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씽큐’ 앱 통해 세재‧식품 산업 진출 노리는 LG전자
이색 먹거리 찾는 기업들…부동산 사업 나선 카카오‧‘방역소독업’ 한샘 등
건설사들도 신사업 찾기 나서

LG전자는 국내 가전업체 중 최초로 풀무원식품과 협업을 통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집에서 즐기는 간편식을 자동으로 조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국내 가전업체 중 최초로 풀무원식품과 협업을 통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집에서 즐기는 간편식을 자동으로 조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기업들이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신사업들을 추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목적과 보유자산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취지에서다.

또한 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함에 따라, 기업들은 주총을 통해 회사 정관에 사업 목적을 추가함으로써 사업 범위 확대와 업황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단순히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에 머물지 않고 제품과 연관된 서비스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려는 LG전자의 신사업부터, ‘홈케어 서비스’ 시장을 노리는 한샘, 부동산업을 염두해둔 카카오까지 기업들은 다양한 신사업 아이템을 공개하고 있다.

‘LG 씽큐’ 앱 통해 세재‧식품 산업 진출 노리는 LG전자

지난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통신판매 및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추가 정관 개정 안건을 표결할 예정이다.

LG전자 측은 광파오븐, 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함께 사용하는 식품, 세제 등 소비재를 ‘LG 씽큐’ 앱에서 판매하거나, 판매를 중개하는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정관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LG 씽큐 앱에서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의 소모품이나 주변기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LG전자는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의 휠과 필터,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의 물걸레 파워드라이브와 청소포 등을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는 앞으로는 이곳에서 자사 기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세제 및 식품까지 판매하거나 판매를 중개하겠다는 목표도 정했다. 아마존의 자동 주문 서비스처럼 씽큐 앱이 세제 소모 시점을 파악해 자동 주문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미 식품 기업과 손잡고 협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가 정관을 개정하면 ‘인공지는 쿡’이 탑재된 LG 디오스 광파오븐으로 요리할 수 있는 간편식을 씽큐 앱에서 주문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일회성 제품 판매로 끝나지 않고 관련 서비스 제공과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소비자 만족을 극대화해 전자제품 재구매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앞서 LG전자가 정수기,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등에 대한 가전 관리 서비스 ‘케어 솔루션’을 선보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샘 홈케어 서비스 (사진=한샘)
한샘 홈케어 서비스 (사진=한샘)

이색 먹거리 찾는 기업들…부동산 사업 나선 카카오‧‘방역소독업’ 한샘 등

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이번 주총에서 정관상 사업 목적에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을 추가한다. 정보기술(IT) 기업이 건설회사처럼 빌딩을 짓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경기 판교신도시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던 판교구청 예정 부지에 신사옥 건설을 추진했었다.

국내 ‘빅3’ 건설사인 대림산업에서 주택사업을 총괄하고 (주)한양에서 부사장을 지낸 서홍 씨를 자산개발총괄(부사장)로 영입하기도 했다. 높은 가격(감정가 8094억원) 탓에 작년 12월 성남시의 부지 매각엔 참여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신사옥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부동산을 매개로 핀테크(금융기술) 등 신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유통업체인 이마트와 자동차 육·해상 운송 업체인 현대글로비스는 나란히 ‘전기차 충전 사업’을 정관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마트는 전국 90여 개 매장에 충전기 500기 이상을 구축해 전기차 충전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상용차(트럭) 물류 거점에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원유 운송과 중고차 유통 사업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가구·인테리어 기업인 한샘도 ‘방역소독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소파 등 가구부터 세탁기 등 가전, 주방 싱크대 후드를 청소해주는 ‘한샘홈케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영세업체 중심의 청소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든 것이다. 홈케어 시장은 2021년 10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이마트와 롯데하이마트 등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GS건설 본사 (사진=GS건설)
GS건설 본사 (사진=GS건설)

신사업 찾기 나선 건설사들

부동산 규제에 성장 한계를 느낀 건설사들 역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GS건설은 ‘실내장식 및 내장목공 사업’과 ‘조립식 욕실 및 욕실제품의 제조, 판매’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공장에서 거실·화장실 등 주요 공간을 만든 뒤 현장에서 이어붙여 조립하는 모듈러 주택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GS건설은 올해 초 미국과 영국 폴란드 등 3개국 모듈러 주택 전문업체를 인수하는 등 해외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또한 GS건설 계열사 자이에스앤디 역시 올해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업과 건설·광업용 기계 및 장비수리업, 전기·전자 및 정밀기기 수리업, 계량기 수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고 공시했다.

인프라사업 전문성을 높이고 기존 운영 중인 고속도로에 휴게소 운영권을 확보해 수익 규모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와 스타필드 등 쇼핑몰 건설·운영 경험이 풍부한 신세계건설도 내달 24일 에너지 절감 컨설팅 등을 하는 ‘에너지 진단 사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그동안 대형복합시설, 유통시설을 지은 뒤 운영·관리를 통한 에너지 절감 노하우를 충분히 쌓아뒀는데 이를 활용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스타필드, 이마트를 건설하고 빌딩 유지 관리사업을 하면서 다양한 사업 역량을 쌓게 됐다"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사업 영역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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