 아예 취소된 게 2개다. 말하고 있는 지금도 한 개가 더 취소돼 3개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 광고 촬영 프리랜서들의 경우 업종 특성상 대부분 구두계약으로 진행된다. 행사 주최 측이나 광고주들이 촬영 스케줄을 취소할 경우 어떤 보상도 기대할 수 없는 ‘을’의 위치에 있다.

A씨는 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찍기로 했던 광고‧행사 스케줄들이 미뤄지거나 취소되면서 단 며칠만에 1500만원의 피해를 봤다. 우리 같은 영세업자에게 막대한 금액이지만 타개책이 전혀 없다”며 “이 사태가 빨리 끝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프리랜서 광고 촬영 사진가인 B씨도 타격을 입었다. 그는 “미뤄진 촬영이 너무 많아 일일이 다 셀 수 없을 정도다. 월급제도 아닌 프리랜서들에게는 심각한 타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가뜩이나 광고 촬영 단가가 지난 몇 년 사이에 상당 수준 낮아지고 기업들 차원에서 광고 단가를 낮추고 있는 좋지 않은 분위기에 이번 사태로 업계가 얼어붙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에 따르면 업계 분위기가 자체가 코로나 사태로 광고 촬영자체를 잘 안하려는 분위기며 특히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규모가 큰 촬영은 대부분 미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규모 행사나 기업 세미나들도 줄줄이 취소돼 해당 분야에서 일하는 프리랜서와 단기 일자리 종사자 최소 수십만 명이 생계 곤란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출장 MC나 출장 강사들도 “밥줄 끊길 판”이라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공연들 줄 취소로 관련 업계 피해자들도 생기고 있다. 실제로 밴드 '브로콜리너마저'는 21일 단독 콘서트 일정을 취소했고, 가수 김범수도 15일 청주와 29일 광주에서 열기로 한 데뷔 20주년 콘서트 취소를 발표했다. 가수 백지영과 백예린 등도 공연 일정을 취소 및 연기했다.

전월 대비 2월 매체별 광고경기전망지수(자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전월 대비 2월 매체별 광고경기전망지수(자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2월 신종 코로나' 변수에 광고시장도 ‘오리무중’
 
한편 이번 달 광고경기는 지난달과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신종 코로나 사태로 알 수 없게 됐다.

10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는 이달 광고경기전망지수(KAI)가 100.7로 전월 대비 보합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코바코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반기 경기 반등에 대한 의견과 부정적 전망이 비등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신중히 관망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체 17개 업종 가운데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 및 음식 및 숙박, 운수서비스 등 8개 업종이 강세를 보였으며, ‘교육 및 사회복지서비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등 계절적 특수가 마무리된 업종들이 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 강세와 약세로 뚜렷하게 양분됐다.

통계청 국가승인통계인 KAI는 매달 국내 600여개 광고주에게 다음 달의 광고지출 증감여부를 물어 응답값을 지수화한 자료다. 해당 업종 광고주 중 광고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한 사업체가 많으면 100을 넘고, 반대면 100 미만이 된다.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19’ 전시장의 LG전자 부스. (사진=LG전자)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19’ 전시장의 LG전자 부스. (사진=LG전자)

신종 코로나 여파...산업계 행사 취소·불참 잇달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재계와 전자업계에서도 2월과 3월 초에 예정된 각종 행사들이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 개최를 준비해온 6개 공동주관기관(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KOTRA,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창업진흥원, 전자부품연구원)은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 확산에 따라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전시회 개최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은 국내 기업들의 첨단 혁신기술과 제품을 많은 국민들이 직접 보고 체험하는 한편, 유망한 중소·스타트업의 판로확보 지원 등 비즈니스의 장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국내 혁신기업 80여개사가 참가해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주최 측은 "이러한 결정을 하기 위해 공동주관기관은 참가기업들과 전시회 개최여부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 왔으며, 금번 연기로 인한 기업애로가 최소화되도록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며 "공동주관기관은 참가기업들과 논의해 추후 적절한 시기에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을 다시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0'(MWC 2020)에 참가를 계획했던 대기업들의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가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0'(MWC 2020)에 참가를 전격 취소했다. LG전자 외에 삼성전자, SK텔레콤, 기아차, KT 등 MWC 참가 기업도 신종 코로나 동향을 주시하며 축소, 불참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행사인 MWC 참가업체 중에서는 10% 정도가 중국 업체이지만, 참관객 들 중에서는 30~40%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MWC에 참석했다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는 불상사 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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