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발길 끊긴 전통시장

3월 첫 휴일을 맞은 1일 광명전통시장이 코로나19 여파에 시민의 발길이 끊겨 썰렁하기만 하다 (사진=신현지 기자)
3월 첫 휴일을 맞은 1일 광명전통시장이 코로나19 여파에 시민의 발길이 끊겨 썰렁하기만 하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광명시에도 지난 26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외출이 급격히 줄었다. 특히 전통시장의 발길이 뚝 끊겨 주요 상권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일을 맞은 지난 1일. 예년 같으면 신학기 준비로 분주할 전통시장이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이었다. 광명시장의 호떡 달인으로 유명한 호떡집 앞에도 길게 늘어선 평소와 달리 줄은커녕 냉랭한 기운에 문 닫은 점포까지 상당해 코로나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이러한 가운데도 문 닫은 점포 앞에는 천으로 만든 마스크판매 상인이 나와 드문드문 오가는 시민들의 걸음을 붙잡는 모습도 보였다. 또 면역력 강화와 건강기능성 관련한 상품이라며 노점을 펼친 상인들 역시도 전에 없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봄나물을 펼쳐놓고 손님을 기다려보지만
봄나물을 펼쳐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의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이날 문 닫은 점포 앞에 천 마스크를 펼쳐놓은 상인은 천연필터 내장이라며 석장에 만원을 외쳐대는 모습이었다. 빨아서 쓸 수 있어 경제적이라는 것과 몇 장 남지 않은 것을 강조하며 얼른 집어 들기를 채근하는 빛이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덥석 구매하는 모습보다는 한참을 망설이다 집어들거나 그냥 돌아서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판매처가 분명치 않다는 것 때문에 망설이는 모양이었다.

고소한 전과 막걸리로 전통시장 나들이객들을 사로잡았던 녹두빈대떡 점포도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전을 붙여내기가 무섭게 판매되었던 예전과 달리 상인은 한가한 손놀림이 민망한 듯 애써 지나는 발길에 시선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취객들의 웃음꽃으로 북적이던 점포 안 역시도 코로나 여파로 한산하기만 했다.

마스크가 품귀현상에 천으로 된 마스크가  팔리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마스크 품귀현상에 천으로 만든 마스크가 시선을 끌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봄을 알리는 야채 판매대도 상황은 마찬가지, 한창 저녁 찬거리 구입으로 분주할 시간인데도 나물을 집어 드는 고객은 쉽게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상인 역시도 호기 있게 고객을 부르는 모습도 없었다.

예전 같으면 “강원도에서 막 올라 온 싱싱한 고랭지 배추 4천원~ 반들반들 팔뚝만 한 무 하나는 2천원~시금치랑 쑥도 싸게 막 드려요~ 이쁜 언니는 그냥도 막 줘버려요.”라며 외쳤을 상인이 말라가는 봄나물이 안타까운 듯 물을 뿌리는 손놀림 이외는 그저 묵묵하게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쑥과 미나리, 쪽파 등 봄나물을 펼쳐 놓은 상인은 “장사 20년이 넘어 이런 경기는 처음이다.”며 “예년 이만 때면 봄나물 해오기 바쁘게 팔려 오히려 싱싱한 물건 챙겨 달라 부탁을 받을 만큼이었다. 특히 이때쯤 얼굴 보이던 단골 언니들도 많았는데 아직까지 그 언니들 코도 볼 수 없다.”라고 코로나 여파를 탄식했다.

1일 광명전통시장의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1일 광명전통시장의 모습 (사진=신현지 기자)

혼례복과 폐백음식 등을 판매하는 골목은 더한 모습이었다. 아예 문 닫은 점포가  태반이었다. 부부가 함께 혼례복과 커튼 판매로 두 아이 학교에 결혼까지 마쳤다는 한복집의 오OO 상인은 “코로나로 잡아놓은 결혼식도 줄줄이 취소하는 마당에 누가 한복을 맞추고 폐백음식을 하러 오겠냐.”며 “그래도 하던 장사라 문을 닫아 놓을 수 없어 그냥 나와 앉아 있는 것이다.”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시장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데도 전통시장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유의 활기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간혹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무료한 듯 구부정한 허리와 느릿한 걸음으로 시장 안을 배회하거나 마스크로 무장한 시민이 무심하게 시장 안을 훑고 가는 모습이었다.

한편 광명시는 지난 26일 코로나19 첫 확진환자가 발생하면서  천주교, 불교, 개신교 등 3대 종교 7명의 종교 지도자들과 가진 간담회를 진행했다. 27일 열린 간담회에서 박승원 시장은 "코로나 19의 유입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으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대단히 송구스럽다.

광명시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서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장기적인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계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며 “법회나 예배를 최소화하는 하는 등 종교계의 적극적인 예방활동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시장은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지역 내 감염 전파와 확산 차단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므로 각자 속해 있는 현장에서 감염증에 적극 대응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각 기관은 감염증 예방을 위한 기관별 협조와 예방행동수칙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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