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야심 ·· ‘노욕’인가 ‘대의’인가?
손학규의 야심 ·· ‘노욕’인가 ‘대의’인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3.31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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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2번 내정 죄송
당대표 버티기 
연합정치 개헌 위한 욕심 인정
민생당 초라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1947년생 한국 나이로 74세. 정치인 손학규가 바른미래당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40일만(2월20일)에 다시 돌아왔다. 바른미래당계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가 3개 계파(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중에 당원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강점을 활용해 잘 버텼고 손 전 대표의 복귀를 가능하게 했다. 

손 전 대표는 민생당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손학규 위원장은 민생당의 선거 총 지휘자 역할을 맡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손학규 위원장은 민생당의 선거 총 지휘자 역할을 맡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손 위원장은 3월3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정치를 열어가야 한다는 열망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비례로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노욕보다는 다당제 연합정치를 위한 개헌을 해야겠다는 야심이 있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고 밝혔다.

2018년 지방선거 이후 손 위원장은 바른미래당 당권을 잡고 연합정치와 합의제 민주주의를 설파해왔다. 손 위원장은 하승수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과 만나 선거제도 개혁의 가치에 눈을 뜨고 적대적 대결정치를 바꿔내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분권형 개헌을 적극적으로 밀었다. 2018년 연말 단식으로 선거제도 개혁의 토대를 마련하고 패스트트랙과 필리버스터 정국을 거쳐 준연동형 캡 비례대표제 도입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손 위원장은 “제왕적 대통령제와 거대 양당의 투쟁 정치를 끝내고 경제와 민생을 위한 정치를 열기 위해 제7공화국 개헌을 해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다. 민생당은 총선 후 개헌 논의를 주도할 것”이라며 “재작년 나의 단식을 통해 싹튼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선거법 협상 과정에서 누더기가 됐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도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고 국민의당도 비례대표만 내기로 결정해서 정치 자체가 웃음판이 되어버렸다”고 정리했다.

이어 “정정당당하게 비례대표와 지역구 후보를 다 내놓는 것은 민생당과 정의당 뿐”이라며 “우리는 이념과 진영에 얽매이지 않는 중도실용정당이고 정치구조를 바꿀 게임 체인저다. 민생당에 국민이 힘을 모아줘야 진정한 정치개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손 위원장의 바른미래당 말로는 좋지 않았다. 당권에 도전하는 유승민계, 안철수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당권파 등과 맞서 1인 손학규당의 위기에 처하는 등 굴욕을 겪었고 그럼에도 끝까지 당대표직을 내려놓지 않고 버텼다. 

손 위원장은 그런 흐름과 맞물려서 이번 민생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 2번에 오른 것과 관련 “국민과 당원에게 심려를 끼쳐 마음 깊이 죄송하다”며 “바른미래당 대표를 내려놓고 평당원으로서 백의종군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었는데 비례 2번으로 내정돼 노욕으로 비친 점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했다.

손 위원장은 민생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요청을 수락해서 비례대표 후보가 되긴 했지만 당선권인 2번에 등재됐을줄은 몰랐다면서 뒤늦게 수정을 거쳐 14번이 됐다. 

손 위원장은 “비례 2번을 제의받았을 때 최고위에 10번 정도로 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었지만 그런 제의를 하기 전에 상황이 끝났다”고 해명했다.

민생당의 비례대표 명단. (자료=네이버)

사실 손 위원장의 지휘로 총선을 치르려는 민생당 입장에서 고민거리가 적지 않을 것이다. 손 위원장 본인은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 △민주당 당대표 △거대 양당의 대권 주자 등 대통령과 국무총리만 안 해본 화려한 정치 커리어를 갖고 있지만 선거 지휘자로서의 성적표는 그리 좋지 못 하다.

손 위원장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안 대표의 제안을 받고 바른미래당 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참패했고 △2019년 4.3 창원 성산 재보궐 선거 당시 야권 단일화 요구에 맞서서 후보를 냈지만 참패하는 등 근래 선거 지휘자로서의 성과를 전혀 내지 못 했다. 

4.3 재보궐 이후에는 바른미래당의 계파 갈등이 본격화되어 까마득한 정치 후배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등 거물급 정치인으로서 손학규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기도 했다. 또한 청년 정치세대에게 당권을 넘겨준다는 명분으로 시대전환, 브랜드 뉴파티 등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아마 민생당은 호남 기반의 다선 의원들이 있기 때문에 지역구 당선자 일부를 배출할 수 있겠지만 정당 투표에서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의석 배분 하한선인 정당 득표율 3%도 보장됐다고 보기 어렵다. 민생당의 평균 지지율은 1%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손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목표”라며 “지역구 60여명이 출마했는데 그중에서 10명은 될 가능성이 있고 비례대표 (당선자) 10명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전에는 40~50석을 얘기했지만 지금 형편이 그렇지 않아 많이 위축돼 안타깝다”며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연합과 연대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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