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XM3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 XM3 (사진=르노삼성)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4년 만에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가 14일만에 누적 계약대수 1만대를 돌파하며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출시했던 SM6의 판매실적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르노삼성은 이 같은 '신차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에도 노사 갈등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2019년 9월부터 2019년 임단협 협상을 벌여왔으나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가운데 노조 측은 ‘민노총 가입’의지를 보이며 사측을 압박 중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과 신차 XM3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당분간 단체행동은 자제하기로 했다.

르노삼성 XM3, 온라인 계약 14일 만에 1만대…르노삼성차 역대 최단기록

12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지난 달 말 출시된 르노삼성차 XM3 누적 계약대수는 이날 기준 총 1만대를 돌파해 르노삼성차의 역대 모델 중 최단 신기록을 세웠다.

2016년 출시돼 인기를 끌었던 SM6의 3개월간 2만대 판매실적을 단시간에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XM3가 소비자의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성비와 디자인 등이 탁월하다는데 있다. XM3는 높이 1570㎜로 동급 SUV 중 가장 낮고, 최저 지상고는 186㎜로 가장 높다.

또 SUV와 세단의 디자인을 절묘하게 조합 트렁크 용량이 513리터에 달할 정도로 실용성도 확보했다.

다임러와 공동개발한 1.3리터 가솔린 터보 ‘TCe 260’ 엔진은 최고출력 152마력으로 2000cc급 자연흡기 엔진의 성능을 낸다.

또 엔진과 옵션에 따른 선택이 폭이 다양하다. 1.6리터 자연흡기식 휘발유엔진 GTe ▲SE 1719만원 ▲LE 1939만원 ▲LE 플러스 2140만원이다. 1.3리터 휘발유터보 엔진을 장착한 TCe 260은 ▲LE 2083만원 ▲RE 2293만원 ▲RE 시그니처 2532만원(개소세 1.5% 기준)이다.

르노차삼성차 관계자는  “ SUV를 사고 싶지만 가격·크기·디젤엔진의 시끄러움이 있어 망설이는 소비자에게 XM3는 그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차다” 라며 “ 연비가 국산 대형디젤 SUV보다 좋으면서도 세련된 유럽쿠페 차량을 구현하면서 차량구매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르노삼성차는 XM3 사전계약을 시작하며 자사 홈페이지 온라인 청약 채널을 개설하며 효과를 봤다.

이달 3일까지 XM3 사전계약 대수 5500대 중 약 20% 규모인 1000여건이 온라인 청약 채널을 통해 계약이 이뤄진 것이다.

온라인 청약 채널은 소비자가 전시장을 방문하지 않고 홈페이지 등 온라인에서 차량 및 선택품목을 선택·결제하는 방식으로 르노삼성차가 지난 2016년 QM3 출시 당시 첫 도입했다.

르노삼성차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이달 초 계획한 XM3 대규모 신차발표회를 취소해 소규모 시승행사로 대체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 행사 규모마저 축소됐으나 온라인 사전계약을 통해 최단시간 1만대 계약을 달성했다.

르노삼성 자동차 공장 (사진=연합뉴스)
르노삼성 자동차 공장 (사진=연합뉴스)

‘민노총’ 가입 추진하던 르노삼성노조…노사 합심 가능할까

한편 XM3의 성공적 출시를 앞두고 르노삼성은 노사갈등으로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2019년 임단협 협상을 두고 지난해 9월부터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지난해 말부터 1월 말까지 부분 파업과 부분 직장폐쇄를 되풀이하고 있다.

신차 XM3 출시를 앞두고 노사 모두 한 걸음씩 양보해 파업을 풀고 집중 교섭에 나섰으나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8% 인상과 라인 수당 인상, 직분 통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회사가 수년간 흑자를 기록했고, 노조는 그동안 양보를 거듭해 왔다"며 “이번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회사 측은 프랑스 르노 본사로부터 수출 물량(XM3 유럽 물량)을 배정받아야 하는 시점이어서 기본급을 올리기 힘들다고 받아쳤다.

내부에서는 기업별 노조에서 산업별 노조로의 체제 전환이 아닌 임단협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상황에 XM3가 사전계약에서 1만대 이상을 기록하는 등 '신차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노사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민주노총 가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가운데 박종규 르노삼성 노조위원장은 11일 성명서를 통해 “조직 형태 변경(민주노총 가입)이 2019년 임금협상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임금협상을 위해 단결하고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다만 민주노총 가입 의지는 재확인했다. 박 위원장은 “조직 형태 변경은 집행부의 공약 사항이고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았다”며 “그래서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기는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르노삼성노사는 12일 '2019년 임금협상'을 진행한다. 이달 초 열렸던 2019년 임단협 집중 교섭에 이어 이날 오후 부산공장에서 재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2019년 9월부터 2019년 임단협 협상을 벌여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르노삼성차 노사가 이날 협상에서 진전을 보여 XM3의 신차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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