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완성차업계 코로나19 타격에 신용등급 낮추거나 하향 조정 예고
현대·기아차 해외 공장 대부분 가동 중단
해외 시장 감소에...현대·기아차 내수에 ‘올인’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사진=중앙뉴스 DB)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사진=중앙뉴스 DB)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라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완성차 업계가 ‘셧다운’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자동차는 신차를 앞세워 국내 공장 가동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사태 장기화 시 현대·기아차마저도 해외 완성차 업계의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거란 시각도 나오고 있다.

세계 완성차업계 코로나19 타격에 신용등급 낮추거나 하향 조정 예고

2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완성차 업체는 앞으로 위기 대비를 이유로 유동성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자동차 회사 신용등급을 대거 낮추거나 하향조정을 예고하면서 급한 불끄기에 나선 것이다.

독일 다임러, BMW, 일본 도요타 등 세계적인 업체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기아차도 무디스의 하향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포드는 작년 무디스에 이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평가에서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 피치도 현금흐름 악화를 우려하며 포드 신용등급을 낮췄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독일 다임러는 최소 100억 유로(약 13조원) 규모 자금 지원에 관해 금융기관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도요타는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미쓰비시UFJ은행에 5000억엔씩, 총 1조엔(약 11조1953억원) 한도 융자를 요청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한도 대출에서 현금을 인출해 이달 말까지 현금 150∼160억 달러(약 18조3000억∼19조5000억원)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5월부터 임원 급여를 20∼50% 줄이고 비핵심 기술직 채용은 동결키로 했다.

서울이 한 토요타 매장 (사진=중앙뉴스 DB)
서울이 한 토요타 매장 (사진=중앙뉴스 DB)

현대·기아차 해외 공장 대부분 가동 중단

현대·기아차도 지난해 생산량 388만대에 달하는 해외 공장이 대부분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 중국도 공장은 열었지만 차 판매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 미국 공장은 가동 중단 일정을 18∼31일에서 한차례 연장해서 4월 13일에 문을 열기로 했다.

현대차 인도, 체코, 터키, 브라질, 러시아와 기아차 미국, 슬로바키아, 인도 공장도 마찬가지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다음달 8∼11일 부활절 연휴에 붙여 2일 가량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기아차는 투자자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수요를 2월 -80%, 3월 -50∼60%로 전망했다. 그래도 3월 3주차에는 영업점이 80% 정도 문을 열었다고 했다. 유럽은 3월 수요 -20% 이상을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에드문즈는 미국 3월 판매가 35%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제네시스 GV80 (사진=현대차그룹)
제네시스 GV80 (사진=현대차그룹)

해외 시장 감소에...현대·기아차 내수에 ‘올인’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내수에 총력을 쏟으며 버티는 중이다. 국내 공장이 정상가동 되고 GV80, 쏘렌토, 아반떼 등 신차가 호평을 받으며 중심을 잡고 있다.

GV80은 계약 3만대를 찍었고 17일 출시한 쏘렌토는 사전계약이 2만6000대에 달했다. 7세대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대가 넘었다. 2015년 6세대 아반떼의 9배 실적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2분기에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몫도 가져올 수 있다. 유럽과 미국산 차가 생산 차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투자자 신뢰 확보에도 나섰다. 주가가 급락하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총 800억 원어치 사들이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기아차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 송호성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하고, 기아차 담당 사장에 임명했다. 4월 초에는 현대차가 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를 하고 코로나19 영향 등에 관해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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