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4당의 자정 선거운동
이낙연의 국난 극복 메시지
통합당의 정권심판 올인
국민의당 안철수는 달리기
비례 정당들도 각각 일정 소화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일 자정을 기점으로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개막했다. 앞으로 2주간 치열한 선거운동이 전개될 것이고 4월15일 21대 총선이 치러진다. 코로나19로 대면 접촉 자체가 부담스럽지만 현실적으로 총선 연기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낙연 위원장과 황교안 위원장의 종로 선거 또는 전체 총선 승부는 대선 전초전과도 같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미래통합당(통합당), 민생당, 정의당 등 원내 4당은 2일 0시 각각 현장을 돌아보고 공식 선거운동의 스타트를 끊었다.

(사진=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국난 극복에 초점을 맞춰 메시지를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격전지 서울 종로구에 대권 주자인 이낙연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출격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종로 국회의원 후보이기도 하지만 민주당 전체 선거의 성패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위원장은 자정을 갓 넘긴 시각 종로에 위치한 마트를 찾아 “국난 극복이 당의 공식적 선거 목표로 야당 심판론은 당에서 오래전 사라진 이야기”라며 “이번 선거에서 국민은 정부와 신뢰할 만한 정치 지도자에 의지하고 싶어하는 게 과거와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들은 코로나 국난을 극복하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는 일에 집중해서 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는 민주당 다른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2일 오후 국회에서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시민당)과의 합동 중앙선대위 출정식이 열리는데 이곳에 총출동한다. 

이 위원장은 현장에 동석한 신정웅 알바노조위원장을 지칭하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고용 여건이 취약하고 처우가 박약한 그런 사람들이 고통의 분담에 먼저 나서고 계신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이 모두 알아주시고 어려움을 함께 견디고 이 위기의 강을 함께 건너는 나눔과 연대의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말 그대로 ‘국난 극복’에 메시지가 맞춰져 있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의 터널이 그다지 길지 않은 시기에 끝날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들과 함께 가졌으면 좋겠다”며 “우리 국민들께서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고통의 계곡을 함께 넘어갈 수 있으리라고 굳게 믿는다. 그렇게 하도록 저희들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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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을 찾은 미래통합당 선대위 지도부. (사진=연합뉴스)

통합당은 23시40분 즈음 서울의 심장이자 대한민국의 중심이라 불리는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종로에서 이 위원장과 빅매치를 치르고 있는 황교안 총괄선대위원장은 “앞으로 14일 후에는 지난 3년의 참혹한 실패를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잘못된 국정을 바로 잡아서 바꿔서 사는 길을 택할 것인지 결정된다”며 “작년 겨울 이곳 광화문에서 울려 퍼졌던 국민 여러분들의 뜨거운 함성을 기억한다. 조국 사태로 무너진 공정과 정의를 살리기 위한 국민 여러분들의 피 끓는 외침을 잊을 수가 없다”고 운을 뗐다.

당연히 정권심판론 올인이 핵심 메시지다.

황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에 무참히 무너진 경제와 민생 그리고 북한 눈치보기에 완전히 망가진 안보와 외교를 바로 잡겠다고 하는 국민 여러분의 처절한 절규가 눈에 아직도 선하다”며 “이번 총선에서 기필코 승리해서 나라를 구하고 경제를 살릴 것이다. 이번 4.15 총선 누가 뭐라고 해도 지난 3년의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사실 종로 여론조사나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을 보면 황 위원장이 이 위원장에 비해 10% 가량 뒤쳐져 있다. 마음이 조급할 수밖에 없다.

황 위원장은 “정치 1번지인 이곳 종로를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 것이다. 발전이 정체된 종로에 다시 탄력을 불어넣어서 경제 1번지, 문화 1번지, 복지 1번지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며 “종로는 나의 정치적 고향이자 본적이기도 하다. 나의 정치가 시작되는 곳이라 끝까지 함께 할 곳이다. 종로에서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종로구민들과 함께 종로의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겸손함에 초점을 맞춰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를테면 “아직 야당이 많이 부족하다. 그동안 많은 변화를 이끌었지만 아직 국민들 성에 안차실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야당에 힘을 주지 않으시면 대한민국을 바로 잡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더 이상 기회는 아빠 찬스이고, 과정은 문서 조작이고, 결과는 부정 입학인 이런 가식과 위선의 정권을 여러분들이 회초리를 들어서 이번 선거에서만은 반드시 심판해주셔야 한다”며 “미래통합당은 부족하지만 많은 힘과 노력을 모아서 국민 여러분들께 겸손하게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경제학자인 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은 경기 불황에 초점을 맞췄다.

