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선물하기’ 일 평균 매출 6.3배 증가
중국인 여행객 급감에 화장품 판매 감소
‘모바일 거래액’ 8조 2,730억원 전년동월대비 21.4% 증가

코로나19 확산에 모바일 거래액’ 8조 2,730억원 전년동월대비 21.4% 증가했다 (사진=신현지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모바일 거래액’ 8조 2,730억원 전년동월대비 21.4% 증가했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급속히 하락한 반면 온라인 업계는 크게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종 바이러스 공포에 대면 접촉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그동안 온라인을 시도하지 않은 업계까지도 생필품은 물론 일상 전반의 소비품목 확대로 코로나19 사태가 서비스 산업의 구조를 재편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원 김다원씨(가명35)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지난달 모바일 세탁서비스 업체에 가입했다. 스마트폰에 서비스를 신청하고 세탁물을 문 앞에 내놓으면 업체가 수거, 세탁, 다림질까지 마친 뒤 다음 날 배송해주는 시스템운영 업체였다. 물론 비용도 스마트폰 결제라 대면이 필요 없었다.

목동의 주부 오수옥(64세) 씨는 코로나19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지난 주 스마트폰에 온라인 쇼핑거래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화장품을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평소 집 근처의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이용했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지인이 쇼핑업체의 앱을 열어 구매를 도왔다.

상품은 주문 2일 만에 배송이 완료됐다. 오 씨는 처음으로  경험한 온라인 거래가 직접 매장을 찾지 않아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과 비대면이라는 매력에 고구마도 온라인으로 구입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이전에는 온라인을 시도하지 않았던 신규고객이 늘어 소규모 전문업체들에서도 다양한 상품을 확대해 구매건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소규모 온라인 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둘째 주 50, 60대 첫 구매 건수가 1월 같은 기간 대비 3배로 늘었다. 일부 상품이 품절됐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주문량은 2배로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 동향 (자료=통계청)
온라인쇼핑 거래액 동향 (자료=통계청)

오프라인 식음료업계에서도 언택트 주문이 코로나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5일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드라이브 스루(DT) 매장을 방문해 차량에서 주문하는 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 보다 32% 증가했다.

고객이 등록한 차량 정보와 연동해 결제수단 제시 없이 사전 등록한 스타벅스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마이 DT 패스’를 통한 주문 건수도 올 들어 30% 늘었다. 현재 드라이브 스루 전체 차량 주문 중 마이 DT 패스를 통한 주문 비중이 약 40%에 달했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대면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코로나19 등 환경적 영향으로 이용고객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바일을 통한 도시락 배달 서비스 이용자도 늘었다. 본아이에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공식 모바일 배달앱 ‘본오더’ 내 배달 매출을 집계한 결과 직전 주 같은기간 보다 약 59% 증가했다.

또한 모바일을 통해 선물을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도 급증했다. 티몬에 따르면 올해 2월 선물하기 일 평균 매출은 전월보다 6.3배 증가했다. 구매 품목을 보면 식품(608%), 뷰티(608%), 패션잡화(525%), 생필품(304%)등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의류 도·소매업체의 온라인 신규 가입자도 증가했다. 동대문 의류도매상과 전국 의류 소매상을 연결해주는 중개 플랫폼 ‘링크샵스’에 따르면 1월 설 연휴 이후 하루 평균 신규 가입자가 30%나 늘었다.

의류업계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중장년층까지도 온라인 구매를 하고, 온라인 구매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서비스 산업의 구조를 재편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동월대비 15.6% 늘어난 총 12조 3906억원이다. 하지만 월간 거래액은 작년 11월 역대 최고치인 12조8521억원을 기록한 이후 12월과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상품군별로는 지난 2019년 보다 음식서비스 69.3%, 화장품 25.4%, 음·식료품 19.1%등에서 증가했다. 반면, 의복 (-3.5%), 컴퓨터 및 주변기기(-1.5%) 등은 감소했다. 코로나로 품귀현상을 빚는 마스크를 포함한 '기타'의 거래액은 총 4428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57.0% 증가 1608억원. 전월보다 65.8% 증가했다. 

또한 손 세정제 판매가 늘어난 영향으로 생활용품은 온라인에서 총 9927억원어치가 거래돼 1년 전보다 22.2%인 1806억원, 전월보다 9.8% 증가한 885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화장품은 1년 전보다는 25.4% 증가해 2282억원이 늘었으나, 중국인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전월보다는 5.3% 감소해 637억원이 줄었다.

한편 마케팅 리서치 기업 칸타(KANTAR)가 2003년 사스와 코로나19 발생 전후 중국 FMCG 시장의 변화를 분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2002년 12월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 발견되었던 사스에 중국은 2003년 4월과 5월에 사스 감염이 크게 증가하여 6월까지 확산되었다.

이에 중국 FMCG 시장은 2003년 4, 5월에 급격히 하락한 후, 6월에는 연초 수준의 성장률을 회복했다. 사스 기간 동안 외식 시장은 크게 위축된 반면, 식자재 및 간편식 카테고리는 2003년 5월말부터 12주 동안 눈에 띄게 판매가 증가했다.

또한 가정용 청소 용품, 손세정제, 바디워시, 핸드워시, 등 개인 클렌징 상품 구매가 늘었다. 가정용 청소 용품은 12주 동안 179%의 폭발적인 구매액 성장을 기록했다.  당시 사스는 유통 채널 이용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사스가 확산되면서 2003년에 주로 근린형 슈퍼마켓에서 구매를 이어나갔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2003년 5월 16일 이전 12주간 판매량이 12%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사스의 영향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으로 보이고 있다.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20년 춘절 전후 중국 FMCG 시장은 변화가 크게 나타났다. 중국의 춘절 2주 전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액은 15% 증가, 2019년 연간 일용소비재 성장률 5.3%보다 높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1월23일 후베이성 우한시 봉쇄정책을 시작한 이래로 춘절 주간 첫 주에 구매액은 24% 감소, 그 다음 주에는 41% 감소했다. 2020년 춘절 2주 전부터 춘절 후 2주간의 4주와 2019년 동기간을 비교했을 때 12% 감소했다.

특히 식품 분야에서는 춘절 2주간 대부분 가족 모임 취소로 인해 알코올 음료와 무알코올 음료 모두 구매액이 40% 이상 감소했다. 중국에서 선물로 인기 있는 우유, 제과, 비스킷 등 카테고리도 춘절 기간 동안 급감했다.

또한 인스턴트 누들, 냉동식품, 간편수프 등도 줄었다. 외출이나 출근을 하지 않고 집에서 머무는 경우가 늘면서 샴푸와 컨디셔너 등 헤어제품과 염색약, 스타일링 제품을 비롯해 화장품과 향수 제품의 구매도 저조했다. 반면 집에서 음식 섭취가 늘면서 조미료, 버터, 치즈 등 식재료가 크게 증가했다. 

중국 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코로나 확산 기간 동안 15%와 12% 감소했다. 춘절용 선물 판매 의존도가 큰 카테고리들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 춘절 선물 구매는 36%가 감소했으며, 해외 여행도  다른 국가 구매 및 면세 구매가 32% 감소했다.

반면 주거 지역 근처의 근린형 슈퍼마켓은춘절 기간에 12% 성장을 기록했다. 알리바바,징동닷컴, 판둬둬 등의 전자상거래 기업들도 22% 증가했다. 또한 신흥 소셜 커머스 채널들도 수요가 급증하여 35%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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