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소비 확산에 H&B 오프라인 고객 온라인으로 몰려

서울시 성동구의 한 H&B 스토어 매장 (사진=우정호 기자)
서울시 성동구의 한 H&B 스토어 매장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코로나19 사태’에 유통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소비 형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른바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며 헬스앤뷰티(H&B) 오프라인 스토어에 손님이 줄고 있는 대신 화장품 온라인 주문은 급증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주요 H&B 스토어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최대 30~40%가량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우려가 커지며 H&B 스토어에 소비자 발길이 줄어든 탓이다.

이에 업계는 주요 세일 행사를 미루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앞서 국내 1위 H&B 스토어 올리브영은 당초 3월 초로 계획했던 올해 봄 정기 세일 일정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반면 온라인상에서 화장품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에서 구매한 제품을 주문 후 최대 3시간 안에 받아볼 수 있는 ‘오늘드림’ 주문이 전달 대비 115% 늘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랄라블라도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으며 롯데쇼핑의 롭스와 신세계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도 온라인 매출이 각각 138%, 62.8% 늘었다.

구매 품목도 코로나 사태의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감염 우려에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고 청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클렌징, 스킨케어 제품의 판매가 증가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4일까지 ‘트러블 케어’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다.

특히 트러블 케어에 대표적인 ‘티트리’ 성분이 함유된 제품은 매출이 78% 급증했다. 쓱닷컴의 경우 코로나 사태 이후 이달 4일까지 바디케어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8.5%, 스킨케어는 80% 증가했다. 오픈마켓인 G마켓에서도 지난 1월 28일부터 한 달간 클렌징 관련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16% 늘었다.

반면 색조 화장품 판매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에 묻어날 수 있는 제품 사용을 자제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G마켓에 따르면 립스틱 판매량은 지난 한 달여간 전년 대비 17%, 블러셔·볼터치 제품은 7% 줄었다. 같은 기간 옥션에서도 블러셔·볼터치 판매량이 12% 줄었다.

한 H&B 스토어 관계자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감염 우려가 커지며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직접 테스트용 제품을 발라보거나 하는 고객은 줄었지만 온라인에서 수요가 확실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온라인 소비 추세에 맞춰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 달 초부터 ‘오늘드림’ 서비스에 신규 옵션 ‘쓰리포(3!4!) 배송’과 ‘미드나잇 배송’을 도입했다. 고객이 직접 제품 수령 시간대를 지정할 수 있는 서비스다.

‘쓰리포(3!4!) 배송’은 오후 1시 이전 주문 건에 한해 같은 날 오후 3시~4시 사이에, ‘미드나잇 배송’은 오후 8시 이전 주문 건에 한해 같은 날 오후 10시~자정 사이에 배송한다. 두 옵션 모두 ‘비대면’ 배송이 이뤄진다.

쓱닷컴은 지난달 초 기존 뷰티 전문관을 개편한 ‘먼데이 문’을 열었다. 리뷰 코너에 키워드 검색을 도입해 ‘촉촉한 파운데이션’, ‘밀착력 좋은 파운데이션’ 등 상품 속성을 검색해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비대면 구매에서도 후기와 상품별 속성을 참고할 수 있는 것이다.

랄라블라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온라인몰 중심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랄라블라 관계자는 "코로나 19 확진자가 증가하며 비대면 쇼핑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고 만족스럽게 온라인몰을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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