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불매운동 여파로 작년 매출 30% 급감…아사히맥주, 매출 '반토막'
작년 일본차 판매 ‘불매운동 후 45% 감소’…닛산 40%·토요타 37% 감소

서울시 마포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 평일 오후임에도 손님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사진=우정호 기자)
서울시 마포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 평일 오후임에도 손님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지난해 한·일 무역 갈등에 따른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일본 기업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매출이 30% 이상 줄었고, 아사히맥주는 반 토막이 났다. 또한 일본차 판매 역시 전년보다 2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차 판매의 경우 작년 상반기에는 전년보다 10% 넘게 증가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불매운동이 불붙은 하반기는 45% 감소하며 크게 쪼그라들었다.

본격적인 불매운동 시작이 지난해 7월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불매운동에 따른 매출 감소는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유니클로, 불매운동 여파로 작년 매출 30% 급감…아사히맥주, 매출 '반토막'

유니클로 아사히맥주 등 일본 기업의 지난해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 무역 갈등으로 국내에서 불매 운동이 확산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일본의 대표적 SPA(제조·직매형 의류) 브랜드유니클로를 판매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은 지난해 9,749억원을 기록, 2018년(1조4,188억원)보다 31.3% 감소했다.

유니클로의 연간 매출액이 1조원 이하로 떨어진 건 지난 2014년(1조356억원) 이후 처음이다. 순이익 역시 2,383억원에서 19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지난해 일본의 오카자키 다케시 패스트리테일링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본 제품 불매 움직임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산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배우진 에프알엘코리아 대표가 뒤늦게 사과에 나섰지만 판매 감소를 막진 못했다. 

판매 회복 시점도 가늠하기 힘들다. 최근 일본이 코로나19를 빌미로 한국인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하면서 감정이 더 악화됐다. 전문가들은 불매운동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서울시 성동구의 한 편의점은 일본 불매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사진=우정호 기자)
서울시 성동구의 한 편의점은 일본 불매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사진=우정호 기자)

수입맥주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아사히 맥주는 더 심각하다.

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으로 집계된 롯데아사히주류의 지난해 매출은 623억원으로 전년동기 매출보다 절반(1,248억원) 넘게 감소했으며, 당기 순이익은 66억원에서 182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매출 대부분은 상반기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이후 아사히 맥주의 3분기 소매점 매출액은 140억원으로, 같은 해 2분기(458억원)보다 69.3%나 급감했다.

아사히 맥주는 불매운동 영향으로 '4캔에 1만원' 행사에서 제외되고,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판매가 급감한 것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는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이후 아사히맥주가 타깃이 되면서 판매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용산구의 한 토요타 매장 (사진=우정호 기자)
서울시 용산구의 한 토요타 매장 (사진=우정호 기자)

작년 일본차 판매 ‘불매운동 후 45% 감소’…닛산 40%·토요타 37% 감소

한편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선 일본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일본차 판매가 전년보다 2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차 판매는 작년 상반기에는 전년보다 10% 넘게 증가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불매운동이 불붙은 하반기는 45% 감소하며 크게 쪼그라들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가 24만4천780대로 전년보다 6.1% 감소했다. 그 중 7월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일본 브랜드는 총 3만6천661대 팔려 전년(4만5천253대)과 비교해 19.0% 감소했다.

7월 전후로 실적을 비교하면 상반기(1∼6월) 2만3천482대 팔리며 전년 같은 기간(2만1천285대)보다 10.3% 증가했던 일본차 판매는 하반기(7∼12월) 1만3천179대로 전년 동기(2만3천968대) 대비 45.0% 감소해 크게 줄었다.

일본 브랜드 중에는 닛산이 작년 판매 3천49대로 전년(5천53대)보다 39.7% 급감했고, 도요타도 1만6천774대로 36.7% 떨어졌다.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1만2천241대)는 8.2%, 닛산의 인피니티(2천대)는 6.1% 판매가 감소했다. 혼다(8천760대)는 유일하게 10.1% 증가했다.

반기 성적표로 비교하면 불매운동 전후 실적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혼다의 상반기 실적은 전년 상반기보다 94.4% 증가하며 2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하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8.9% 감소하며 연간 실적에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렉서스 역시 상반기 33.4% 증가, 하반기 45.2% 감소로 비슷한 패턴을 보였고, 인피니티도 상반기 3.7% 증가, 하반기 16.6% 감소 성적표를 받았다.

닛산은 상반기 25.4% 감소에서 하반기 55.2% 감소로, 토요타는 상반기 24.3% 감소에서 하반기 49.1% 감소로 각각 하반기에 판매 감소 폭이 커졌다.

다만, 작년 말 일본 브랜드들이 판매 회복을 위해 할인 등에 나서면서 12월 실적은 전년 12월과 비교해 대부분 올랐다.

혼다가 130.7% 급증한 것을 비롯해 도요타(69.6%), 렉서스(61.8%), 닛산(12.9%)이 올랐고, 인피니티만 56.5% 감소했다.

앞으로도 이들 기업의 상황은 쉽게 나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일본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한국 전역을 입국 거부 대상 지역으로 확대하면서 한일 관계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한일 갈등이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로 다시 악화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다시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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