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절치부심
후보 5명
자신감
당 차원에서 후보 전폭 지원 
좌파연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노동당은 2019년 내내 부침을 겪었다. 지도부의 당명 개정 시도와 부결 이어지는 집단 탈당 등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기간이 길었다. 당 해산 이야기까지 나왔지만 11월 이후 지도부 체제가 정비되고 점점 조직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 

나도원 노동당 부대표는 3월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모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이번 대표단이 들어서기 전에 비대위 내부에서조차 선거를 회피해보려는 분들이 사실 좀 계셨다”며 “성적표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당도 등록 정당이다 보니 매번 지방선거에 대선에 좀 피로감이 있다. 성적표가 어느 시점에서는 정말 좋지 않아져서 피로감이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도원 부대표는 선거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적극적으로 치러내야 한다면서 당내 동지들을 다독였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지만 축구 국가대표팀이 팀 정비가 안 됐다고 4년에 한 번 있는 월드컵을 건너뛸 수 없듯이 노동당도 총선을 그냥 넘길 수는 없다.

나 부대표는 “선거를 통해서 당당하게 평가를 받아야 하고 선거를 통해 성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밀어붙였고 결과적으로 다들 합심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절치부심이자 권토중래다. 

나 부대표는 “지금 단계에서는 내성이 생겼고 당원들 전체를 모으고 당심을 다 모아보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다음 선거를 잘 할 수 있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나도 중앙선거대책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 현린 대표는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다들 기획부터 출마까지 열심히 하고 있고 심지어 나는 선거송 제작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당 국회의원이 탄생하면 어떤 원내 활동을 보여줄지도 궁금하다. 

나 부대표는 “노동당 국회의원 1명이 생기면 상당히 주목받을 것이고, 2명이 생기면 법이 많이 바뀌기 시작할 것이다. 3명이 되면 원내에서 진보정당 자처하는 분들보다 훨씬 더 급진적인 법안과 정책이 나올 것이다. 5명이 되면 세상이 바뀌기 시작한다”고 공언했다. 

현재 노동당 국회의원 후보는 총 5명이다. 노동당은 모든 공직선거 후보를 당원 투표로 선출한다. 나 부대표는 후보 한 명 한 명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고 어필했다.

먼저 비례대표 1번 송미량 후보(부대표)에 대해서는 “경남 거제시의원을 역임했고 의정 대상도 받았다. 지역 언론사도 운영했었다. 원래는 일반 학원강사이자 가정 주부였다가 진보신당 때 평범한 주부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30대에 출마하셨고 시의원까지 당선이 되어서 훌륭한 의정활동을 했다. 거제에 조선소 노동자들이 있는데 이들을 위한 활동에도 주력하셨다. 타 정당 영입 제안도 많았는데 노동당의 많은 정치인들에게 가해지는 유혹이 다른 당으로 넘어와라. 인물이 출중한데 당만 바꾸면 당선권이다. 그 유혹을 이겨내고 자신이 진보신당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서 끝까지 노동당과 함께 가겠다고 했다”고 풀어냈다.

비례대표 2번 이갑용 후보에 대해서는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2대 위원장을 하셨고 울산 동구청장도 했다. 이분이 당시 공무원노조 활동이 일어날 때 노조에 가입한 공무원을 해고하라는 중앙정부의 지침을 거부했다가 같이 해임됐다(2005년 11월24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로 구청장직 상실). 오로지 노동운동과 진보정당의 외길을 걸어왔다. 또 골리앗 전사라고 해서 예전에 파업할 때 큰 크레인 위에 올라가서 농성도 하셨다. 이 후보를 소재로 한 노래까지 만들어졌다”고 묘사했다.  

울산 중구에 출마한 이향희 후보에 대해서는 “지역에서 오래 활동하시고 특히 시민사회(울산여성연대 및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공동대표 역임)의 지지를 많이 받는다. 당을 옮기면 무조건 당선되는 분인데 끝까지 노동당에 남아 이번에 당선이 될 것이라고 의지를 밝히고 있다. 선거 때마다 나가시면 2~3위권이다. 이번에 득표율도 꽤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동구에 출마한 하창민 후보에 대해서는 “하청 노동자로서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을 위해 열심히 싸워오셨고 또 해고를 당하셨다. 이분은 노동자가 직접 국회에 가서 정치를 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분이다. 노동자의 삶을 모르는 사람이 노동 정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아주 유능하고 촉망받는 분인데 특히 연설이 너무 감동적이고 잘 하신다.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비교적 최근에 출마 결심을 한 광주 광산을 이병훈 후보에 대해서는 “노무사다. 노동자를 위해 대활약을 펼친 노무사로 이름이 높은 분이다. 여러 노동자들의 처우를 바꾸기 위해 앞장섰던 분으로 지지를 많이 받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 중구 이향희 후보의 선거운동에 노동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사진=노동당)

노동당처럼 원외 소수당 후보들은 기탁금도 기탁금이지만 당선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출마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당이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준다.

