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녹색당·미래당’ 연합정당 좌초 이후 ‘공동 의제’로 뭉치다
‘정의당·녹색당·미래당’ 연합정당 좌초 이후 ‘공동 의제’로 뭉치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4.10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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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정당 테이블
민주당의 횡포로 
정당 투표 양당 편향 심해져
기후위기, 불평등, 세대교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정의당·녹색당·미래당이 한 자리에 모였다. 각 당 구성원들은 들뜨고 벅찬 마음을 감추지 않고 서로 총선 격려 구호를 외치기 바빴다. 그동안 정의당 입장에서는 녹색당·미래당이 서운할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총선 직전 다시 뜻을 모았다.

9일 오전 국회 정의당 당대표실에서 <3당 공동 의제&캠페인 선언식>이 열렸다.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왼쪽), 심상정 정의당 대표, 성미선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청년 인재라는 포장지로 청년들을 들러리 세우고 소수정당 원내진출이라는 포장지로 들러리 세우고 포토타임이 끝나면 용도폐기했다”고 비판했다.

미래당은 연합정당 정국에서 민주당의 정치적 비열함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오 대표는 “마땅히 위성정당은 해산되어야 하고 기득권 양대정당의 탐욕스러운 의석 도둑질은 당장 멈춰야 한다. 특히 집권여당의 청년세대와 소수정당을 대상으로 한 내로남불과 위선, 사기 행각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이 한심하고 위선적인 정치 모리배의 행태를 청년과 국민들은 기억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초부터 미래통합당의 공식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창당되면서 민주진보진영에서는 고민이 깊어졌다. 2월말 하승수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정치개혁연합(정개련)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연합정당론을 띄웠다. 같은 시기 비슷한 형태의 플랫폼 정당 시민을위하여가 창당됐다. 

미래당은 일찌감치 정개련에 동참하기로 선언했고 녹색당도 진통 끝에 들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정의당은 연합정당이든 위성정당이든 별도의 비례대표 전문 정당을 만드는 것 자체에 강하게 반대했다. 

작년부터 녹색당·미래당과 접촉면을 늘려왔던 정의당 입장에서 연합정당에 동참한 두 당이 야속할 수 있지만 반대로 보면 의석배분 하한선인 3% 정당득표율을 넘기 힘든 원외정당 두 당도 정의당의 원칙 고수가 서운했을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3당이 다시 뭉칠 수 있었던 것은 민주당 때문이었다. 

민주당은 연합정당이란 방법론만 차용했고 정개련이 아닌 시민을위하여를 택했다. 친조국(조국 전 법무부장관)이자 친문(문재인 대통령) 그 자체인 최배근·우희종 교수가 이끌고 있는 시민을위하여가 더불어시민당으로 재편됐다. 미래당은 정개련과의 플랫폼 단일화를 요구했지만 좌절됐고 시민당에 대해 민주당 위성정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윤호중 사무총장)은 연합정당 테이블에 참여하기로 한 민중당을 거부하는 발언을 했고 동시에 녹색당 성소수자 후보를 지목해서 보이콧하는 발언을 일삼았다. 그러자 두 당도 입장을 바꿔 철회했다.

그렇게 정당 투표 전선에서도 거대 양당의 편향이 극단화됐다. 미래당과 녹색당은 결과적으로 민주당에 연합정당 명분만 제공해주고 버려졌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오늘 녹색당·미래당·정의당이 함께 한 이 자리야말로 21대 총선의 시대정신을 압축하고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정의당은 불평등을 극복하고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총선을 치르고자 한다. 또 낡은 정치 세대교체를 위해서 청년 정치의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정치개혁을 통해서 30년 만에 이룬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참여할 자격을 갖고 있는 정당들이 바로 이 자리에 있는 정의당·녹색당·미래당이라고 생각한다”며 “비록 거대 정당들의 위헌적인 위성정당 간의 경쟁으로 왜곡되었지만 국민 여러분들께서 정치개혁의 길을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정당 투표에서도 양당 쏠림 현상이 심해졌지만 유권자들의 소신 투표만 이뤄진다면 3당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3당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성미선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녹색당은 거대 양당 구도를 깰 진보 정치블록에 함께 합니다”며 “녹색당은 기후 국회에 대한 절박함으로 전당원투표를 통해 선거연합 참여를 결정했지만 민주당의 소수정당 줄세우기와 성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중단됐다. 녹색당은 위성정당으로 변질한 정당을 통해 원내 진입을 할 수 없다는 결정을 했다. 녹색당은 정의당·미래당과 함께 시대적 가치와 정책을 구현하는 진보 블록에 함께 한다”고 말했다. 

행사 내내 3당의 전화위복 기세와 분위기로 가득차 있었다. 선언식이 끝난 뒤에도 각 당 구성원들은 “00당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었고 상호 어우러져 격려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3당은 각 정당이 내세우는 상징적인 의제를 하나씩 할당해 공동 의제를 채택했는데 그것은 △정치 세대교체(미래당) △불평등 해소(정의당) △기후위기 극복(녹색당)이다.

심 대표는 “녹색당·미래당·정의당이 채택한 기후위기 극복, 정치 세대교체, 불평등 해소라는 공동 의제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의 전폭적인 성원과 지지를 부탁한다”며 “녹색당 3% 이상 원내정당 만들어달라. 미래당 3% 이상 원내정당 만들어달라. 정의당 원내교섭단체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3당은 총선까지 남은 6일간 공동 의제를 적극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어떻게 진행하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당장 각 당의 상징적인 지역구 후보자들을 상호 지원 유세하는 등의 방식이 예상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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