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당 종북 논리로 배제
품을 넓히지 못 해
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도 비판
연합정당 현황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비례 연합정당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자기 말을 잘 듣는 플랫폼을 고르고 맘에 안 드는 정당을 핀셋 배제를 하고 있는 것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전날(17일)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녹색당의 성소수자 후보와 민중당을 겨냥해 함께 할 수 없다는 식으로 상처되는 발언(이념이나 성소수자 논쟁을 일으킬 당과 연합 어렵다)을 했다. 

이에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와 만나 “민주당이 한국 정치문화나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그 기준이 너무 안타깝다”며 “대통령 스스로가 평양도 가고 백두산도 가서 김정은 위원장과 손 맞잡고 회담을 하는 이런 열린 시기에 종북 이념은 좀 사실 박근혜 국정농단 세력이 쳐놓은 프레임과 그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국 사태(조국 전 법무부장관) 코로나19 정국을 넘어오면서 민주당이 정말로 자한당(미래통합당) 부활을 막기 위해서 좀 더 한국사회가 진보적이고 개혁적 방향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가기 위해서 폼을 넓혀서 모든 세력과 힘을 합하는 게 필요할텐데”라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그것도 성소수자 문제나 이념 문제야 말로 기존 한국사회의 가장 후진적 영역인데 차별과 혐오의 어떤 상징적인 것을 꺼내들어서 이건 안 된다고 본인들이 먼저 얘기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상규 대표는
이상규 대표는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남북관계가 개선된 시대에도 민주당이 종북 이념 프레임에 빠져 민중당을 배제하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 대표는 민주당에 “그런 벽을 넘어서야 좀 더 열린 사회로 가는 것이 아닌가”라고 주문했다.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6번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자신을 겨냥해 혐오 발언을 한 윤 사무총장에 대해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문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함께 이겨낼 수 있는 존재들 중에 성소수자는 없고 일단 나를 제외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사회적 거리를 나와 얼마나 둬 보시겠는가? 벌써부터 이렇게 친밀하게 손수 언급해주시니 가까운 마음이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쉽지 않다”고 풍자했다.

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도 논평을 내고 “무엇이 소모적인가? 국민 일부가 헌법이 보장한 동등한 권리를 누리지 못 하고 차별에 신음하고 있다. 이게 소모적인 일인가? 우리 당에 성소수자 문제는 불필요한 문제였는가?”라며 △故 김대중 대통령의 국가인권위원회법 제정 △△故 노무현 대통령이 발의한 차별금지법 등을 거론했다. 

이어 “두 대통령이 모두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일을 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으면서 윤 사무총장에게 “성소수자 당원과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즉시 발언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치개혁연합 조성우 공동대표(오른쪽 두번째)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운현하늘빌딩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연합 취지 훼손에 대한 입장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치개혁연합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정치개혁연합(정개연)과 시민을위하여 두 플랫폼 사이에서 민주당은 후자를 택했고 시민을위하여는 더불어시민당(시민당)으로 공식 출범했다. 

민중당은 정개연에 참여하기로 공식화했는데 이 대표는 “(정개연이) 플랫폼 참여를 하는 것으로 그렇게 가닥을 잡을 것 같다”면서도 “이제 선언은 그렇게 할텐데 (민중당이) 그 선언의 결과 실제 어떻게 될지는 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개연이 들어가겠다고 선언을 하는데 이 선언의 구체적인 합의가 된 상태에서 하는 게 아닐 수 있기 때문에 그 협의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형식적으로는 플랫폼 시민을위하여와 하는 것이지만 내용적으로는 민주당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범진보진영 연합정당 참여 현황은 ‘시민당’에 △민주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이 있고 ‘정개연’에 △민중당 △미래당 △녹색당 등이 있다. 두 플랫폼 정당에 8당이 모여있는데 민생당은 내부 계파 갈등이 심각하지만 18일 꾸역꾸역 합류하기로 의결했다. 민생당이 두 플랫폼 중에 어디로 갈지는 아직 미정이다. 

민주당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에 연합정당 협상권을 위임했다. 두 사람은 사실상 자기 입맛에 맞는 조건·의제·후보 등을 간택하기 위해 조국 수호파로 구성된 시민당을 점찍었고 정개연에 대한 비토 여론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정개연은 거세게 반발했고 녹색미래 선거동맹을 결성한 미래당과 녹색당은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고심 중이다. 두 당은 플랫폼으로 정개연이 적합하다는 입장을 보였고 양 원장이 그걸 문제삼고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당은 개문발차를 했다면서 3월27일까지 후보 등록을 완료하기 위해 여러 실무 절차에 돌입했다.

아직 정개연과 시민당의 합당 여지는 남아 있다. 정개연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정개연을 비토하기 위한 마타도어(지분 요구설+선거 이후 독자 행보설)를 멈춰달라면서도 양 원장 교체 후 바로 협상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금 이제 (민주당이) 두 군데 거론했지 않은가. 민중당과 녹색당. 그래서 이것은 아직 협의가 남아 있는 것이다. (22일 예정된 민중당 중앙위원회 통과 여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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