신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금항아리 술 때문에 온 국민들은 피 같은 세금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며 “곧 실업의 대란이 닥쳐올 것이다. 저희 비상경제대책연구위원회에 따르면 금년 중 실업자는 300만에서 500만명까지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실업률도 10%를 넘겨서 25%에까지 이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슨 일이 있어도 대량 실업은 꼭 막아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닥칠 고용대란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이 허둥지둥 찔끔찔끔 땜질만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을지지구대를 찾은 김종인 위원장(오른쪽 첫 번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고초려 끝에 영입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자정에 서울 중구 동대문시장과 을지지구대를 찾았고 경제 실정을 부각했다.

김 위원장은 “무능한 정부가 코로나 사태가 지나고 나면 코로나 경제가 대두할텐데 그때는 어떠한 방식으로 이걸 처리할 것인가”라며 “지난 3년 동안 이 정부의 아주 능력없는 경제정책으로는 오늘날 이러한 우리나라의 경제 상태를 더 이상 기대할 수가 없다. 정부의 무능한 실태를 시민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총선에서 엄중한 심판을 내리실 것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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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민생 출정식을 연 민생당 선대위 지도부. (사진=연합뉴스)

제3당 민생당은 자정에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으로 향했다. 거기서 당명처럼 ‘오로지 민생’ 선대위 출정식을 열었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오로지 민생, 오직 민생 기호 3번 민생 정당 민생당이 14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고 포부를 드러냈고 2일 아침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는 “광주 5월 정신을 받들어서 거대 양당의 싸움정치를 끝내고 다당제 연합정치를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광주는 지난 총선에서 거대 양당의 극한 정치를 끝내고자 제3당의 위치를 굳건히 이뤄냈다”며 구 국민의당 호남 싹쓸이 영광이 재현되기를 염원했다.

김정화 공동선대위원장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해 “내 어머니의 노후가 편안한 민생, 내 아내가 일찍 퇴근하는 민생, 내 동생이 쉽게 취직하는 민생, 내 친구의 호프집이 북적거리는 민생. 민생당이 꿈꾸는 민생”이라며 “민생은 거창한 철학도 동떨어진 비전도 아니다. 나와 내 가족이 행복한 삶이 바로 민생당의 민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허구한 날 싸움질이었다. 서민의 민생에 공감하지 못 하는 가진 놈들의 정치 그것이 기득권 거대양당의 구태정치였다”며 “민생당이 탄생한 이유이다. 민생당은 이념과 지역주의, 계파주의에 물든 가짜 정치를 단호하게 거부한다. 동료 시민의 행복한 삶과 민생을 위한 진짜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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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기지를 방문한 정의당 선대위 지도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의당은 경기도 고양시 지축철도차량기지를 방문해 심야 근무 노동자들을 격려했다. 

심 위원장은 “정의당이 무엇보다도 IMF 보다 더한 해고 위협, 코로나19로 인한 노동 위기를 막는 최전선에 서겠다는 마음가짐을 함께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다”며 “과거 IMF 때를 기억하면 국민 세금으로 엄청나게 공적 자금을 넣어서 기업들을 살렸는데 노동자들을 살리지 못 했다. 그때 정리해고법이라든지 비정규직법이 그때 계기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라 위기는 살리는데 노동자나 서민의 삶이 더 어려워지는 코로나 양극화는 절대 정의당이 막겠다는 그런 각오를 가지고 있다”며 “정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코로나 양극화를 막는 최전선에서 역할을 하겠다. 특히 노동 위기를 막는 것이 진정한 코로나 위기 극복이라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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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택배 노동자들을 만난 시민당 선대위 지도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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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인근에서 아침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미래한국당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위원장은 달리기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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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의원 1석을 보유한 안철수 중앙선대위원장의 국민의당은 자정 일정을 소화하지는 않았다. 대신 지난 2017년 대선 ‘뚜벅이 선거운동’ 때와 휴식기에 부각됐던 ‘마라톤’ 이미지를 살려 1일부터 전남 여수에서 전국 종주 ‘희망과 믿음의 달리기’에 돌입했다. 국민의당의 선대위 명칭은 ‘언행일치 선대위’로 언행이 다른 거대 양당을 꼬집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민당은 민주당에서 파견된 이종걸·정은혜·제윤경 의원과 주요 비례대표 후보들(신현영·이동주·용혜인·이수진·전용기·권지웅·백혜숙·박은수)이 자정 시각에 경기도 안양 우편물류센터 인근 카페로 갔다. 우희종·최배근 공동선대위원장도 참석했다. 시민당은 물류 택배 노동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선거운동을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아 작은 행사를 진행했다.

친문(문재인 대통령) 적자 논란이 있는 열린민주당은 현장으로 가지 않고 자정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비례대표 후보들의 각오를 발표했다.

통합당의 공식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통합당과 함께 광화문광장 일정을 소화하려고 했으나 예정된 출정식이 기자회견 형태로 바뀌면서 불참했다. 대신 2일 아침 세종로사거리에서 거리인사 일정을 통해 첫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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