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또 너야’, “꽃대 나온 얼갈이는 어쩌라고”
‘코로나 또 너야’, “꽃대 나온 얼갈이는 어쩌라고”
  • 신현지 기자
  • 승인 2020.03.19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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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용 친환경재배 농가, 개학 연기에 시름 깊어져
피해 예상액...120억원으로 늘어
코로나 확산 공포에 개학이 4월로 미뤄지면서, 급식용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사진=신현지 기자)
코로나17 확산에 전국의 학교가 개학이 4월로 미뤄지면서, 급식용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침체가 지속된 축산농가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여파에 수출길이 막힌 특용작물재배농가도 상황은 마찬가지. 코로나 확산 공포에 개학이 4월로 미뤄지면서, 급식용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의 피해도 불가피해졌다.

전남에서 적양 배추를 생산하는 김OO씨, 그는 올해 중국에 수출하기로 했지만 수출길이 막혀 전량을 폐기해야 할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씨가 재배하는 적양 배추는 신품종 배추로 쌈이나 물김치, 수프 등 식자재에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일반 배추와는 달리 가격이 높다.

특히 안토시아닌 성분 함유로 시력 보호나 노화방지, 당뇨병 예방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중국에서 인기가 많다. 김 씨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라남도와 지역의 기업에서는 적양배추 농가들을 돕기 위한 긴급 지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에서 딸기재배로 수입을 올리는 서지희 씨, “따뜻한 겨울날씨 탓에 딸기작황이 나쁜데다 코로나까지 겹쳐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하소연 했다. 코로나 사태가 악화되기 전인 지난 2월, 2kg 기준의 상품이 2만2000원, 중품 1만7000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상품 1만7000원, 중품 1만3000원으로 25%가량 가격이 하락했다. 이들 농가들 역시 수출길이 막힌 여파가 급락을 가져왔다.

지난해 신선딸기 수출액 상위 5개국(홍콩·싱가포르·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모두 차질을 빚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 운임료는 베트남의 경우 대한항공의 여객·화물기 운임료가 1㎏당 1450원이었으나 6일부터 호찌민 3500원, 하노이는 2500원으로 변경됐다. 아시아나항공도 운임료를 인상했고, 베트남항공은 아예 모든 항공편을 끊었다.

NH농협무역 관계자는 “지난 6일부터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로 가는 항공편이 급감하고 기존 항공편도 결항되면서 기본 운임료보다 약 3배 높은 비용을 지불해도 다른 항공기의 스페이스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또 주요 수출국에서 한국산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수출업체에 의존하는 생산농가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딸기 수출통합조직의 관계자는 “수출길이 막힌 딸기를 정부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딸기 수출업체들이 줄도산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학교의 친환경재배 농가들은 교육부의 4월 개학 연기 소식에 지난 겨우 내내 키운 비닐하우스 안의 얼갈이배추를 몽땅 뽑아냈다. 도매상에 헐값에라도 내놓기 위해서였다. 얼갈이 농가의 윤OO씨는 “급식용 채소류의 계약으로 개학하기만을 기다렸는데 또 다시 연기 소식을 들으니 억장이 무너진다. 얼갈이는 꽃대가 나오면 먹을 수가 없다. 벌써 꽃대가 나오기 시작했다. 더는 기다릴 수 없어 뽑기로 했다.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운 현실에서 코로나가 너무 원망스럽다.” 라고 한숨을 터트렸다. 

학교 급식용 깻잎  농가와 근대 농가도 상황은 마찬가지. 강원도의 급식용 감자농가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이들 농가들도 개학날만 기다리다 상품가치가 떨어져 결국은 전량 폐기처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하소연 했다. 이 가운데 깻잎 농가 윤씨는 “그동안 개학날을 기다리며  성장속도를 늦추려고 싹을 잘라내기도 했는데 이제 더는 방법이 없다. 뽑아 헐값이라도 팔려나가면 그나마 다행이고 그것도 안 되면 거름으로 사용할밖에 없다.”라고 울상을 지었다.

급식용 우유를 공급하고 있는 축산농가도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개학을 총 3차례 연기하면서 남는 우유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우유납품업체들이 깊은 고심에 빠지면서 그 여파가 축산농가에도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낙농업계에 따르면 원유 재고량은 현재 1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급식우유 시장의 30%를 담당하고 있는 남양유업은 우유에서 지방을 제거해 건조시킨 탈지분유 제조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멸균유와 탈지분유는 포장 단가와 가공처리 비용이 냉장우유보다 비싸기 때문에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고 했다. 급식우유 시장의 50%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우유는“유통기한이 짧은 냉장우유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 멸균 우유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난12일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업계가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원유폐기 등 큰 혼란이 예상된다.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 원유수매, 분유가공시설 관련 긴급 시설자금 지원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농식품부는 코로나19 관련 낙농산업 안정화 방안을 조기에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급식용 친환경 농산물재배 농가의 깊어지는 시름에 각 지역에서는 이들 농가를 돕기 위한 농산물 직거래장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아산시에 따르면 아산친환경학교급식생산자연합회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고교 4만7000여 학생들에게 1주일 1톤 분량의 야채를 공급해 왔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비상이 걸리자 이 지역의 주민들이 친환경야채꾸러미 공동구매 운동을 2차례 펼쳤다. 또한 이 지역의 시청과 교육청 공무원들도 십시일반 구매로 코로나 사태의 어려움을 함께 동참했다.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에 따르면 이달에만 급식용으로 묶어 둔 농산물은 812.5t, 당초 62억원이었던 피해 예상액은, 개학이 추가로 미뤄지며 120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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