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슈퍼주총위크…코로나19로 인한 주총 환경 변화도
‘한진칼 경영분쟁’ 등 주총시즌 주요 관전포인트
‘신사업’‧‘새 인물’ 키워드 눈길 끄는 유통업계

현대자동차 주주총회 전경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주주총회 전경 (사진=현대차)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국내 상장사 1523곳이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슈퍼 주총 위크’가 오늘(23일) 시작 됐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진칼을 비롯한 많은 기업의 사내외 이사들이 바뀌면서 국내 경영 환경의 새로운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등 주요 유통기업들도 이번 주에 주총을 열어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변경, 사내외이사 선임 등을 승인 받을 예정이며 이마트와 BGF 리테일 등은 먹거리를 찾아 이색 신사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주 슈퍼주총위크…코로나19로 인한 주총 환경 변화도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3일부터 28일까지 정기 주주총회를 여는 상장사는 총 1523개 사로, 이 가운데 27일 정기 주총을 여는 상장사만 총 670개 사에 달한다.

23일에는 한화시스템 등 134개 사가 주총을 열고 24일에는 기아자동차 등 356개 사 주총이 예정 돼있다. 또 25일에는 카카오 등 194개 사, 26일에는 LG전자 등 168개사의 정기 주총이 열린다.

27일에는 전체 상장사의 4분의 1에 달하는 670개 사가 주총을 준비하면서 ‘슈퍼 주총데이’가 될 전망이다. 한진칼을 비롯해 LG, GS, 롯데지주, 포스코, 네이버, 아시아나항공, 셀트리온 등도 이날 주총을 연다. 28일에는 비에이치아이가 주총을 개최한다.

또 올해 주주총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주주총회 환경 변화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대부분 기업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외에도 대대적인 소독 작업, 열화상카메라를 통한 참석자 체온 확인, 자리 띄어 앉기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자투표제 도입 역시 자연스레 늘고 있는 분위기다. 전자투표제는 주주들이 주총 현장에 참석하지 않고도 온라인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는 제도로, 감염 예상 차원 '비대면 참여'의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삼성전자, CJ, 현대백화점, KT 등 기업이 올해 주총을 앞두고 전자투표제 도입 및 확대를 알렸다. 일부 기업은 주총을 실시간 동영상으로 온라인 생중계할 계획이다.

한진그룹 본사 (사진=중앙뉴스 DB)
한진그룹 본사 (사진=중앙뉴스 DB)

‘한진칼 경영분쟁’ 등 주총시즌 주요 관전포인트

이번 주총 시즌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은 한진칼이다. 27일 주총을 개최하는 한진칼은 남매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하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7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해 주총에서 표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은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등은 조원태 회장 연임에 찬성을 권고했다. 문제는 이번 주총에서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향후 임시주총 등을 통해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진칼에 비해 관심도는 떨어지지만 주요 대기업들이 이번 주총을 통해 향후 경영방향과 경영진 등을 새로 설정한다.

우선 현대차는 사업 목적에 모빌리티 등 '기타 이동 수단' 항목을 추가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 변화를 예고했다.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LG전자 CEO가 된 권봉석 사장은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롯데지주 역시 신동빈 회장의 재선임 안건 외 그룹 2인자 황각규 부회장의 재선임 안건과 송용덕 부회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다룬다.

대림그룹의 경우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을 포기한 가운데 이사회에서 당초 전문경영인 체제를 논의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에는 안건에 오르지 않으며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이마트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이마트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신사업’‧‘새 인물’ 키워드 눈길 끄는 유통업계

올해 유통가 주총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오너가 2·3세들의 경영권 승계와 먹거리를 찾아 나선 기업들의 이색 신규 사업추진 등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창욱 대상 명예회장의 차녀 임상민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임 전무는 이미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이번 사내이사 선임은 승계작업의 하나로 읽힌다. 임 전무는 현재 대상 전략담당 중역을 맡고 있다.

대상은 "임 전무가 회사 내 풍부한 실무경험과 회사와 경영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대상의 전략기획 수립 및 운영의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BGF리테일도 오는 25일 주총을 열고 홍석조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를 BGF리테일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지난해 10월 BGF는 당시 전략부문장이었던 홍정국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홍 대표는 과거 BGF리테일의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으나 BGF리테일이 분사되면서 현재 BGF리테일에서는 직책을 맡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 이사 선임으로 BGF리테일의 다양한 업무에 관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그룹의 지주회사인 BGF의 2대 주주로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BGF는 "홍 대표가 경영전략 및 재무 분야 전문가로 BGF리테일의 전략기획, 경영전략 부문의 중역으로 재직하며 탁월한 분석력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주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통기업들은 유통업 외 다양한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할 예정이다. 신사업을 통해 기존 유통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쇼핑은 27일 열리는 이번 주총에서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주택건설사업'과 '전자금융업'을 정관에 추가할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슈퍼 첨단점(광주) 부지를 재개발하면서 주택건설사업이 사업 목적에 추가됐다"며 "전자금융업은 이머커스 전자거래를 위해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슈퍼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첨단지구에서 39층 규모 주상복합 건축 사업(힐스테이트 첨단)을 시행사업을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이 마트·슈퍼·백화점 등 점포 700여 개 중 200여 개를 정리할 계획이어서 폐점 점포 유휴 부지 개발 사업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25일 열리는 주총에서 '전기차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 신사업 및 전기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이미 전국 115개 점포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했지만 현재 협력업체를 통해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사업 목적을 추가한 만큼 자체 사업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신세계I&C는 신세계그룹 간편결제서비스인 SSG페이를 SSG닷컴에 양도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식료품 제조업' '화학제품 제조업' '손 세정제 등 의약외품 제조·판매업'을 정관에 추가한다.

BGF리테일은 '태양력 발전업' '의약품, 의료용품, 의료기기 도·소매업' '브랜드 및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의 관리 및 라이센스업' '지식, 정보 등 무형자산의 판매 및 용역사업' '시장조사 및 경영자문업' 등 총 8개 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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