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 2020년 정기공연 7월18~26일까지

발레 '오네긴 Onegin'포스터  (사진=유니버설발레단)
발레 '오네긴 Onegin'포스터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유니버설발레단의 2020년 정기공연 발레 ‘오네긴 Onegin’이 오는 7월 18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3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3만 2천여 명의 누적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았던 발레 ‘오네긴’은 두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진한 감동으로 그려낸 거장 존 크랑코(1927~1973)의 대표작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이 2009년에 한국 발레단 최초로 선보여 당시 국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2017년에는 황혜민·엄재용의 은퇴공연으로 주목받았고, 이들이 출연한 전 회차를 매진시킨바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순수한 여인‘타티아나’와 오만하며 자유 분방한 도시귀족 ‘오네긴’의 어긋난 사랑과 운명을 밀도 있게 그린 것으로 발레의 진수를 자랑하고 있다.

‘오네긴’은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을 확립시킨 알렉산드르 푸쉬킨(1799~1837)의 소설'예브게니 오네긴'을 원작으로,  존 크랑코의 안무와 작곡가 쿠르트-하인츠 슈톨제가 차이콥스키의 여러 곡을 편곡해 음악으로 탄생했다.

1965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세계 초연했으며, 반세기가 지난 현재 그의 가장 성공적인 걸작으로 남아 영국 로열발레단,아메리칸발레시어터,볼쇼이발레단, 라 스칼라 발레 등 20여개 주요 발레단의 레퍼토리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사실 클래식 발레에 익숙한 국내 관객들에게 ‘오네긴’은 생소한 작품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관객이라면, 전 세계 발레 애호가들이 ‘왜 이 작품에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오네긴’은 ‘백조의 호수’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같은 동화 속 판타지가 아니라,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진솔한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크랑코는 자신의 작품에 드라마적 요소를 강하게 부여했는데,그는 등장인물의 감정을 점프와 리프트를 사용해 빠른 템포에서 반복적으로 표현했다.

이 동작들은 타티아나가 꿈속에서 자신의 사랑에 열렬히 호응하는 오네긴과 함께 추는 1막 ‘거울 속 파드되(Pas de Deux, 2인무)’와 뒤늦게 집착하는 오네긴과 이에 번뇌하는 타티아나의 심적 갈등을 표현한 3막 ‘회한의 파드되’에서 잘 나타나 있다.

그의 또 다른 안무적 특징은 인물의 감정 변화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스틸 포즈’를 삽입한 것에 있다. 즉, 극의 종반부에 타티아나가 오네긴에게 자신을 흔들지 말고 떠나 달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장면은, 그녀가 오른팔을 힘차게 뻗으며 검지로 문을 가리키는 제스처로 표현된다.

이 장면은 이들의 비극적 사랑이 클라이막스에 다다를수록 웅장한 스케일의 음악과 절묘하게 떨어지며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훈숙 단장은 “발레 ’오네긴’은 크랑코의 독창성과 천재성이 만들어낸 드라마적 장치로 관객에게 여운과 상상의 여지를 제공한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시간을 보내실 관객들께서 이번 공연을 통해서 오랜만에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느끼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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