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대담 ④법률] “아동 성착취물 보고 똑같이 저지를 가능성 높아”
[N번방 대담 ④법률] “아동 성착취물 보고 똑같이 저지를 가능성 높아”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3.30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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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착취물 처벌 강화
보는 것만으로도 처벌해야
그루밍 성폭력
음란물이란 표현 
신상공개
피해자 보호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사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전에도 디지털 성범죄들(소라넷·웹하드 카르텔·다크웹)이 발생했고 일반 성범죄 사건들도 △광주 인화학교 ‘도가니’ 사건(2000~2005년) △밀양 집단성폭행 사건(2004년) △강남역 살인사건(2016년) △미투 정국(2018년) △신림동 사건(2019년) 등 끊임없이 벌어졌다. 하지만 법의 발전은 항상 부족하고 더디다.

3월27일 오전 10시 국회 주변 카페에서 열린 N번방 대담에 정은혜 더불어시민당 의원, 손솔 민중당 인권위원장, 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가 참여했다.

대담은 70분 가량 진행됐다. (사진=민중당 당직자 촬영)

정 의원은 “미국과 유럽 사례를 찾아봤는데 외국은 아동 성착취물을 갖고 있는 것 뿐만이 아니라 보는 것(스트리밍) 자체가 범죄”라며 “그게 범죄인 이유가 뭐냐면 그런 영상을 보고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를 것이고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점과 철학이) 완전 다르다. 아동이 성착취 영상의 대상이 되면 스스로 자기가 이게 뭔지 모르고 하는 것이다. 아동이 성과 관련된 영상을 찍었다는 것은 반드시 강요가 개입된 것이고 어른들의 계획된 영상이기 때문에 거기에 범죄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모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처벌을 강화해야 하는데 디지털 성범죄는 처벌 규정이 너무 약하다”며 “전에는 합성 사진 정도였다가 이제는 딥페이크 동영상이 나오고 곧 있으면 AI나 더 기술이 발달하면 제도가 못 따라간다. 원천 차단을 할 수 없게 된다. 법을 만들 때 단편적으로 보지 말고 광범위하고 근본적으로 보고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N번방 사건 속 가해자들은 성폭행의 고의를 갖고 있었다. 그에 맞게 법률을 성안해야 한다.

손 위원장은 “그루밍 성폭력에 대한 규정이 좀 생겨야 할 것 같은데 그 대화 내용 중에 이게 진짜 그루밍이지 그루밍 정말 잘 됐다는 대목이 있다”며 “그루밍 성폭력 처벌법의 핵심은 아동청소년에 대해서 성적 대화나 행위를 시도하는 것 자체부터 처벌하는 것이다. 가해자들은 보통 먼저 말을 건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손 위원장은 “일단 지금은 책임을 방기한 사람들의 반성과 성찰이 중요한 것 같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가리지 않고 그런 곳에서 자기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뭔가 내놓아야 한다. 공론화는 이미 시민들 사이에서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플랫폼도 워낙 많다”고 환기했다.

이어 “단순히 처벌과 교육 말고 하나 더 하고 싶은 것은 사실 성폭력법이나 여러 법률에 음란물이란 표현을 쓰는 것은 이것이 뭔가 음란한 행위, 음란한 영상 이렇게 다뤄지는 것 자체가 법이 성 엄숙주의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며 “다 관점 전환을 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이 성폭력 사건을 보는 프레임을 다 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민중당 당직자 촬영)
정은혜 의원은 아동 성착취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민중당 당직자 촬영)

정 의원: 이번에 대정부 질문 때 추미애 법무부장관에게 한 이야기인데 미국은 몇 분이면 보스턴 어느 지역에 성범죄자 누가 살고 있는지 다 나온다. 얼굴도 되게 크게 나와 있어서 확실히 볼 수 있고 무슨 범죄를 몇번을 언제 어떻게 했는지 쫙 나와 있다. 우리나라는 내가 아이를 키우니까 여성가족부에서 우편이 온다. 얼굴도 잘 안 보이고 흑백으로 전신샷이라 정확히 인지할 수 없다. 여성가족부에서 오는 우편은 보고 싶지도 않다. 우리 딸이 어리지만 유치원 아이처럼 크면 그걸 스스로 볼 수도 있다. 우리가 또 웃긴 게 뭐냐면 부산으로 이사를 갈 것이다. 성범죄자가 최대한 없는 지역으로 가고 싶지만 조회가 안 된다. 부산 사람이 아니라서. 그니까 이게 어디서나 누구든 조회할 수 있는 미국 시스템을 추 장관이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손 위원장: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이유는 이 사회가 그런 범죄를 중대하게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그러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신상공개를 누구든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처벌이 되고 징역을 살고 나와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처벌 시스템이 이 사람을 바꾸는 교화 시스템으로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국민들이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이런 신상공개를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엄벌형 처벌이자 분노형 처벌인데 다 공개해야 한다고 그러긴 하는데. 

