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이익에 기대는 민주당
미래통합당의 실언 시리즈
임미리 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미래통합당의 실언 시리즈가 지속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웃음짓고 있다. 이번 주말(4월11일~12일) 통합당에서 민주당 인사가 연루된 텔레그램 N번방 폭로가 나올 수도 있다고 예고됐지만 그러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결국 또 거대 양당은 반사이익 정치에 기대고 있다.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10일 오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판세가) 전체적으로 다 좋아졌는데 특히 수도권 쪽에서 많이 좋아졌다”며 “이건 우리 당의 역량인 측면도 있지만 야당(통합당)의 문제다. 야당이 대안으로서 자리매김이 안 되다 보니까 수도권 쪽에서 우리 당 쪽으로 민심이 많이 옮아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왼쪽)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왼쪽)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등 3연속 승리를 거머쥔 민주당 권력에 유권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할 만도 하지만 통합당이 대안으로 자리매김 안 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N번방 호기심 발언(황교안 총괄선거대책위원장) △30·40대 무지와 착각 발언(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 △세월호 유가족 성적 일탈 루머 발언(차명진 부평) 등 상식 이하의 실언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예상 의석수는 현재까지 (지역구) 130석 플러스 알파”라며 “우리 입장에서 다행스럽다고 생각하는 건 우리가 그동안 의석을 갖지 못 한 지역에서 초박빙 지역이 많아서 거기에서는 추가로 얻게 되면 다 흑자가 되는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민주당은 2016년 총선에서 수도권 121석(전체 253석 대비 47%) 중 82석을 확보했는데 이 위원장은 “지난번에 비해서 한 10석 정도까지도 추가(92석)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예상 의석에 대해서는 “당초 목표인 17석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의 판단이 뇌피셜(주관적 견해를 객관적인 것으로 여기는 심리)일 수 있고 기본적으로 정치권에서는 자기 편에 유리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 점은 여전히 그렇게 바라보는 확신의 배경에는 통합당의 실책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스스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뭘 잘 했고 유권자들에게 어떤 점이 좋게 평가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민주당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이 양호했다는 점 말고는 마땅히 이야기할 게 없다. 오직 촛불혁명의 과업 완수라는 명분으로 한 번 더 힘을 실어달라는 구호 뿐이다.  

또 반사이익이다. 또 최선이 아닌 차선도 아닌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 정치’다. 거대 양당은 그렇게 상호 못 하는 것에 반사이익을 바라는 대결 정치를 60년간 이어왔다. 

이 위원장은 친문(문재인 대통령) 색채가 강한 정치컨설팅 회사(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 출신으로 작년 6월부터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다. 문재인 정부 최대 실세 중의 하나로 알려진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이 위원장의 위상도 높고 최근 민주당에서 연일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이 위원장의 판세 진단은 민주당 주류의 시각을 그대로 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임미리 교수(고려대 한국사연구소)는 지난 1월28일 경향신문 칼럼을 통해 “민주당만 빼고”를 주창했다. 이 칼럼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은 너무나 잘 알려져있다. 

임 교수는 “이제는 끊어버려야 한다. 이제는 선거에만 매달리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더 이상 정당과 정치인이 국민을 농락하지 못 하도록 해야 한다. 선거 과정의 달콤한 공약이 선거 뒤에 배신으로 돌아오는 일을 막아야 한다”며 “그 배신에는 국민도 책임이 있다.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최악을 피하고자 계속해서 차악에 표를 줬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그렇게 정당에 길들여져 갔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는 거꾸로 해보자. 국민이 정당을 길들여보자.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알려주자. 국민이 볼모가 아니라는 것을.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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