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한 무관중 공연 생중계
'무관중 공연'의 한계점..국공립 문화예술기관에 한정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공연예술계가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상생의 길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공연예술계가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상생의 길을 시도하고 있다 (위의 사진은 내용과 관련없음)(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일정이 줄줄이 연기, 취소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공연문화예술계가  유튜브를 통한 무관중 공연에 나서 공연문화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국립발레단은 지난달 14~15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백조의 호수’공연 이후 발레단과 관객들의 안전조치 차원에서 2주간 단원 전체의 자가격리를 결정하고 이를 시행했다. 또 같은 달 여수와 전주에서 예정됐던 공연도 모두 취소했다.

이어 20~22일, 27일~2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 예정이었던 2020 시즌 첫 정기공연 ‘백조의 호수’와 ‘호이 랑’을 취소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우려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동참한 것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유니버설발레단도 오는 4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올릴 예정이었던 올 시즌 첫 정기공연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취소 조치를 내린 가운데 문훈숙 단장은 “지난 35년간 공연을 취소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지만 고객의 안전이 최우선이어야 한다는 판단에사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역시도 자체 기획 공연 예정이었던 소프라노 제시카 프랫의 내한으로 화제를 모은 콘서트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공연무대와, 단독 기획전시인 ‘추사 김정희와 청조문인의 대화’, ‘조선·근대 서화전’도 전면 취소했고 외부 예술 단체와 민간 기획사에서 진행하는 대관 행사도 70% 이상 취소했다.

예술의 전당 내 음악당의 경우도 약 73%의 공연이 취소하면서 사실상 국내 대형 공연물이 몰려있는 예술의 전당은 초유의 비상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세종문화회관 역시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관공연 일부만 제외하고 3월 자체 기획 공연을 모두 취소에 이어금호아트홀과 성남아트센터도 3월 공연을 잠정 연기했다.

뮤지컬계와 대학로의 연극계도  코로나19 공포에 ‘위윌락유’ ‘영웅본색’ 등 대형 뮤지컬들이 공연 회차를 다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렸고 오는 3월 22일까지 공연 예정이던 ‘줄리앤폴’은 3월2일로 막을 내렸다. 또 기대를 모았던 ‘보디가드’의 부산 공연도 모두  취소했다.  

드림씨어터도 3월 28~4월 11일 뮤지컬 ‘아이다’를 올릴 계획이었지만 공연 일정을 모두 취소하면서 드림씨어터 측은 “코로나19에 4월 중순까지는 극장 폐쇄 조치를 피하지 못할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이 같은 공연예술계의 위기 상황에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월 26일~2월 25일 연극·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국악 등의 공연 매출액은 260억9074만원으로, 전월 동기(449억5129만원)보다 42%가량 줄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장기전으로 돌입되는 조짐에 공연문화예술계가 상생의 길을 모색, 간접적으로나마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온라인 생중계로 눈을 돌리고 있는 무대가 속속 나타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계기를 통해 공연계에도 온라인을 통한 무관중 공연이 새로운 신드롬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먼저 오는 3월 19일 개봉 예정인 영화 ‘파라다이스 힐스’가 언론배급 시사회를 취소, 연기한 여타 영화들과는 달리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새로운 트렌드 시도로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이 영화는 온라인으로 영화의 매력을 자신 있게 선보이면서 언론매체 및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어 경기도문화의전당도 공연 취소 대신 공연 현장을 유튜브 라이브로 시도하기에 나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립극단의 유튜브 라이브 공연은 올해 첫 연극공연 '브라보, 엄사장'이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코로나19에 문을 닫기보다는 실시간 온라인 공연으로 무관중 공연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 보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의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19일 경기필하모닉의 ‘정나라 & 정하나 힐링 콘서트’, 21일 경기팝스앙상블의 ‘팝스앙상블 콘서트’, 28일 경기도립국악단의 민요소설극장 ‘다시 봄’, 31일 경기도립무용단의 ‘포행’ 등도 경기아트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될 예정이다.

서울시립고향악단도 '온라인 콘서트 영웅'을 기획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3일 생중계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시향의 이번 온라인 콘서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내하는 국민에게 헌정하는 공연으로,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의 연주 실황을 유튜브로 내보면서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이사는 "우리는 고난을 이긴 경험들을 갖고 있다“며 ”각자 가장 편안한 자리에서 온라인 콘서트 ‘영웅’을 관람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달까지 자체 기획 공연을 대부분 취소한 세종문화관도 무관중 공연·온라인 중계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오는 31일로 예정된 서울시오페라단의 ‘세비야의 이발사’는 무관중 공연으로 온라인 생중계될 예정이며 이어 예술의전당 역시도 공연예술계의 새로운 바람에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교향악축제의 일부 프로그램을 온라인 중계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문화예술계의 무관중 온라인 공연에 방송계도 무관중으로 생방송을 진행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13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내일은 미스터트롯’의 결승전이었던 11회 분이 전체 시청률 35.7%를 기록하면서 공연예술계의 새로운 시도에 기대를 모으게 했다.

하지만 공연 단체들의 '무관중 공연'은 국공립 문화예술기관들에 한정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민간 기획사들과 사립 공연장은 장비와 촬영 기술은 물론 인력이 열악하기 때문에 이를 추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유튜브 생중계로 인한 수익을 기대할 수도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공연문화예술계 일각에서는 “코로나 상황의 추이에 따라서 예술가 개개인의 온라인 공연에도 정부와 공공기관들의 배려와 지원이 공평하게 돌아갈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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