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⑫] “얘들아 컴퓨터에 집중!”...‘순차적 온라인 개학’
[교육⑫] “얘들아 컴퓨터에 집중!”...‘순차적 온라인 개학’
  • 신현지 기자
  • 승인 2020.03.31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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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개학 추가 연기 불가피”
4월9일, 고3·중3부터 온라인 개학 실시
교육부, 원격수업 서버 확충 위해 130억원 예산 편성
4월9일부터 고3과 중3학년을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다 (사진=중앙뉴스DB)
4월9일부터 고3과 중3학년을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다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정부가 오는 6일로 예정된 개학과 관련하여 아직은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내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대책본부회의에서 4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 총리는 “지난주부터 지역사회와 교육계, 학부모들의 다양한 방법으로 귀 기울여 왔다”며 “매일 적지 않은 수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안심하고 등교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해 예정대로 개학하지 못하게 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연간 수업 일수와 입시 일정을 고려할 때 아이들의 학습권을 포기하고 무작정 개학을 연기하기는 쉽지 않다”며 “대안으로 온라인 형태의 개학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모든 아이들에게 단말기와 인터넷 접속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고, 적응기간도 필요할 것으로 보여 이 같은 혼란을 줄이기 위해 준비 상황과 아이들의 수용도를 고려하여 다음주 중반인 4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국무회의를 통해 "개학 추가 연기 불가피하다"며 "온라인 학습에 소외되는 학생들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학사일정 차질과 학습 피해, 부모 돌봄 부담이 커지겠지만 아이들을 감염병으로부터 지켜내고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2020학년도 단계적 온라인 개학 개요 (자료=교육부)
2020학년도 단계적 온라인 개학 개요 (자료=교육부)

이에 교육부는 4월 9일(목)부터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시작으로 일주일 후인 4월 16일(목)에는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및 초등학교 4~6학년이, 4월 20일(월)에는 초등학교 1~3학년 학생 순으로 시차를 두어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의 발표에 일선 학교들은 온라인 형태의 개학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교육당국이 지난 25일 전국 학교 온라인 개학 가능성을 대비해 온라인 수업 시범 운영 학교를 선정하면서 해당 학교들은 당혹스러워했다.

지난 25일 교육청의 시범학교 운영 공문을 받은 학교들이 온라인 시스템을 갖추고  31일부터 정식 수업에 들어갔지만 교사들의 온라인 수업 제작 경험 부족, 온라인 학습기기 부족, 또 스마트폰 데이터 용량이 부족 등을 호소했다.

특히 교육부의 현장수업과 비슷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권장하는 것에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이 같은 쌍방향 수업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었다. 교사들이 개인 신상이 온라인에 노출돼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에 상당수 교사들은 EBS 온라인클래스를 활용한 수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BS 온라인클래스는 교사에  수업을 올려 학생들이 이를 시청하고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교사가 직접 영상물을 올려 학생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교사들은 EBS 온라인클래스수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서울 동대문구의 휘봉고등학교가 교내 교사들에게 희망하는 온라인 수업 형태를 설문한 결과 80% 정도가 EBS 온라인클래스를 답했고 쌍방향 수업은 5%로 그쳤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주 학교에 배포한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에서 원격수업 운영 방식을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교육감·학교장이 인정하는 수업 등 네 가지로 규정했다.

이에 교육부는 원격수업 서버 확충을 위해 130억원 예산을 편성해 시도교육청과 함께 원활한 강의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이 안착되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가 따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김미숙(가명)씨는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온라인 수업이 가능할지 의문이다.”며“단 5분도 집중하지 못할 것이다. 누군가 지키고 봐줘야 그나마 앉아있을 것인데, 그러자면 매일매일 학부모 참관수업이 될 것 같다. 그러니 일하는 엄마애들은 수업이 잘 진행이 될지 염려된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 A씨는 “온라인 수업이면 컴퓨터가 자녀수만큼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있는 가정이 얼마나 되겠냐, 특히 눈이 나쁜 아이들은 종일 보는 컴퓨터에 시력이 더 망가질 것이고 부모가 출근하는 집의 아이들은 아예 책상에 앉아있지도 않을 것이다. 또 스마트폰에 중독이 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우려했다.

반면, 학부모 B씨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개학을 연기한 정부가 잘 한 것이다.”며“수업 공백이 길어져 온라인 수업으로 하겠다는 것인데 반대할 입장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컴퓨터가 없는 아이들은 업체나 학교에서 노트북을 대여형식으로 빌려주거나 정부가 지원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야 온라인 수업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4월 9일 순차적 온라인 개학’ 방침과 관련하여 학부모들의 절반 이상은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개학을 무기한 연기해야 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교육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이 발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지난 양일간 조사에 응답한 학부모 3864명 중 응답자 53.2%(2054명)는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개학을 무기한 미뤄야 한다’고 답했다. 온라인 개학과 관련해선 응답자들의 46.2%(1787명)가 찬성했으며 반대도 44.3%(1712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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