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의총 후 결정
최고위에서 반발 우려
소수당 진출과 적폐세력 방어 명분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과거 바른미래당 때의 “바미하다”(당론을 못 정하고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와 같이 민생당에서도 바미하다가 지속되고 있지만 사실상 비례 연합정당 참여로 결정될 듯 보인다. 3개 계파들 중 바른미래당계가 당원 36만여명으로 가장 파이가 크지만 의원 파워는 대안신당계와 민주평화당계가 더 세기 때문이다. 

민생당 18석(+셀프제명 의원들 8석) 중 대안신당계는 8석이고 민주평화당계는 5석이다. 

이날 민생당 마라톤 의총이 지속됐다. (사진=연합뉴스) 

장정숙 민생당 의원은 17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를 맡기로 했다. 

장 원내대표는 이날 22시 즈음 국회에서 열린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하반기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범민주개혁세력의 총선 승리를 위해 우리가 (비례 연합정당에) 참여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내일(18일) 최고위원회에서 당론으로 추인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 하는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것)”이라며 “의원총회에서는 뜻을 모았다. 그러나 내일 최고위에서 인준받아야 한다. 참석하여 의지를 밝히겠다”고 알렸다. 

15시반 즈음 천정배 민생당 의원(대안신당계)도 기자들에게 “명분으로도 대의로도 우리는 범민주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서. 뒤집어 말하면 수구 기득권 세력의 발원을 저지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실리를 봐도 비례연합당은 민생당이 참여하든 안 하든 뜨게 돼 있다. 거기에 참여하지 않으면 실리에 있어서도 민생당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명분, 실리, 원칙, 실익이든 양면에서 참여해야 한다는 게 개인 생각”이라고 피력했다.

장 원내대표가 결론을 공지했지만 천 의원이 말하는 의총 분위기는 백가쟁명에 가까웠다.

천 의원은 “의원들께서 이런 저런 두서없다는 말은 이상하지만 회의를 정식 절차에 따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 저리 뭐랄까 브레인스토밍이랄까. 당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있고 비상한 상황이란 것은 다 의원들이 공통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헤쳐나갈 방안에 대해 자유롭게 브레인스토밍 했다고 느꼈다. (연합정당에 대한) 의견 분포 부분은 내가 옮길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직전에 실질적 소속이 바른미래당이었던 의원들은 5명(김동철·주승용·박주선·최도자·채이배)이 있지만 박주선 의원을 제외하고는 연합정당에 반대하는 기류는 별로 감지되지 않는다. 오직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와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만 강력한 반대 입장이다. 손 전 대표 추천으로 자리에 올랐던 이인희 민생당 최고위원도 반대 의사를 따르고 있다.

그래서 천 의원은 “오늘 의원총회는 계파의 분위기는 아니라고 느꼈다. 굳이 말하면 바른미래당의 비례대표를 제외하고는 오늘 참석자는 바른미래당계 소속은 안 계신 것 같다. 다른 분들도 엄밀히 말하면 바른미래당 활동을 안 하셨지만 이 안에서 계파에 따른 이견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김 대표와 첨예한 갈등을 맺고 있는 박주현 민생당 공동대표도 14시에 열린 의총에서 “민주당이 비례 의석을 포기하고 비례민주당 만드는 것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정치개혁연합(하승수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의 연합정당 추진체)의 요청에 민주당이 응하는 방식으로 비례민주연합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소수당들은 박근혜 탄핵 세력이 부활하는 것을 막겠다는 명분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민생당은 2가지(소수당 원내 진출) 목적 이외에도 이 연합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례민주연합이 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의 비례 전문 공식 위성정당)과 같은 방식이 되지 않도록 민주당이 아닌 선거제 개혁에 앞장 섰던 세력들이 선거연합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만의 적극적인 목표 하에 참여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한편, 범진보진영 연합정당 참여 현황은 ‘시민을위하여’에 △민주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이 있고 ‘정치개혁연합’에 △민중당 △미래당 △녹색당 등이 있다. 두 플랫폼 정당에 8당이 모여있는데 민생당까지 합류하면 9당이 되고 이제 정의당만 독자 행보를 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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