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청소년 범죄 전년 比 30% 증가
'촉법소년 처벌' 국민청원 확산
경찰,'온라인 공간 통한 디지털 성범죄 선제 대응'

코로나19 사태로 학교통제에서 벗어난 청소년들이 범죄의 유혹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위 사진은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신현지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청소년들이 범죄 유혹의 빈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 사진은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학교 오프라인 개학이 연기되면서 청소년 범죄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8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 도내 청소년 범죄 발생 건수는 총 211건으로 전달보다 49건이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4건과 비교하면 30% 가량 증가했고  2018~2019년 월 평균치와 비교하면 40~50건이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고교생이 온라인 마스크 사기행각을 벌이다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 자진출석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한 여중생이 골목길에서 또래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지난 9일에는 인천에서는 동급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은 중학생 2명이 사건 발생 4개월 만에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시간을 이용해 인천시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동급생을 옥상 인근 계단에 끌고가 잇따라 성폭행한 혐의다.이날 인천 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상해·치상 혐의로 이들 중학생 2명을 구속했다.

이들 가해자 중 한명은 지난해 이미 학교 폭력으로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 성폭행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앞서 지난달 피해 부모는 자신의 중학생 딸이 동급생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엄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려 현재까지 32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피해 친오빠도 학교 측이 이를 알고도 즉각적인 보호조치 없이 은폐하려고 했다며 인천시교육청에 진정서를 제출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7일 광주에서는 청소년 5명이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힌 사건도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청소년은 전날 낮 12시 55분쯤 한 금은방에서 물건을 구경하는 척 하다가 31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이에 경찰은 이들 청소년 5명을 특수절도 등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이들 일부는 운전면허 없이 렌터카를 몰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20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 12월 말 이후 이날까지 광주지역에서는 금은방에서 귀금속을 구입할 것처럼 속이거나 유리를 깨고 침입해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10대 청소년 범행은 6건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는'촉법소년'에 해당되는 14세 미만의 청소년도 있어 경찰은 이들 촉법소년은 형사처분 대신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을 내렸다.

최근 n번방 사건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인터넷 채팅 메신저 '디스코드'에서도 범죄자 대다수가 청소년으로 파악됐다. 메신저 채널 운영자 가운데는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닌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유포자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로, 사회적 과중한 범죄에도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에 그쳐 논란의 소지가 되고 있다. ‘촉법소년’보다 어린 만 10세 미만의 경우에는 형사책임에서 완전히 제외돼 보호처분 대상도 되지 않는다.

지난달 29일 대전에서는 ‘촉법소년’에 해당되는 중학생들이 차를 훔쳐 몰다 오토바이 배달 아르바이트의 대학생을 치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들은 만 14세가 되지 않은 '촉법소년'에 해당해 일부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이 훈방조치로 끝나 공분을 샀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창에는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청원의 글이 쇄도했다. 이에 정부는 ‘촉법소년’ 연령을 지금의 '만 10세 이상~만 14세 미만'에서 '만 10세 이상~만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역시도 올해 초 이런 내용의 '제4차(2020~2024년)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전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청소년 범죄 처벌 강화에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만 분분할 뿐 일률적인 처벌강화책이 미진해 청소년범죄의 심각성은 한층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9일  중·고 3학년의 온라인 개학이 실시되면서 학교폭력이 사이버 공간으로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텔레그램 '박사방', 'n번방' 등 디지털성범죄에 있어 피해자, 피의자 비중이 상당한 연령대에 해당했다.

이에 경찰은 집중적인 예방 활동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선제적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찰은 오는 6월3일까지 온라인 중심으로 신학기 학교폭력 집중관리 체계에 돌입, 온라인 개학에 따라 증가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청소년 범죄 등 예방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교육청 및 학교측과 협업해 e학습터·위두랑 등 온라인 학급방에서 디지털 성범죄 및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과 홍보하는 안내문을 게시하고  학교전담경찰관(SPO)을 두어 실시간 온라인 수업공간을 활용해 디지털 성범죄 특별예방 교육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디지털 성범죄 관련 피의자 221명 가운데 10대가 65명으로 전체의 약 30%에 달했다. 확인된 피의자 58명 가운데는 디스코드 관련 12세 등 미성년자가 포함됐다.

이처럼 청소년 범죄가 잇따르고 특히 성범죄와 사이버 학교 폭력 등이 확산되는 모습에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사회적 소속감을 느껴야 범죄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는데 개학 연기로 학교 통제에서 벗어나고 소속감이 약화되면서 “범죄의 유혹에 노출되고 쉽게 일탈행위를 하게 되는 것이라”며 “청소년 범죄예방 대책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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