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베이직, 4월 11일 서비스 무기한 중단 결정
인력감축도 불가피…파견 사무직원 30% 권고사직 요구
이재웅, 쏘카 대표직 사임…VCNC 박재욱 대표 자리 이어받아

서울시 한 직장가에서 운영 중인 타다 택시 (사진=중앙뉴스 DB)
서울시 한 직장가에서 운영 중인 타다 택시 (사진=중앙뉴스 DB)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지난 6일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더 이상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게된 ‘타다’가 결국 멈추게 됐다.

렌터카 기반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은 1년6개월 뒤 불법이 된다. 기여금을 내고 별도 면허를 받으면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으나 VCNC는 이 같은 방식으로는 사업성이 없다고 보고 운영 중단을 택했다.

이에 따라 타다 드라이버들을 포함한 직원들의 인력 감축도 불가피해진 가운데 이재웅 쏘카 대표마저 “어찌 되었든 저는 졌다”며 대표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타다 베이직, 4월 11일 서비스 무기한 중단 결정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 베이직’이 다음달 11일부로 무기한 중단된다.

타다 운영사인 VCNC의 박재욱 대표는 3월11일 타다 드라이버 앱 내 공지사항을 통해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한 달 후인 4월10일까지 운영하고 이후 무기한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라며 "드라이버에게는 타다 베이직 차량의 배차가 무기한 연기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더 이상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관광목적으로 11인승 이상 승합자동차를 대여하되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 또는 반납 장소가 공항이나 항만인 경우에만 사업자가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재판부의 무죄판결을 무시한 국토부가 강행하고, 총선을 앞두고 택시표를 의식한 국회의 결정으로 타다는 하루하루 서비스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토부에서 주장하는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을 버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 투자자들은 정부와 국회를 신뢰할 수 없어 타다에 투자를 지속할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 타다를 긍정적인 미래로 평가하던 투자 논의는 완전히 멈췄다"라며 "타다가 런칭 후 더 나은 일자리, 더 나은 서비스, 더 나은 생태계 모델을 만들기 위해 감당해온 수백억의 적자는 이미 치명상이 되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드라이버에게 더 나은 일자리를 제공해 드릴 기회를 빼앗겨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토부와 국회를 설득하지 못하고, 여러분의 일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면목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타다 드라이버들에게 "한 달 동안 드라이버 한 분 한 분의 급여와 보상이 제대로 지급되어질 수 있도록, 최소한 한 달 동안은 갑작스러운 혼란에 따른 불이익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쏘카' 본사가 있는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A타워 (사진=우정호 기자)
'쏘카' 본사가 있는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A타워 (사진=우정호 기자)

인력감축도 불가피…파견 사무직원 30% 권고사직 요구

박재욱 VCNC 대표가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을 밝히고 하루가 지난 12일, 타다는 인력 감축에 나섰다.

타다 운영사인 VCNC는 12일 파견회사를 통해 간접 고용 중이던 비정규직 파견직원 20명 중 30%인 6명에게 권고사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타다는 지난 9일 신입 직원들에게 채용 취소를 통보했다. 이 또한 회사 서비스를 더 이상 제공할 수 없게 되면서 취한 조치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다음달 10일까지만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 7일에는 노약자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어시스트 서비스도 운영을 종료했다.

서비스 중단 결정에 따라 타다는 드라이버 협력업체에도 감차를 공지한 상태다.

법원을 나서는 박재욱 VCNC 대표(왼쪽)와 이재웅 쏘카 대표(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법원을 나서는 박재욱 VCNC 대표(왼쪽)와 이재웅 쏘카 대표(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이재웅, 쏘카 대표직 사임…VCNC 박재욱 대표 자리 이어받아

'타다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7일 만에 타다의 모회사 쏘카 이재웅 대표가 퇴진을 결정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쏘카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공석이 된 쏘카 대표직은 타다 운영사 VCNC의 대표이자 쏘카 최고운영책임자(COO) 박재욱 대표가 이어받는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쏘카는 승차 공유 서비스를 하는 타다의 운영사 VCNC의 모회사다.

이 대표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찌 되었든 저는 졌다. 타다 드라이버의 일자리도 못 지켰고, 투자자들의 믿음도 못 지켰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혁신의 꿈도 못 지켰다"며 "책임을 지고 쏘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사회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탓이 크다"며 "저를 믿어준 여러 투자자들, 드라이버들, 동료들에게 면목 없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저의 사임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지만 반대로 제가 있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이제 다음 세대에게 문제 해결을 맡겨야 할 때다. 앞을 열었어야 하는데 제 역할을 다 못하고 떠나게 되어 면목 없다"고 말했다.

지난주 여객자동차운수법 개정으로 이 대표가 추진해 온 승차공유서비스 '타다 베이직'을 더는 운영할 수 없게 된 것이 이 대표 퇴진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그러나 "사회는 언제나 혁신해왔다. 언젠가는 기득권도 물러날 수밖에 없다"면서 "다음 세대에서는 지속가능한 혁신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타다 베이직 사업 중단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드라이버들에 대해 정부에 책임을 묻기도 했다.

그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잘못된 정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드라이버들에게 최소한 사과를 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쏘카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 대표의 퇴진과 함께 다음 달로 예정됐던 타다의 기업분할 계획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쏘카는 "서울중앙지법의 타다 합법 판결에도 '타다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타다의 사업 확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세대교체 차원에서 이 대표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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