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 유럽 이어 인도 공장 생산 중단
삼성전자, 인도 이어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 생산 중단
LG전자, 오스트리아‧인도 생산법인 가동 중단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 (사진=현대자동차)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 (사진=현대자동차)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코로나19 확산은 세계 공장까지 멈추고 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생산기지 ‘셧다운(가동중지)’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인도로 번졌다. 이 가운데 남미의 브라질 까지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삼성전자 브라질 생산 공장 일부가 멈추게 됐다.

생산 차질을 빚는 업종도 자동차를 시작으로 가전, 철강, 반도체로 확산되는 중이다. 특히 방역을 위한 이동 제한으로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GVC)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미국 유럽 이어 인도 공장 생산 중단

현대자동차가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인도 첸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미국, 유럽 공장의 가동을 멈춘데 이어 전세계적으로 현대차의 공장 '셧다운'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오는 31일까지 첸나이를 비롯해 75개 도시에 대해 병원, 관공서, 식료품 등 필수 업종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의 운영을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현대차도 첸나이 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첸나이 1·2공장의 연산 규모는 약 70만대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 정부의 방침을 준수하고 임직원 안전 보호를 위해 이달 말까지 인도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공장은 이번 인도 당국의 조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아차는 임직원 안전 등을 고려해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안드라프라데시 공장은 연간 30만대를 생산한다.

한편, 현대·기아차의 미국과 유럽 공장 가동도 멈춘 상태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18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기아차도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을 19일부터 멈췄다. 현대·기아차 미국 공장은 오는 31일까지 중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대차 체코공장, 기아차 슬로바이카 공장도 2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주간 가동을 멈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체코, 슬로바키아 정부의 방침에 적극 동참하고 직원들의 안전과 코로나19 확산 방지, 국경 폐쇄로 인한 물류 영향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인도 이어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 생산 중단

삼성전자는 23일 “인도 주정부 지침에 따라 노이다 공장을 이날부터 25일까지 가동 중단한다”고 밝혔다. 노이다 공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공장 중 최대 규모인 연간 1억2000만대를 생산한다.

노이다가 위치한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는 25일까지 전 사업장 폐쇄를 명령했다. 가전을 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 인도 첸나이 공장도 23~31일 가동을 중단했다. 임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브라질 내 일부 생산 공장의 가동을 멈춘다. 삼성전자는 브라질에서 코로나19가 급속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29일까지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공장의 가동을 선제적으로 중단한다. 삼성전자는 마나우스 공장에 대대적인 방역 작업을 실시하고 재가동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앞서 지난 1월 설 명절 기간에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과 마나우스 공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브라질에서 마나우스 외에도 남동부 상파울루주 캄피나스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캄피나스 공장은 정상 가동중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상파울루에 있는 중남미 총괄 법인과 브라질 판매 법인은 이날부터 전 직원이 재택 근무에 들어갔다.

다만 현재 브라질(이날 오전 9시 기준 확진 환자 904명, 사망자 11명)에서 코로나19가 급속 확산세를 보이면서 최악의 경우 캄파나스 공장도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실상 브라질 내 생산이 전면 중단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브라질 출장을 다녀온 국내 삼성전자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구미2사업장 무선사업부 직원으로, 이에 따라 구미사업장에서는 지금까지 모두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해당 확진자는 출장 복귀 직후 바로 자택 대기중이어서 사업장 추가 폐쇄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트리아 ZKW 생산공장 (사진=LG전자)
오스트리아 ZKW 생산공장 (사진=LG전자)

LG전자, 오스트리아‧인도 생산법인 가동 중단

LG전자 역시 글로벌 현지 공장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생산시설 셧다운 영향권에 들어갔다.

LG전자의 차량전장 자회사 ZKW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스트리아 공장 생산량 감축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ZKW는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스트리아 비젤버그, 하그, 디타크 공장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ZKW CEO 올리버 슈베르트는 생산 중단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회사는 단축 근무와 재택근무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에 따르면 ZKW는 주요 공급사의 차량 생산계획에 따라 부품 생산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있으며 오스트리아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지 생산량을 추가 조정했다.

오스트리아 비젤버그에 본사를 두고 있는 ZKW는 LG전자가 지난 2018년 인수한 자동차용 조명업체로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ZKW는 고객사 운영 상황과 정부 지침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고, 글로벌 태스크포스(TF)와 긴밀하게 협력해 신속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LG전자도 인도의 노이다와 푸네에 위치한 생산법인을 3월 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LG전자는 노이다, 푸네 등 지역에 냉장고·TV 가전제품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휴대폰의 경우 W 시리즈 등 제조사개발생산(ODM) 방식을 활용한 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인도에 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인도 노이다와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있는 생산법인을 이달 말까지 가동 중단한다. 마하라슈트라주는 오는 31일까지 이동 제한 명령을 내렸다. 노이다 공장과 푸네 공장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푸네 공장에서는 스마트폰도 일부 생산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슬로바키아 TV 공장을 일주일간 가동 중단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지 주정부의 긴급명령이 발동돼 이달말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게 됐다”라며 “일단 4월 1일 생산재개를 계획하고 있지만, 당시의 여건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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