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위성정당화
연합정당 흐름 붕괴
미래당 회의적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원외에서 연합정당 테이블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미래당이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위성정당으로 전락한 ‘더불어시민당(시민당)’에 대해 해산을 촉구했다.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오피스 공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2주간 제 정당 및 시민사회와의 교섭에 최선을 다했으나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입장문을 낭독했다.
오 대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사과하라”며 “민주당은 마치 연합정당 통합과 소수정당과의 추가 교섭을 하는 것처럼 언론에 밝혔으나 실제로는 시민당을 사실상 내정한 채 일방적인 위성정당 만들기에만 전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래통합당이 대놓고 만들었던 위성정당(미래한국당)과 민주당이 아닌척 만들고 있는 위성정당은 강도짓과 도둑질의 비유에 다름 아닌 국민 기만의 행태”라고 피력했다.
무엇보다 하승수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2월말 띄운 연합정당론에 대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나섰던 미래당의 행보에 대해 오 대표는 “선거연합의 취지를 살리지 못 하고 또 다른 기득권 위성정당이 만들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깊은 사과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소수당 원내 진출과 다당제의 촉진 그리고 보수세력 견제를 위한 길이라는 이유를 들어 (미래당 당원들이 당원총투표를 통해) 선거연합 참여를 지지해주셨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 했다. 현실 정치의 냉혹함을 절감한다”고 고백했다.
미래당은 녹색당과 ‘녹색미래 선거동맹’을 결성했다. 녹색당은 전당원투표를 통해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다가 민주당의 행태로 인해 철회를 공식화한 바 있다. 다만 미래당은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는 데에 집중하겠다면서 아직 철회 방침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현실적으로 시민당이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했고 각 참여 정당으로부터 후보 파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저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래당이 다른 형태의 연합정당의 길을 모색할지도 미지수다.
관련 질문을 받고 오 대표는 “저희의 핵심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연합정당에 참여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현재 21대 국회를 구성하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런 위성정당의 형태로 전개되는 정치권의 행보는 심각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저희도 선거법 개정에 함께 했던 추진 주체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그냥 참여를 안 한다는 입장이 아니라 이것이 바로 잡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그런 입장”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다른 형태의 연합정당 논의는 실제 정치개혁연합(하 전 위원장의 연합정당 추진체)이나 다른 여러 정당들에서 제안이 있긴 한데 위성정당을 막는 게 우선인 것 같다”며 “녹색당과의 선거연대는 필요에 따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선거 연합정당의 형태로 추진하는 것은 한계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은 추후에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자간담회 직후 오 대표와 별도로 만나 대화를 나눠본 결과 미래당은 현 정국에 대해 △사실상 새로운 연합정당의 판이 구성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정치개혁연합과 민생당 등에서 민주당없는 제3지대 연합정당 구성 제안을 받고 있으나 응하기 어렵고 △시민당에 참여한 원외 4당 중 시대전환과 기본소득당도 민주당의 뒷통수를 맞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