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와 ‘황교안’의 위성정당 주도권 싸움
‘한선교’와 ‘황교안’의 위성정당 주도권 싸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3.19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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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명부 마이웨이
황교안 대표의 여러 대응 시나리오
총선 이후 합당도 난항
한선교 대표의 이탈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한선교 미래한국당(한국당) 대표와 황교안 미래통합당(통합당) 대표 간의 신경전이 심화되고 있다. 황 대표는 모회사의 말을 안 듣는 자회사를 두고 어찌해야 할지 고심 중이다. 

통합당의 공식 위성정당인 한국당이 자기들 맘대로 비례대표 명부를 구성했다. 황 대표는 자신이 꽂으려고 했던 비례대표 후보들을 전부 배제한 한국당 명부를 보고 당황했다. 한 대표와 공병호 한국당 공관위원장 외에 황 대표의 통제 아래 있는 한국당 최고위원들이 급 브레이크를 밟고 최대한 황 대표의 주문서를 밀어넣으려고 했지만 딱 3명 이상(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이종성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만 당선권에 포함됐다.

나름 황 대표는 ‘친황’이라고 생각해서 한 대표를 위성정당의 수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과거 한 대표가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직에 올랐다가 경질당했던 치욕도 있고 막상 꽃놀이패를 쥔 상황에서 자기 세력을 심고 싶은 야심이 들었을 수도 있다. 노골적인 샅바싸움 속 비례정당의 향방이 어찌될지 안갯속이다.

통합당과 한국당의 관계는 위수탁 관계다. 허나 특이한 게 위탁자가 요청한 주문 행위 자체가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게 아니고 수탁자의 횡령배임이 성립되는 것도 아니다. 오직 정치적 계약관계다. 선거법상 별개 정당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황 대표가 한 대표의 공천 행위에 강제력을 행사할 수도 없다. 

오직 거대 정당 통합당의 공식 인증 마크를 붙였던 걸 떼는 것으로 협박하는 카드밖에 없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주문서대로 비례대표 명부를 구성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황 대표는 1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는 약속”이라는 것과 “단호한 결단”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한 대표에게 보냈다. 

황 대표의 주문서를 약속이라 여기고 이행하라는 것이다. 한 대표가 계속 말을 안 들으면 ①한국당 내 선거인단을 통해 비례대표 명부를 부결시키거나 ②다른 위성정당을 만들 수도 있다는 2가지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최후 통첩의 의미다.

②과 관련 구 자유한국당 당명은 아직 살아 있다. 통합당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용으로 재빠르게 자유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 설립 절차를 완료해놨다. 

한 대표가 아바타처럼 해주는 것이 가장 순조로운 플랜A였다면 ①은 플랜B다. ①은 바로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당 다른 최고위원들은 1차 명부 추인을 거부했고 한 대표와 공 위원장에게 강력 항의한 바 있다. 100명의 한국당 선거인단도 이들처럼 황 대표의 오더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서 고작 3명 이상만 조정한 2차 명부에 대해 부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공 위원장은 19일 아침 라디오에 출연해 부결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부결이 된다면 그 이후에는 한 대표가 사퇴 압박을 강하게 받을 것인데 만약 한 대표가 버티면 그때 플랜C로서 ②이 진행될 수 있다. 

사실 하나의 정당 안에서도 수많은 이해관계가 존재해서 똘똘 뭉치기가 불가능에 가까운데 위성정당의 독자화를 대비하지 않은 황 대표의 아마추어리즘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즉 ①②이 가능하려면 통합당 파견 인사들이 말을 잘 들어줘야 한다. 여기서 또 이탈이 나올 수도 있다. 한 대표는 선거인단이나 다른 최고위원들을 설득해서 한 살림 차려보자고 어필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일단 한국당 일부 당원들은 명부가 위법하다면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하지만 위성정당 자체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허점을 노린 꼼수 행위라 법원이 이를 인용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치적 행위로서 한 대표 압박용으로 해석된다. 

① 완료 이후 ②으로 겁을 주면서 3월27일 후보 등록 마감일 전까지 황 대표의 주문서대로 명부를 다시 짜라고 압박하는 시나리오가 지금으로선 유력해 보인다.

황 대표는 한 대표의 돌출 행동으로 고심이 깊다. (사진=연합뉴스)

그 다음 상황도 문제다.

통합당은 지역구 당선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연동형 의석을 확보하기 힘들지만 ③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낼 수도 있다. 정리하면 황 대표는 ①②③ 카드를 쥐고 최대한 한 대표를 길들이고 압박해야 한다. 이 작업이 실패하면 총선 이후 두 당의 합당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가 상당한 비례대표 당선자를 보유한 상태에서 무리한 지분 조건을 내세우고 충족되지 않으면 합당 불가를 천명하고 독자화로 갈 수도 있다. 

한편, 공 위원장은 이날 아침 방송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기존 명부에서 황 대표 인사) 4명을 조정한다”며 “득표 차원에서 그분들은 저희가 놓쳤던 부분이기 때문에 수정보완하기로 전원 합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 위원장은 △윤주경 전 관장(윤봉길 의사 손녀) 3번 재배치 △이종성 전 사무총장 △최승재 회장 등 총 3명을 당선권으로 재배치했고 여기서 1명 정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의 주문서는 ‘5명 이상 전면 재배치’인데 4명 교체로 버티는 한 대표와 공 위원장의 샅바싸움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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