김 대표: 심지어 사형 집행까지 나왔다. 

손 위원장: 부작용도 있다.

(사진=민중당 당직자 촬영)
손솔 위원장은 누구보다 N번방 사건에 분노하고 행동하고 있지만 신상공개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 책임 방기의 측면이 있어서 무조건 많이 공개한다고 능사는 아니라고 말했다. (사진=민중당 당직자 촬영)

정 의원: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하는 게 특히 아동 관련된 범죄는 반복적으로 성범죄를 하게 된다. 절도도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 아동 성범죄는 한 번만 저지른 사람이 없다. 지속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피할 수가 있어야 한다. 내 이웃에 누가 살고 있으면 피할 수 있어야 한다. 무조건 다 공개는 아니고 중형이나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공개해야 한다.

김 대표: 코로나19로 동선 공개를 많이 했는데 방역 시스템과 맞물려 안정감이 들어야 사람들이 안심하는 것 같다. 반면 공개도 미비하게 하면서 시스템도 안 갖춰지는 느낌이 들면 불안하다. 

정 의원: 지금 (코로나 방역에서) 미국이 그러고 있다. 

김 대표: 개인에 대한 신상은 나는 좀 믿을 수 있을 만큼 오픈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범죄도 줄어들 것 같다. 내가 이런 범죄를 저지르면 사회적으로 정말 매장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다. 

손 위원장: 신상공개로 표출되는 불안감이 있다고 보는 것이고 신상공개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신상공개를 할 정도의 책임을 경찰이나 검찰이나 법원이 져야 한다. 신상공개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다. 이 사람이 쓰레기니 알아서 피해달라는 형식이다. 너네 옆집에 누가 살고 있다는 사실만 알리는 게 아니라 누가 있는데 우리가 지금 보호감찰 중이다. 그 정도 시스템까지 같이 가야 한다. 

정 의원: 조두순도 나오면 전자발찌 차고 그냥 피해자가 있는 곳으로 갈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조두순이 어디로 갔는지 그것만 보고 있다. 

김 대표: 성범죄 전과자를 추후에 관리하고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소희 대표는 (사진=민중당 당직자 촬영)
김소희 대표는 피해자 보호에 관하여 법무부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전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민중당 당직자 촬영)

사실 사건이 이렇게 이슈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과 법률 보완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보호도 무척 중요하다.

김 대표는 “야동 사이트에는 이미 ㅂㅅㅂ방(조주빈의 박사방) 자료 구한다는 요청글로 도배됐다고도 한다”고 말했고 정 의원은 “(이런 걸 방지해야 할) 여가부도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원래 여가부에서 그런 걸 하려고 하면 인력과 예산이 항상 부족하다고 한다”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피해자 보호조치를 어떻게 하고 있다까지는 언론에 잘 나오지 않아서 마음 속에서 엄청 우려를 하는데 피해자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다”며 “검경이 의지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할 것이라고 보고 그렇게 믿고 싶다. 그 영상이나 기록 삭제를 시민단체에서 많이 하고 있다. 영상이 재유출되는 것을 막고 그걸 삭제하는 조치를 공공기관에서 바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범죄 피해자들은 숨고 감추기 마련이다.

손 위원장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구청에 가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한다. 진짜 실제로 알려줘야 정부가 이렇게 하겠다고 했을 때 찾아간 분들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것까지 섬세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어찌보면 피해자 보호나 이런 것을 검경의 파트로 보기 보다는 국가인권위원회나 법무부 쪽에서 지속적으로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범죄자 잘 잡는 것을 검경이 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은 전담 이관 부처가 있거나 그랬으면 좋겠다. 시민단체만 나서서 하는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위원장도 “부처 간의 칸막이를 깨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으면 좋겠다”고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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