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 출하량 매년 빠르게 축소
진화 거듭하는 ‘스마트폰 카메라’…어디까지 진화하나?

스마트폰 카메라 최고 사양의 갤럭시 S20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최고 사양의 갤럭시 S20 (사진=삼성전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2000년대를 접어들며 황금기를 누렸던 디지털 카메라 시장도 옛날 얘기가 됐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발전을 거듭하며 미러리스, DSLR 중심의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급격히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 카메라는 다양한 앱과 소프트웨어(SW) 연계로 사용자들에게 간편하고 매력적인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데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디지털 카메라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핸드폰 음악 플레이어에 밀려 시장에서 종적을 감춘 MP3 플레이어처럼 디지털 카메라의 시대가 저무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예측도 있다.

디지털 카메라 출하량 매년 빠르게 축소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디지털 카메라 출하량은 2010년 1억2146만대로 정점을 찍었고, 2013년 절반 수준인 6284만대, 2018년에는 1942만대로 해가 지날수록 해가 갈수록 고꾸라졌다.
 
지난해에도 이 같은 추이가 계속됐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디지털 카메라 출하량은 2019년 10월 기준 147만대를 기록했다. 2017년 10월 기준 225만대에서 2018년 같은달 178만대에서 연간 30만~40만대씩 줄어든 것이다.

2019년 1~10월 누적 출하량은 1273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642만대)보다 22.4% 감소했다.

아울러 일본 카메라 제조업체들의 발표에 따르면, 캐논은 지난해 12월 실적 전망을 430억엔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3% 감소한 액수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9.9%인 122억 엔이 감소한 508억 엔으로 전망했다.

니콘은 2020년 3월 실적 전망에서 카메라 사업 매출 전망을 250억 엔 하향 조정한 2350억 엔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20.%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220억엔 하향 조정해 100억엔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카메라 업계는 액션캠, 개인 방송용 카메라, 의료기기 카메라로 방향을 틀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촬영 등 특수한 용도를 제외하고 일반 B2C 시장에서는 DSLR 등 전문가용 카메라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인해 점점 더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콘, 캐논, 소니, 올림푸스 디지털 카메라 (사진=각 사)
니콘, 캐논, 소니, 올림푸스 디지털 카메라 (사진=각 사)

진화 거듭하는 ‘스마트폰 카메라’…어디까지 진화하나?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은 단기간에 빠른 진화를 거듭했다. 10년 전 500만 화소에 비하면 20배 이상 성능이 향상된 것이다.

갤럭시 S20은 1200만 화소의 초광각 카메라와 1억800만 화소의 광각 카메라, 4800만 화소의 망원카메라, 4000만 화소의 셀피용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그러면서 1억800만 화소의 광각 카메라 센서는 아이폰11 프로의 1200만화소의 메인 카메라 센서보다 약 2배 정도 크다.

또 아이폰12, 화웨이P40 등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는 4개 이상의 카메라가 탑재됐다. 지난해 아이폰11 프로와 갤럭시S10에 구현된 트리플 카메라에서 렌즈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다.

특히 갤럭시S20의 경우 최고 1억800만 화소의 카메라가 탑재되며 나머지 카메라도 4800만 화소를 지원해 전작 대비 카메라 화소가 크게 개선됐다. 10년 전 출시된 갤럭시S1의 후면 카메라는 1개였고, 500만 화소였다.

이처럼 스마트폰이 디지털 카메라의 완벽한 대체재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공유하는 소비 패턴에 따른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카메라 화소나 갯수를 크게 늘려 스마트폰 교체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 습관 변화도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 향상과 맥을 같이 한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사진과 동영상, 라이브 방송 등으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디지털 카메라처럼 깊이있는 사진, 보다 선명한 동영상 품질을 구현해내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성장이 둔화되자 제조사들은 카메라 성능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디스플레이 크기나 스마트폰의 외형으로 스마트폰을 차별화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9년 3분기 기준 3억5560만대로 지난해보다 0.8% 증가하는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장을 카메라 제조사의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 개선은 화소나 갯수 외에도 이미지 센서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니와 라이카 등 기존 카메라 제조사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과 이미지센서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과 화웨이에 이미지센서를 제공하는 소니의 이미지센서의 세계 점유율은 5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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