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 '유튜브 시대'…1억 5천만 뷰 넘는 동영상도
유튜브 채널 적극 활용하는 패션업계

SK이노베이션과 코오롱스포츠 유튜브 채널 (사진=각 사 유튜브 채널 캡쳐)
SK이노베이션과 코오롱스포츠 유튜브 채널 (사진=각 사 유튜브 채널 캡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가 전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운데, ‘유튜브’가 기업들의 제품 홍보는 물론 소비자와 공감대 형성,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수단이 되고 있다.

흔히 밀레니얼(1981~2000년생)이라 불리는 젊은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동영상을  전략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는 국내에서 50대 이상 사용시간이 1년새 78% 급증하는 등 구매력 있는 소비자 층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대기업 홍보 채널로서 위력을 갈수록 키워가고 있다.

제작단계부터 TV가 아닌 유튜브 전용 영상을 만들고, 일반 소비자에겐 생소한 B2B(기업간 거래) 제품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동영상 시리즈물까지 등장했다.

기업도 '유튜브 시대'…1천만 뷰 넘는 동영상도
  
기업들이 동영상과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쓰는 분야는 역시 홍보 업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 2019년 8월 만든 ‘우리에게 혁신은 자연스럽다(Innovation is in our nature)’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13일 현재 조회수가 1756만회에 달한다. 

특히 외국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SK이노베이션 동영상 채널 구독자(3만8000명)에 비해 현저히 많은 조회수를 끌어 모았다.
 
직원들이 직접 회사 일상을 소개하는 ‘브이로그(VLOG·동영상을 뜻하는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동영상을 활용해 일상 기록)’를 제작해 유튜브 등에 공개하는 기업들도 늘었다. 삼성, LG, 롯데, 한화, 신세계 등 웬만한 대기업은 브이로그를 운영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월부터 20·30대 밀레니얼 직원이 3개월간 경영진에게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알려주는 ‘멘토’ 역할을 하는 밀레니얼 트렌드 테이블(MTT)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는 동영상 제작이다. 임원 1명과 신입사원 3명이 3개월 간 한 팀을 이뤄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먹거리, 쇼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알려주는 데 그 과정에서 함께 브이로그 형태의 동영상을 제작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강희태 롯데 부회장(당시 롯데백화점 사장)이 참여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이 만든 2019년 8월 만든 ‘우리에게 혁신은 자연스럽다(Innovation is in our nature)’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13일 현재 조회수가 1756만회에 달한다. (사진=SK이노베이션 유튜브 채널 캡쳐)
SK이노베이션이 만든 2019년 8월 만든 ‘우리에게 혁신은 자연스럽다(Innovation is in our nature)’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13일 현재 조회수가 1756만회에 달한다. (사진=SK이노베이션 유튜브 채널 캡쳐)

유튜브 채널 적극 활용하는 패션업계

기업들 중 특히 패션 업체들은 각양각색의 유튜브 채널을 선보이며 홍보업무에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영상엔 현직 머천다이저(MD), 디자이너까지 출연하고 있다. 최근 인기 유튜버들의 추천 영상을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 주요 상장 패션업체 4곳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15개) △신세계인터내셔날(9개) △LF(9개) △한섬(3개) 등 총 36개로 집계됐다.

개설한 채널은 코오롱FnC가 제일 많다. 또 코오롱FnC의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공식 유튜브 채널은 지난달 28일 기준 구독자 약 3만3200명으로 조사대상 업체의 단일 유튜브 채널 중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2009년 이 채널을 개설해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라오는 동영상은 주로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티저 광고(상품 정보의 일부만 밝혀 소비자의 궁금증을 유발해 주목을 끄는 광고)’다.

이어 신세계인터내셔날과 LF가 각각 9개씩 채널을 보유하고 있었다. 대표 채널은 각각 LF의 ’LFON'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449tv'다.

LFON은 LF의 공식 쇼핑 채널이다. 쇼핑 채널은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할 만한 영상을 올리는 곳이다. 회사의 제품을 박스 포장 상태부터 뜯은 후 제품을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소개하는 일명 ‘언박싱(Unboxing)' 영상이 이에 포함된다. LF 공식 채널로 ‘LF'가 있는데 주로 'LFON'에서 더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449tv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공식 채널이다. 조사대상 업체의 단일 채널 중 코오롱FnC의 코오롱스포츠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구독자(28일 기준 1.86만 명)를 보유하고 있다.

449tv의 개설일은 2019년 1월로 비교적 최근이지만 빠르게 구독자 수를 늘려가고 있다. 인기 가수 양준일 씨의 영상 다수를 449tv에 올리면서 방문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26일 양준일 씨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전속 모델로 발탁한 바 있다. 최근에 올라온 영상은 양준일 씨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편집숍 ‘분더샵’에 방문해 제품을 고르고 해당 제품을 어떻게 입으면 좋을지 알려주고 있다.

주요 패션업체들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판매 채널의 변화다. 최근 소비자들의 의류 및 잡화 구매 채널로 온라인이 떠오르면서 매장에 가지 않고 핸드폰으로 제품을 찾아보는 빈도가 잦아졌다. 휴대폰으로 제품을 찾아보다가 바로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식이다.

하지만 제품 사진의 경우 제품을 실제로 입었을 때 곡선이 어떨지, 걸어다닐 때 원단의 움직임은 어떨지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영상으로 누군가 입고 찍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사진보다 비교적 자세하게 제품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그밖에 광고비 절감 효과도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기 유튜버에게 제품 광고를 댓가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해당 유튜버의 구독자 수, 영상 조회 수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한 제품의 광고 당 5000만 원을 호가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자체 보유 채널에서 직원들이 직접 나와 제품을 소개할 경우 영상 제작 비용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훨씬 더 적은 금액이 든다. 제품을 직접 만들고 판매하는 직원이 영상에 나오기 때문에 소비자의 신뢰도 역시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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