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SUV 시장서 홀로 못 따라가는 '중형 SUV'
치열해지는 '소형 SUV' 시장…국내 자동차 업체 사활 건 각축전 예고

르노 삼성 소형 SUV 'XM3' (사진=르노 삼성)
르노 삼성 소형 SUV 'XM3' (사진=르노 삼성)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소형 SUV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중형 SUV 차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젊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SUV 시장에서 크기와 가격에서 경쟁력이 높은 소형 SUV의 선호도가 높아진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체들 역시 소형 SUV시장에서 사운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잘 나가는’ SUV 시장서 홀로 못 따라가는 '중형 SUV'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형 SUV 시장 규모(준중형 SUV 미포함)는 19만2462대로, 2018년 21만1031대 대비 8.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형과 대형 SUV 시장이 신차들을 줄줄이 선보이며 성장세를 기록했던 것과는 달리 중형 SUV 시장은 모델 노후화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극복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

실제로 중형 SUV 시장 내 70~80%에 이르는 판매 비중을 차지하는 싼타페와 쏘렌토는 한 체급 위에 포진해 있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수요를 잠식당하며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중 싼타페는 2018년 2월 4세대 신형 모델로 완전변경을 거치며 당해 10만7202대를 판매하는 등 큰 인기를 모았지만, 팰리세이드가 본격적으로 판매된 지난해부터 판매 간섭을 겪으며 19.6% 감소한 8만6198대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

쏘렌토도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내리막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2017년 7월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쏘렌토'를 선보였으나 판매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2.8% 줄어든 7만8458대에 그쳤고, 2018년에는 6만7200대까지 떨어지는 등 부진을 이어갔다.

더욱이 팰리세이드가 등장한 2019년에는 판매량이 5만2325대로 전년 대비 22.1% 감소하는 등 3년새 판매 규모가 8만 대에서 5만 대 수준으로까지 쪼그라들었다.

물론 중형 SUV 시장의 부진 속에서도 르노삼성 QM6와 현대차 넥쏘는 제 몫 이상을 해냈다. QM6의 경우 지난해 6월 부분변경과 함께 LPe(LPG) 모델을 추가하며 전년 대비 44.4% 증가한 4만7640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넥쏘 역시 수소전기차 모델로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성과 우수한 안전성 등을 입증하며 높은 판매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만 4194대가 출고되며 2018년 대비 476.9%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기아 SUV '셀토스' (사진=기아차)
기아 SUV '셀토스' (사진=기아차)

치열해지는 '소형 SUV' 시장…국내 자동차 업체 사활 건 각축전 예고

해마다 어려워지는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 SUV 판매량이 급증하며 돌파구가 되고 있다.

지난 8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승용차 판매량은 129만4000대로 전년도 129만8000대보다 4000대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소형 SUV의 판매FID(1600cc 이하)의 판매량은 2019년 22만5000대로, 2018년 16만9000대보다 33%가 급증했다.

소형 SUV의 선전 요인으로는 더 커진 크기와 더 저렴해진 가격을 꼽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 XM3의 전장(차량의 전체 길이·4570㎜)은 현대·기아자동차 투싼(4475~4480㎜), 스포티지(4485~4495㎜)보다 길다. 소형 SUV에 속하는 XM3가 준중형 SUV보다 커진 것이다. 휠베이스 역시 XM3가 2720㎜로, 이들 차종보다 50㎜ 경쟁력 있다.

스포티지는 이미 같은 집안 신차 셀토스에 화들짝 놀랐다. 셀토스 역시 소형 SUV로 분류되지만, 실내 공간이 스포티지와 비슷한 규모였다. 체감상 셀토스가 더 넓은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가격 경쟁력도 인기의 한 요인이다. XM3는 1.6GTe 모델이 1719만∼2140만원, TCe260 모델이 283만∼2532만원이다. 또한 셀토스는 1881만∼2865만원, 트레일블레이저가 1910만∼2711만원 대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 자동차의 준준형 세단 아반떼가 1376만~2159만원 가격임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업계에선 소형 SUV시장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판매량에서 소형 SUV가 중형 SUV를 넘어서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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