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후 ‘친서’줬다가 또 발사? 김정은의 ‘의도’ ·· “내부용”
발사 후 ‘친서’줬다가 또 발사? 김정은의 ‘의도’ ·· “내부용”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3.10 1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부적 용도
기강잡기와 무기 테스트
트러블 전략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용인
앞으로 수위 점점 세질 듯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북한은 원래 ‘도발’과 ‘화해’ 제스처를 번갈아가며 구사한다. 일종의 사이클이다. 최근 코로나19로 한국과 미국이 정신없는 틈을 타서 발사 도발을 했다가 친서를 보내는 등 그 주기가 매우 짧아졌다.

①(3월2일)북한 ‘초대형 방사포 2발’ 발사 
②(3월2일)청와대 긴급관계장관회의 통한 “강한 우려” 표명 
③(3월3일)김여정 제1부부장(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 맹비난 담화 
④(3월4일)김정은 국무위원장 코로나로 어려움 겪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 전달
⑤(3월5일)청와대 친서 공개 및 문 대통령의 감사 친서 ‘답장’
⑥(3월9일)북한 초대형 ‘방사포 방사포 3발’ 발사
⑦(3월9일)청와대 긴급관계장관회의 통한 “평화정착 노력에 도움되지 않는 행위” 입장 발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방사포 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방사포 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0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말이 화전양면이지 북한이 여러가지 필요성을 충족하기 위해 적절하게 타이밍을 활용한다고 볼 수 있다”며 “내부적 필요성과 외부적 필요성이 있다. 어떤 명분과 적절한 타이밍에 어떤 규모로 할지를 정치적으로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런 북한의 행동 준거틀을 전제한 뒤 홍 실장은 내부적 필요성이 컸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 내부적 필요성은 크게 Ⓐ기강잡기 Ⓑ신형 무기 테스트 등 2가지다. 

먼저 Ⓐ에 대해 홍 실장은 “(남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에서) 정면돌파를 하기 위해 오래 버텨서 뭔가 자력갱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코로나로 북한도 매우 힘들다. 당정군 산하에 있는 여러 무역회사나 경제쪽이 위축됐을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기강이 해이해지거나 통치에 대한 불만이 누적됐을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을 통치 차원에서 잡으려면 한 번 흔들어야 된다. 흔든다는 것은 긴장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긴장 부여는 “인적으로 물갈이”를 한다든가 “조직적으로 훈련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홍 실장은 “통상적으로 2월말~3월은 한미연합훈련 시기라 이 시기에는 항상 긴장도가 높고 북한군의 대응태세 수위가 높을 때인데 이번에 한미연합훈련을 안 한다고 해서 이걸 그냥 건너뛰기에는 내부적으로 긴장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형식적으로 해야 된다는 내부적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 입장에서 Ⓑ도 중요하다. 

홍 실장은 “작년 4개의 신형 무기를 등장시켰지만 이 신형 무기들은 실제 재래식 전력을 보충하는 것에 상당히 중요하다. 이런 재래식 무기에 대한 시험 사격이나 실전 배치 이전에 마무리해야 할 기술적 작업들이 많다”며 “포장은 훈련이지만 실제 훈련을 통해서 무기의 최종적 시험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한 것에 따르면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이라고 스스로 규정했다. 포병은 미사일 발사를 담당하는 주체가 아니다. 말 그대로 북한 육군이 외부에서 날라오는 미사일 공격을 지대공으로 격추시키는 지대공 방공 훈련을 했다는 메시지를 통해 자위권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홍 실장은 “지금 초대형 방사포는 이관사열로 되어 있어서 4개가 들어가는데 작년부터 쏜 것은 두 발씩 쐈다. 말이 많았다”며 “(과거에) 쐈을 때 연발의 간격을 본 것 같은데 이번에도 발사 간격을 좁힌 것과 장전한 상태가 연발로 발사되는 것을 실험해야 하는 부분이 남았을 것이다. 그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다. 동계 훈련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으로 포장했지만 기술적으로 무기 실험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리하면 “최대한 내부적인 훈련용으로 포장하고 그 안에서 사거리나 이런 걸 최소화시켜서 무기 성능을 실험하는 최소한의 차원으로 제한적으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자체 경제 인프라가 정상적으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군사적 행위는 대외적으로 지원을 요구하기 위한 메시지용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

홍 실장은 “이번 목적은 관심끌기가 아니”라며 “내부용이고 내부적 기술적 필요성에 맞게 조심스럽게 수위 조절을 해서 쏘는 것이다. 오늘 보도 내용도 지난번 3월2일자 보도 내용보다 간소해졌다. 수사적인 것들은 다 빼고 살짝 팩트만 전달하고 있다. 그것은 이걸 가지고 대외적으로 메시지를 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코로나와 (미국과 한국이) 대선과 총선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서 자신들에게 시선이 집중되지 않는 선에서 빨리 실험 목적만 수행한 것이다. 주목을 끌기 위한 용도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홍 실장은 “(북한이 사거리로 발사 도발을 빈번하게) 이걸 가능하게 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여기에 대해 익스큐즈(양해)했다”며 “(작년 미국 정부에서 북한의 단거리 발사에 대해 별 것 아니고) 더 이상 얘기 안 하겠다고 했고 북한이 4개 신형무기를 시험한 것에 대해 미국이 별로 공세적으로 말한 것이 없다”고 환기했다.

무엇보다 홍 실장은 “(미국이) 중간에 돌출적으로 북극성(2019년 10월2일 북극성 3형 잠수함탄도미사일 발사) 쏠 때만 좀 뭐라고 나왔지 나머지에 대해서는 뭐랄까 관용을 했다고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니까 홍 실장은 “북한이 보기에는 (미국도 양해해줬는데) 이걸(단거리 발사) 문제시하는 한국이나 국제사회에 대해서는 쐐기박기를 하는 식으로 쏘겠다는 이런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실장은 이런 북한의 전략을 “일종의 트러블 전략”이라고 명명했다.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 자위권 차원이니 트러블이 좀 일어나도 개의치 말라는 것이다.

안정식 SBS 북한전문기자도 10일 출고된 ‘취재파일’ 칼럼을 통해 “(3월2일의) 발사가 초대형방사포의 연속타격능력과 확산탄 장착, 실전배치를 점검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이듯 이번 발사(3월9일)도 지난해 개발한 신무기의 실전배치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훈련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누가 뭐라하든 북한은 갈 길을 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북한은 지금 우리 정부에게 자신들의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시비를 걸지 말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는 어떨까.

홍 실장은 “향후 지속적으로 이런 발사를 훈련이란 이름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작년에는 시험 사격이라고 했는데 올해는 그냥 훈련이라고 한다”며 “이런 게 반복되고 누적되면 국제사회의 반응도 그리 좋지 않을텐데 이런 필요에 의해 무기를 개발하는 또 단거리 재래식급을 보강하는 걸 문제삼지 말고 그런 문제를 삼는 것에 대해 자기들도 돌파해가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안 기자는 “문제는 북한의 행동이 이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있다”며 “북한은 앞으로도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군사적 행동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지금은 단거리발사체에 그치고 있지만 새로 건조한 잠수함에서의 SLBM(잠수함탄도미사일) 발사나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새로운 전략무기의 시험발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