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26.7% 
4분의 1 이상 이미 투표 마쳐
본투표일까지 이틀 남아
26개 라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줄이 너무나 길었다. 사전투표를 하러 일찍부터 밖에 나간 유권자들은 조금 어리둥절해졌다. 그냥 본투표날에 할까. 그렇게 고민하다가 돌아간 유권자들도 있다.

10일~11일 이틀간 치러진 21대 총선 사전투표 기간의 투표율은 26.7%(1174만2677명)를 기록했다. 선거인수 4399만4247명의 4분의 1 이상이 이미 주권자로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국정농단과 탄핵 직후 치러진 2017년 조기 대선(26.06%) 때보다 더 높았다.

(사진=박효영 기자)
서울시 관악구 조원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 (사진=박효영 기자)

2013년부터 도입된 사전투표 제도에 따라 전국 선거의 본투표일 직전 금요일과 토요일 6시~18시까지 투표를 할 수 있게 됐지만 줄을 이렇게 오래 서서 기다려본 적은 처음이었다. 

본지 기자는 서울시 관악구 조원동과 광진구 자양3동 사전투표소를 찾았지만 투표를 할 수 없었다. 바쁜 일정 탓에 오래 기다릴 수 없었던 건데 어쩔 수 없이 15일에 다시 투표소로 가야 한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당연히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한 제 논에 물 대기식 해석을 늘어놓지만 사실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진=박효영 기자)
자양3동 투표소 앞의 줄. (사진=박효영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평소보다 외출하기가 꺼려진 불편한 삶을 3개월째 겪고 있다. 원래 위기일수록 더 움직이는 게 한국인의 특성이다. 사전투표율보다 전체 투표율이 더 중요하다. 본투표에서 원래 투표할 사람들이 사전투표 제도가 정착됨에 따라 당겨진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총선 전체 투표율은 58%(2443만746명)였는데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줄이 긴 것은 발열 체크, 1회용 비닐장갑 배부, 마스크 잠깐 내려서 신원 확인 등 코로나 풍경 때문이다.

지역별로 보면 매번 그렇듯이 호남이 제일 높았다. 전남 35.77%, 전북 34.75%, 광주 32.2% 등이다. 세종도 32.37%로 전국 3번째로 높았다.

박남현 후보와 그의 선거운동원들이 먹은 컵라면. (사진=박남현 후보 페이스북)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남현 후보(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는 미리 공약한 것에 따라 라면 먹방을 진행했다. 박 후보는 사전투표율 26% 돌파시 라면 26개를 먹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박 후보는 12일 오전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컵라면 26개를 전부 끓여 먹으려고 했다가 10개째 타이밍에 건강을 우려한 시청자들의 요구로 그의 아내와 선거운동원들이 대신 먹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