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들만 영입
청년 노력 부족?
20대 여성 정치인 나와야
청소년 참정권 강화
20대 불평등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형 보험사에서 일했다가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겪었지만 그걸 극복하기 위해 사법시험에 합격해버렸다. 그 이후 대기업 경제연구소에서 일을 하다가 법률 인공지능 전문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6호 홍정민 로스토리 대표의 이야기다. 누가 봐도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손솔 민중당 인권위원장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변호사이자 벤처기업 여성 대표는 경력단절을 했다고 (민주당이) 데려왔는데 실제 그분이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누구도 믿지 않는다”며 “그냥 개인 역량으로 극복한 분”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민주당 영입인사들을 처음에 봤을 때 사장님, 자수성가, 변호사, 고위 장성 다 내 친구들이 눈치보는 사람들”이라며 “그들을 앉혀놓고 청년 정치를 하겠다거나 여성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데 꼰대적 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솔 인권위원장은 민주당의 인재영입 이벤트가 성공한 사람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손솔 인권위원장은 민주당의 인재영입 이벤트가 성공한 사람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손 위원장은 민주당 인재영입 이벤트 자체에 대해 “성공한 스토리에 여전히 집착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민주당이 계속 (개인들에게 죽도록)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집권여당이 영입해서 보여주는 스토리와 메시지가 되게 별로”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모든 평범한 이야기들을 담아내거나 실제로 바꿔낼 수 있는 구조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정치적 스토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월15일 방송된 민주당 공식 유튜브 ‘씀’에 출연해 “(청년들이) 꿈이 없다고 해서 멍하게 살면 안 된다. 꿈은 자꾸 꿀 줄 알아야 한다”며 “자기가 자꾸 희망을 갖고 노력을 하고 친구들과 소통하고 독서도 하고 자기 꿈을 키워나가야 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손 위원장은 “이해찬 대표가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없다고 한 발언이 이슈화가 많이 됐는데 그 다음 발언은 청년이 멍하게 살면 안 된다고 했다”며 “(청년의 삶을) 재단하고 평가하는 방식의 이야기들을 어른들이 자꾸 하더라. 그걸 다 거부하고 이제 우리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내 친구들이 경쟁 속에 많이 힘들어하고 그게 내면화됐다고는 많이 이야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살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그런 꼰대 발언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으려고 하고 자기 인생을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그게 20대들의 힘이다. 행복하기 위해서 진짜 열심히 산다”고 묘사했다. 

손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데 민중당 민중공천제 비례대표 3번을 받기 위해 도전한다. 손 위원장은 1995년생으로 이번 총선 출마자들 중에 가장 어리다. 

손 위원장은 “20대 국회에 20대가 없었다. 66년 전(1954년 3대 총선)에 故 김영삼 대통령은 만 26세였다. 김 대통령은 부모 스펙(아버지가 멸치잡이 어장을 소유해 부유한 편)이 대단히 좋았던 사람”이라며 “나같은 최연소 여성이 국회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정치 역사에 한 페이지를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을 청와대에 돌렸는데 그 책은 90년대생이 아닌 사람들이 90년대생을 신기해하면서 만든 책이다. 나는 90년대생이 정치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보장돼야 한다고 본다”며 “계속 90년대생을 신기해하고 분석하는 사람들이 청년 얘기를 하면 해결될 것이 없다. 20대의 상황과 시선으로 정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21대 국회에는 진짜 그런 국회의원들이 있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사실 손 위원장도 지역구가 있다.

손 위원장은 “원래 서울 서대문구 지역에서 출마하려고 했다”며 “(당원들이 당선 가능성이 있는 비례대표로 출마해서) 손솔이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고 고민해서 결정했다. 고향은 전남 영광인데 이화여대에 입학해서 생활이나 이런 것들을 다 서대문구에서 했다. 또 신촌에 청년들이 많기도 해서 지역 기반을 이곳으로 뒀다”고 설명했다. 

손 위원장은 국회의원이 된다면 △청소년 참정권 강화 △20대 불평등 문제 해결에 집중해볼 계획이다.

손 위원장은 “(사실 18세 선거권 연령 하향을) 옛다 줄게라고 할 게 아니라 18세 청소년이 실제 선거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사실 투표라는 행위만이 아니라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청소년도 정당 후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득이 있고 보험을 가입한 성인들에게만 세액공재를 하는 방식으로 (정당 후원이) 보장돼 있다”며 “18세 청소년에게 정당 후원을 할 수 있는 크레딧을 줬으면 좋겠다. 투표라는 행위 자체를 하게 하는 것은 비청소년의 시각이었다고 본다. 온전히 청소년이 참정권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상상력을 가장 젊은 정치인이 해낼 수 있는데 내가 그걸 하겠다”고 공언했다. 

20대 불평등 문제에 대해 손 위원장은 “90년대생들이 정말 힘들었다. IMF 때 유년기를 보내고 경쟁 체제를 정말 뼛속깊게 겪었고 그렇게 살아왔다”며 “이명박 정부 때 경쟁을 부추겼고 끊임없이 옆에 친구들과 싸워서 이겨야 했고 살아남아서 대학에 가야만 했다. 이런 인식이 탑재돼 있다. 이걸 겪은 사람이 바라보는 불평등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학력 격차와 자산 격차에 대한 대안을 민중당이 제시하고 있다. 내가 당 불평등해소특별위원장도 맡고 있는데 고졸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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