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검사자 결과 끝나면 줄어들까
정부 예산과 추경으로 27조 풀어
개당 800원의 마스크 공공 공급
대구경북 분위기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대구경북 확진자 수가 갈수록 폭증하고 있고 결국 2000명을 넘었다. 한 달만에 2000명을 넘게 됐는데 2월18일 31번 확진자가 나온 뒤 신천지 대란이 일어났고 이렇게 됐다.

일단 28일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현황은 아래와 같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매일 9시와 16시를 기준으로 코로나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확진자 2022명 
Ⓑ사망자 13명 
Ⓒ중증 환자 22명(산소마스크 17명+인공호흡기 5명) 
Ⓓ의심 환자 6만8918명 
Ⓔ검사 중인 사람 2만4751명
Ⓕ음성 판정 4만4167명 
Ⓖ완치 26명
Ⓗ검사받은 사람 7만940명

Ⓓ는 3가지 경우를 말하는데 △중국 방문을 했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한 뒤 2주 이내 발열 또는 호흡기증상이 있거나 △의사의 소견에 따라 감염증이 의심되는 사람 △중국 외 아시아 국가를 방문한 뒤 2주 이내 증상이 있는 자 등이다.

지역별 확진자는 △대구 1314명 △경북 394명 △경기 66명 △부산 63명 △서울 62명 △경남 46명 △충남 16명 △대전 13명 △울산 11명 △광주 9명 △충북 9명 △강원 6명 △전북 5명 △인천 4명 △제주 2명 △전남 1명 △세종 1명 등이다. 

비가 내리는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에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대구시민을 응원하는 글이 담긴 현수막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비가 내리는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에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대구시민을 응원하는 글이 담긴 현수막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①2000명 넘어 ·· ‘신천지’ 고개 끝나면 줄어드나 
27일 16시 기준 500명 넘게 늘었다가 밤 사이 256명이 더 증가했다. 전세계적으로도 중국을 제외하고 한국의 확진자 수가 가장 많다. 물론 중국은 7만8824명(사망자 2788명)이라 압도적이다. 하지만 국내 확진자 수의 증가폭이 두려운 수준이다. 중국은 소강 국면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신천지대구교회 발 확진자가 전체를 지배하고 있지만 서울·경기·부산 등 대도시권에서 100명을 향해 점진적으로 가고 있다.  

신천지 대란이 시작된 18일부터 확진자 증가세를 돌아보면 △18일 15명 △19일 20명 △20일 53명 △21일 100명 △22일 229명 △23일 169명 △24일 231명 △25일 144명 △26일 284명 △27일 505명인데 평균 200명 수준으로 계속 늘고 있다. 신천지대구교회 9000명 검사자들 중에 유증상자 1200명의 확진 여부가 집계되고 있어서 그런 것인데 신천지 고개를 넘어섰을 때 소강 상태에 접어들지가 관건이다. 

②국가가 푸는 ‘27조원’의 민생경제 부양책
정부가 급한대로 돈을 풀기로 했다. 규모는 16조원 수준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28일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 파급 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기획재정부가 △이미 풀기로 한 4조원에 이번 대책에 따른 △재정(2조8000억원) △세제(1조7000억원) △금융(2조5000억원) △공공 금융(9조원)을 모두 합하면 20조원이다. 국회에 제출할 6조2000억원 이상의 추가경정예산까지 더하면 27조원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왼쪽에서 세 번째)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 등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풀린 돈은 어디에 쓰일까. 

골자는 △3월~6월 체크·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율 2배 상승 △승용차 구매시 개별소비세 70% 대폭 인하 △연매출 6000만원 이하 영세 자영업자의 부가가치세 납부세액을 간이과세자 수준으로 인하 △8세 이하 아동을 위한 가족돌봄휴가 이용시 부부 합산 50만원 지원 △노인 일자리정책 수혜자에게 전체 임금 20%에 해당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일자리 쿠폰) 4개월 동안 지급 등이다.

홍 부총리는 합동브리핑을 통해 “지역사회 감염 확산 등 사태 악화가 민생경제에 미치는 어려움이 심각해져 경제 비상시국이라는 인식하에 약 16조원 규모에 이르는 특단의 대책을 담았다. 강력한 피해극복 지원과 소비·투자·수출 둔화를 보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③우체국과 약국을 통해 ‘개당 800원’에 공공 판매 
감염자의 침방울이 제일 위험하기 때문에 마스크는 필수템이다. 따라서 28일 오후부터 마스크 공공 지급이 시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14시부터 전국 우체국(1406곳)과 약국(2만4000곳)을 통해 보건용 마스크를 개당 800원씩 1인당 5개 한정으로 판매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추후 상황을 지켜보고 공급이 안정되면 우체국+약국 판매와 더불어 인터넷 쇼핑을 통해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28일 오전 10시40분경 대구시 수성구의 한 우체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④침체된 ‘대구경북’의 분위기
정부가 돈을 푼 이유가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곳은 대구경북 시민들이다. 확진자만 1708명으로 전체의 84%다. 신천지 외에 아무 잘못도 없는 대구경북 시민들은 초상집 분위기 속에서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여러 언론에서 현장 르포를 통해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다. 당장 고통받는 대상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이다. 호프집, 치킨집, 식당, 프랜차이즈 체인점 등은 장사가 너무나 안 되기 때문에 운영시간을 줄이고 있다. 늦게 문을 열고 일찍 닫는다. 직장인이 자주 찾는 식당 골목도 한산해졌다. 폐점 사례도 늘고 있다. 

26일 출고된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한 식당 주인은 “가격이 저렴한 식사 메뉴를 판매하기 때문에 손님은 늘 꾸준히 있는 편이었다”며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후로는 매일 가게가 조용하다”고 증언했다.

미용실 주인은 “이럴 때는 장사를 하는 게 더 손해라고들 하더라. 그래도 사장 마음은 또 다르지 않나. 쉬려니 막막해 가게 문이라도 열어 놓는다”고 밝혔다.

코로나로 얼어붙은 전통시장의 풍경. (사진=연합뉴스)
코로나로 얼어붙은 전통시장의 풍경. (사진=연합뉴스)

꽃집 주인은 “정말 중요한 행사가 아닌 이상 대부분 미루는 분위기다. 자연히 꽃을 찾는 사람도 줄었다”며 “졸업식 장사도 제대로 못 했는데 막막하다. 코로나19가 빨리 잠잠해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카페 주인은 “코로나19 때문에 너무 불안해서 매장 내 취식을 아예 금지했다.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고 손님들께 안내하고 있다. 나도 외출할 때 꺼림칙한데 손님들은 오죽하겠나. 매출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전했다.

25일 출고된 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대구경북 공무원은 “최근 며칠 동안 휴일도 없이 쉬지 않고 밤낮없이 일해 너무 힘이 든다. 언론 취재에는 응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청도대남병원은 연일 뉴스에 등장하는 곳이다. 전체 사망자 13명 중 대남병원에서 숨을 거둔 사람만 7명이다. 

청도역을 지나던 60대 남성은 “5일 동안 집안에서만 있었다. 대구에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밖으로 나왔지만 언제 감염될지 몰라 두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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