나 부대표는 “노동당은 사실상 선거공영제 비슷하게 하고 있다”며 “비례대표 후보들이 당에 내는 돈은 0원이다. 당이 내준다. 지역구 후보들에게도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2000만원씩 보장해준다. 그 돈은 당원들 모금으로 마련된다. 선거운동원은 큰 정당의 경우 고용해서 하는데 이번에는 당원들이 빨간버스를 기획해서 함께 선거운동을 하러 가기로 했다. 선출부터 선거운동과 재정 지원까지 다 함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나 부대표는 “노동당과 같은 경우 좀 노출이 되면 평가를 받을 것 같은데 괜찮은 진보 언론들이 아니면 알면서도 잘 안 다뤄준다. 그래서 아쉽다”고 털어놨다. 

현린 노동당 대표는 일찍이 원내외 진보정당들과의 연대 그리고 좌파그룹과의 연대 등 투트랙 전략을 표방한 바 있다. 올초 사상 처음으로 좌파 신년회를 개최했고, 변혁(사회변혁노동자당) 및 전선(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과 함께 전국 합동 당원 간담회를 기획하고 있고, 최근에는 변혁과의 유튜브 라이브도 진행했다.

나 부대표는 “정당 대 정당으로서는 노동당과 변혁 위주로 가고 현장 활동가 중심으로 가면 전선과 함께 하는 것 같다. 큰 그림에서는 같이 가고 있는데 일단 변혁당은 사회주의 대중 정당을 표방했고 노동당은 원래부터 그 길을 가고 있었던 정당이라서 그런 면에서 정당이라는 틀에서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전선이 정당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도 전선 집행부도 정당운동과 현장 운동이 같이 가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정당운동을 도외시하는 게 아니라서 노동당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연대에 힘을 쏟고 있는 배경이 있다.

나 부대표는 “그동안 좌파진영에서 정치적 움직임이 미약했다. (2019년 지도부 집단 탈당 사태 등을 겪는 동안) 완전히 단절됐었다”며 “이번 대표단 들어서고 복원했고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토론회도 하고 라이브도 했고 또 하자고 했다. 저희가 좌파공동정책연구단을 제안했고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정치 연대도 연애처럼 타이밍이 중요하다.

나 부대표는 “조심하고 길게 보되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 연애를 할 때도 뭔가 말만 꺼내고 헤어지게 되는 순간이 있는 것처럼 정치적 연대도 마찬가지”라며 “계획상으로는 대선 직전 쯤에 창당을 하자는 게 변혁의 계획이다. 대선 전에 하나의 정당이든 뭔가 연합체든 사회주의 좌파진영이 준비를 해놓고 대선 후보를 내는 등 힘을 모아서 잘 치러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나 부대표는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 좀 복잡하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차근차근 잘 만들어가야 한다. 노동당, 변혁당, 전선 다 각자의 색깔이 있기 때문”이라며 쉽게만 판단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부각했다. 

어둠이 짙었던 노동당의 역사에도 장밋빛이 도래할까.

나 부대표는 “총선 지나면 좌파동맹의 그림이 그려질 것 같다”며 “(노동당은 2019년 암흑기였기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고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노동당 당원수가 1만명 선에서 절대 무너지지 않고 정말 핵심들만 남아서 단단하게 버티고 호두같이 그러고 있다. 다시 살을 붙이고 열매를 맺어가야 한다”고 설파했다.

현 대표와 나 부대표의 호흡이 중요하다. 

나 부대표는 “대표께서는 (지역 풀뿌리 조직의) 기반부터 잘 닦자는 컨셉을 잘 잡고 있다. 나와 합의본 것은 나는 정당은 바깥에서 어떻게 보여지느냐에 따라 당원들과 지지가 더 생긴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현 대표와 나의 이 관점이 양날개를 형성하고 있고 이 두 개가 만나서 잘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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