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코로나 확산 관련 보고서 발간
제조업, 유통업, 호텔업, 항공업, 화장품업 영향 분석
수요 위축과 공급망 침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문제로 경제에 타격이 갈까봐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연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 중국과의 무역관계가 위축되고 유통업계가 침체기에 빠지는 등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여파가 상당하다는 보고서가 발간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6일 아침 보도자료를 내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해 △관광객 축소 △외출자제 △중국 내수 위축 등이 초래됐다. 이는 ①제조업 ②유통업 ③호텔업 ④항공업 ⑤화장품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코로나가 매우 오래 가지는 않을지 몰라도 “경제적 파급력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충격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①의 측면에서 무엇보다 중국 업체의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면 글로벌 무역 공급망이 취약해지고 IT, 반도체, 자동차 등 국내 주요 제조업으로 충격이 번질 수 있다. 현대기아차가 비상 체제인 이유도 중국 부품업체의 휴업 때문이다. 아직까진 완성차 재고량으로 버티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중국산 비중이 높은 국내 △섬유 △가죽 △신발 △전자 광학기기 △기계 △운송장비 등의 부문에서 공급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산업분석팀장은 “한국 수출(홍콩 포함)과 입국 관광객의 대중 의존도가 30%를 상회한다”며 “신종 코로나 확산은 관광객 축소, 중국 내수위축,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 등으로 한국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관측했고 안혜영 연구위원은 “중국발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하여 기업들은 부품 및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수입선 확보, 수출 다변화 등을 통해 위험을 분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곳은 ②이다. 국내 온라인 쇼핑업이 활성화 돼 있지만 외부 활동을 꺼리는 분위기 속에서 국내 유통 빅2(롯데와 신세계) 위주의 오프라인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매출 부진을 겪으면 그 여파가 크다.
② 불황의 대표적 사례는 코로나 감염자의 방문이 알려졌을 경우 휴업할 수밖에 없는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와 면세점 수요 감소다.
김문태 수석연구원은 “점포당 매출액이 크고 해외 출입국 변화에 민감한 면세점의 타격이 클 것”이라며 “최근 면세점 고성장이 외국인 매출 급증에 따른 것임을 감안할 때 큰 폭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③ 역시 외국인 숙박업소 이용자의 급감과 함께 호캉스족(호텔+바캉스)으로 대표되는 내국인 숙박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 단체 활동에 대한 거부감으로 각종 행사 및 모임이 취소되고 있고 당연히 부대시설의 매출도 줄게 된다. 특히 객실 매출과 중국인 숙박 비중이 높은 3성급 호텔의 매출 감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5성급 호텔은 부대시설의 매출 감소폭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④은 전체 국제선에서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노선의 운항 중단 및 감편으로 인한 직접적인 매출 감소와 당국의 여행 자제 권고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 또한 중국 공장이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항공 화물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④은 일제 불매운동이나 홍콩과 중국의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예상치 못 한 불안정 요소를 겪었는데 중국 본토 노선마저 축소되는 분위기라면 업계 자체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단계로 진입할 수도 있다.
⑤은 일단 중국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왔던 기세가 꺾이게 됐다. 후베이성 우한시에서의 화장품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코로나가 상해와 중국 주요 도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매장 영업 중단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중국인을 비롯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함에 따라 서울 명동 등 주요 화장품 로드샵 및 드러그스토어의 매출 타격도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