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압승, 다 국민의 뜻으로 받아 들여서는 안돼

윤장섭 기자
윤장섭 기자

13일간의 21대 총선 성적표가 공개됐다. 설마 이정도까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번 21대 총선은 코로나19가 모든 조건을 빨아들인 그야말로 집권 여당만을 위한 선거였다.

상식이 벗어난 국무위원 인사를 시작으로 경제의 위기속에 청년실업이 끝없이 이어지고 소상공인들의 폐업과 탈원전으로, 흑자 공기업은 적자로 돌아서고 부동산 가격을 하늘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나라, 안보마저 무너져 김정은의 미사일 놀음에도 항의한번 하지못하는 나라, 하물며 대통령을 향해 소대가리라고 대놓고 욕하는 데도 북한에 돈을 갖다주지 못해 안달이난 나라가 작금의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촛불로 박근혜 정부를 탄핵한 민주당은 앞으로 수십년동안 정권을 지킬 것이라며 진보정치의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박근혜 정부와는 격이다른 새로운 정치를 곧 만날 것이라는 기대였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취임사에서 국민들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날 것이라고 희망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대통령의 약속대로 우리는 새로운 정치를 경험했고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에 살아가고 있다.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정치판은 하루가 멀다하고 내로남불로 국회를 달궜고 안보는 우리의 우방인 미국보다 중국과 북한 달래기에 바뻤다. 그러니 트럼프가 괘씸죄를 물어 방위비를 대폭 상승해도 달리 깍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어수선한 정국속에 21대 총선이 다가왔고 여당인 민주당은 위기를 맞았다.

이제는 박근혜 정부때와 반대로 총선에서 패 할 경우 자신들이 대통령의 탄핵을 지켜봐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했다. 잘 알다시피 이 질병은 중국 우환에서 시작된 신종 바이러스 질병이다.

이 것 역시 초기에는 방역이 뚫리면서 문재인 정부에게 위기를 안기는 듯 했다. 중국인들의 입국 자체를 막지않고 신종 바이러스를 이겨낸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 의사나 방역 전문가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고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TF팀을 구성해 매일 전염병과 싸웠다.

21대 총선을 두달여 앞두고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모든 정책들은 소리없이 사라졋고 온통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의 숫자와 사망자의 숫자만이 방송 화면을 채웠다. 위기는 곧 기회란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민주당은 절망에서 희망을 보았다. 그리고 코로나19를 활용한 선거 이벤트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국민들의 관심은 이제 총선이 아니라 코로나19에 맞춰졌다. 내 가족, 내 이웃, 내 회사를 비롯해 종교인들이라면 가장 중요시 하는 종교 예배까지, 언제 이 사태가 마무리 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확진자의 숫자는 정부가 국민들의 관심을 총선 전까지 가둬두기에는 기가막히게 좋은 호재였다.

그사이 방역당국을 비롯한 의료진들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대구의 사태가 진정되고 전국에서 확진자 숫자가 줄어들면서 문재인 정부의 위기능력에 대해 외국 언론들이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때가 바로 총선이 시작되는 지난 1일 경이다. 모든 공이 의사와 봉사자들이 아닌 문재인 정부의 공으로 돌아가는 이상한 나라...이것이 총선의 독주를 위한 민주당의 전주곡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았다.

민주당의 총선 공약은 이때부터 코로나19를 등에업과 전국 표심잡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야당인 통합당으로선 한 방으로 산토끼를 잡을 기회를 잃어버렸고 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보수통합을 완전히 이루지 못한 무능력을 적나라하게 보이면서 샤이보수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

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견재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이 이번에는 민주당이 아닌 야당에게 표를 주려했다. 하지만 여당의 꼼수에도 제대로 펀치한방 날리지 못하는 새가슴 야당에게 실망한 자영업자둘과 젊은층 유권자들의 표는 문재인 정부의 헬리콥터 머니에 여당으로 돌아섰다.

이번 총선은 너무나도 좋은 기회를 잡고도 날려버린 야당의 무능이 가져온 결과니 기자의 입장에서도 안타깝다.

이제 말도많고 탈도 많았던 선거는 끝났다. 결과에 승복하고 여야 모두 나라살기기에 나서야 한다. 여당인 민주당은 야당들과 잘 협조해 작금의 위기에 몰린 대한민국 경제부터 살려야 한다.

선거를 위해 여당이 마구마구 써버린 국가예산을 어떻게 보충 할 것인가와 코로나19로 수출길이 막혀 부도직전에 있는 중소, 중견기업들을 살리는 길이다. 뿐만 아니라 내수 경기에 막혀 문을 닫아야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해서도 두팔을 걷아 붇여야 한다.

감히 여당에게 한마디 충고를 할 까 한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야당에게 압승을 한 것이 다 국민의 마음이고 뜻 이라고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쭐하는 마음으로 당신들의 마음대로 국가를 다스리려는 시도도 하지말라.

덧붙여서 이번에는 부탁을 할 까 한다. '복과재생'(福過災生)이란 선인의 충고를 잊지마시라.  복이 너무 지나치면 도리어 재앙이 생기기 때문이다. 역사는 돌고 도는법, 승리에 취해 국사를 소홀히 하는 일이 없어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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