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 수익성 하락에 매장‧직원 수 감소…온라인과 경쟁서 밀리는 추세
홈플러스 인력감축에 노사 갈등…마트노조 "인력감축·강제전배·통합운영 중단 촉구"
이마트 노조, “이마트 영업이익 급감에 노동자 성과급 삭감, 오너일가 배당금은 늘어”

이마트 성수동 본사, 홈플러스 강서점 (사진=중앙뉴스 DB)
이마트 성수동 본사, 홈플러스 강서점 (사진=중앙뉴스 DB)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국내 대형마트 3사가 영업부진에 시달리면서 매장과 직원 수가 감소하고 있다. 온라인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도 점점 악화되는 추세다.

이 같은 여파로 업계 1위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고 롯데쇼핑은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는 노사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사측의 구조조정과 인력감축, 강제전환 배치는 부당하다”고 주장했고 이마트 노조 역시 “노동자 성과금은 삭감 됐는데 오너일가 배당금은 늘었다”며 지적하고 나섰다.

대형마트 3사 수익성 하락에 매장‧직원 수 감소…온라인과 경쟁서 밀리는 추세

지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마트의 임직원 수는 2만5797명으로 2년 전 2017년 3분기 말 2만7582명 대비 1785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는 1만3473명에서 1만3163명으로 310명 감소했다.

2월 결산 법인인 홈플러스의 경우 2017년 2월 기준 2만4775명에서 2019년 2월 2만3679명으로 1096명 감소했다. 12월 결산법인인 이마트, 롯데마트와 결산 시기가 상이하기는 하지만 최근 2년 사이 대형마트 3사에서만 3191명의 직원이 줄어들었다.

또 이들 3사의 대형마트 매장 수는 2018년 전년 대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마트가 1곳, 홈플러스가 2곳이 줄고 롯데마트가 1곳이 늘어 결과적으로 3사 전체 매장 수는 2곳이 줄었다. 이어 2019년에도 이마트는 3월 덕이점, 10월 서부산점이 폐점했다.

올해 대형마트 3사는 신규 출점 계획이 전무하다. 출점과 폐점을 반복했던 이마트, 홈플러스와 달리 꾸준히 점포를 늘려왔던 롯데마트도 올해는 별도 출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사 모두 출점이 중단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온라인과의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 지출이 늘면서 수익성도 하락세다. 새해 첫날부터 초저가 상품을 쏟아내며 이슈몰이를 한 것도 온라인에 빼앗긴 고객들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으나 충분한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여파로 업계 1위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고 롯데쇼핑은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미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넘어선지 오래”라며 “대형마트들이 온라인 몰과의 경쟁 및 점포 유지를 위해 많은 자본과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 11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홈플러스 강서 본사 앞에서 전국 지부 지회장 등 약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인력감축, 강제전배, 일방적 통합운영 홈플러스 규탄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지난 11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홈플러스 강서 본사 앞에서 전국 지부 지회장 등 약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인력감축, 강제전배, 일방적 통합운영 홈플러스 규탄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홈플러스 인력감축에 노사 갈등…마트노조 "인력감축·강제전배·통합운영 중단 촉구"
 
한편, 대형마트들의 영업 부진에 따른 인력감축으로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마트노조는 MBK 인수 직후부터 지속된 홈플러스의 구조조정과 인력감축, 강제전환 배치 등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홈플러스 강서 본사 앞에서 전국 지부 지회장 등 약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인력감축, 강제전배, 일방적 통합운영 홈플러스 규탄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또한 “노동강도, 업무환경 등은 악화돼왔는데 홈플러스가 최근엔 부서와 점포, 마트와 슈퍼 사업부문 간 전환 배치를 부당하게 확대하고 매장 통합 운영까지 강행하려고 한다”며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마트노조는 "MBK 인수 직후부터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은 지속돼왔다"며 "적어도 그 전까지는 노사 관계를 감안해 속도 조절해왔다면 매각이 가까워오면서 이제는 노사 관계를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홈플러스는 일선 매장 인력에 대해 부서와 매장 간, 사업부문 간 전환 배치를 확대, 강화하고 있다. 마트노조는 이 같은 전환 배치가 통상적인 인사발령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했다.

한 점포에서 많게는 30% 이상 인력을 전환 배치시켰고, 마트노조는 본격적인 시점을 2018년 보안업체 직원 등 외주업체 직원 1800여명 계약 만료부터라고 보고 있다.

이후 인원 충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업무는 고스란히 직영 직원에게 넘겨졌고 이에 따른 가중된 노동 강도를 호소해왔다.

마트노조는 홈플러스가 결국 감원 인력을 전배, 인력 돌려막기로 메우려는 것인데 일선 매장 정서 상 대상 직원들은 이같은 전배를 징계, 좌천으로 여기고 우회적인 퇴직 압박으로 받아들이면서 전배 후 퇴사율은 50%에 달하고 있다. 또 다른 인력 감축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홈플러스는 ‘이에 대해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인사조치’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마트 성수점 매장입구 (사진=우정호 기자)
이마트 성수점 매장입구 (사진=우정호 기자)

이마트 노조, “이마트 영업이익 급감에 노동자 성과급 삭감, 오너일가 배당금은 늘어”

한편 이마트도 영업이익 악화에 따른 노사 갈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0일 논평을 통해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67% 급감했다.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2017년부터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 2019년 2분기엔 영업손실 299억원을 기록했다”며 “수익성 악화로 노동자들의 성과급은 삭감됐다”고 주장했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월21일, 밴드직군별로 최대 45%에서 20%까지 성과급을 줄여 지급했다.
 
마트노조는 “반면 이상하게도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등 오너일가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되레 늘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4~2017년 주당 1500원을 배당해오던 이마트의 배당금은 현재 2000원이다. 거듭되는 실적악화와는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르면 실제 정용진 부회장의 배당금은 54억8000만원에서 57억6000만원으로 늘어난다.

마트노조는 또 “이쯤 되면 이마트 실적악화의 주범이 누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정용진 부회장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주도하는 사업마다 망하고 있다. 삐에로쑈핑은 완전히 망해서 사업 철수했고, 부츠도 사실상 폐업수준”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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