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성 결여
힙하고 트렌디해서 넣은 것
환경 전문가 육성 안 해
기후위기 대응 기업에 투자해야
자동차 자체를 줄여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공약집을 냈고 26차례에 걸쳐 직접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린뉴딜 관련 공약은 총선 한 달 전 3월16일에 26번째 마지막으로 발표됐다.

민주당의 그린뉴딜 공약에 대하여 고은영 제주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공약집을 직접 가리키며) 여기 보면 그린뉴딜기본법이 아니라 계획 마련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계획 마련을 하겠다는 것이고 마련이 되었다는 게 아니”라며 “방향성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동의 안 할리가 없다. 그러나 구체성과 목표 수치가 없는 것은 정책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고은영 위원장은 민주당의 그린뉴딜 공약에 대해 패션이나 악세사리처럼 취급했다고 비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고은영 위원장은 민주당의 그린뉴딜 공약에 대해 패션이나 악세사리처럼 취급했다고 비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중앙뉴스>는 4월10일 오전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기후위기 대응 관련 대담을 열었다. 향후 기획 시리즈를 통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이번 대담에는 이현정 정의당 기후위기미세먼지특별위원장, 고 위원장, 손상우 미래당 부산시당 대표 등 3명이 참석했다. 

고 위원장은 “그린뉴딜은 패션이 아니다. 악세사리도 아니”라며 “지금 전세계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미국 민주당에서 각자 그린뉴딜 정책으로 경합하고 그렇게 해서 떠오르는 신예 정치인들이 있고 물론 나는 그 현상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그걸 바라보고 접근하는 방식에서 패션 악세사리식으로 보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고언했다. 

이어 “인류 생존과 사회 대전환을 얘기하는 것인데 민주당이 마지막 공약으로 발표하고 구체적인 목표도 없이 패션처럼 발표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그린뉴딜 공약은 아래와 같다. 

①2050년 탄소제로사회 실현 위한 중장기 로드맵 마련 
②그린뉴딜기본법 제정 
③탄소세 도입 검토 
④석탄 금융 중단 및 RE100 활성화 
⑤지역에너지전환센터 설립 및 기후위기 취약계층 대상 에너지 복지 강화 
⑥2040년까지 미세먼지 농도 선진국 수준(연평균 10㎍/㎥ 마이크로미터 퍼 세제곱미터)
⑦대기배출사업장에 대한 관리 강화 및 방지시설 설치 지원 확대 
⑧미세먼지 없는 ‘스마트 클린도시 만들기 시범사업’ 추진
⑨국민건강검진에 폐 기능 검사 도입
⑩전기·수소차와 전후방 연계산업(2차 전지와 수소연료전지 등) 육성
⑪4차 산업혁명기술과 분산 전원에 기반을 둔 스마트그린 비지니스 모델 창출

이 위원장은 “시기가 명확하지 않다. 목표 시기가. 계획을 세우려면 이행 전략이 시기별로 나와야 하는데 그것에 대해 얘기하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고 손 대표는 “할지 안 할지 모르니까 시기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사실 좀 심하게 얘기하면 그린워싱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그렇게 볼 정도다. 얘기를 안 할 수는 없고 중요한 쟁점은 스케줄인데. 그런 중요한 쟁점을 피해가고 그냥 해보겠다는 것”이라며 “그것 자체가 뭔가 그냥 이렇게 색칠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나는 뭐 사실 살펴보지도 않았다. 정의당이나 녹색당 것을 봤지. 쓱 한 번 훑어는 봤다. 그냥 이건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다. 생각하고 있다. 그 수준”이라며 “정책이라는 것이 선거에서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지역에서 느낀다. 얘기를 해야 한다. 사람들이 요구하니까. 하긴 하니까. 근데 사람들이 관심있어 하니까 하는 것이다. 하고 싶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하는 게 아니”라고 꼬집었다.

이어 “유권자들이 얘기하고 있는데 안 할 수 없는 것이다. 참정권이라는 것이 선거 때만 발휘되는 것도 같다. 요구가 있고 선거철이라서 뭔가 하겠다고 했지 4년 동안 아무 것도 안 될 것 같다”며 “사람들 관심사가 됐으니 선거할 때 잠깐 던져놓기만 하고 그냥 면피용이다. 그래서 그걸 봐서 뭐 할 것인가”라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총선 사전투표일에 열린 기후위기 대응 관련 대담회. (사진=박효영 기자)

산업적 이익의 관점을 중시하는 보수정당이라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고 위원장은 “오히려 이런 정책은 환경에 관심이 적은 정당이 낼 수준이지 왜냐면 여당은 돈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기 때문에 재원 마련책이 붙어야 하고 의지를 담은 목표 수치를 붙여야 한다”며 “여당의 플랜이라고 보기에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미래통합당이라면 이런 수준의 공약을 냈을 때 관점 전환에 대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이니까 이렇게 구체성 없고 재원 마련 부분도 없고 기존 정부에서 추진한 것을 복붙한 여당이기 때문에 더욱더 신랄하게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사 붙여넣기를 했다는 문제의식은 이런 거다.

고 위원장은 “기존 문재인 정권에서 수소차 부분 강화를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었고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이라든지 기존에 예산이 이미 투입됐던 것에 좀 더 보강해서 로드맵을 제시한 게 아니라 그냥 그대로 (공약에) 담은 것”이라며 “사실 이것은 지방자치제 정책 예산으로 여당의 정치인들이 그게 민주당이든 어느 당이든 그걸 떠나서 이미 그 예산 집행으로 쓰이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늘 선거를 떠나서 있어왔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총선 때도 똑같다. 원래 해왔던 것들 그대로 얘기한 것이다. 정의로운 전환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신성장동력으로 얘기해왔던 것을 그대로 썼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환경 분야에서 활동해온 이소영 변호사를 인재영입 방식으로 데려왔고 이 변호사는 총선(경기 의왕과천시)에서 당선됐다.

이 위원장은 “(환경 문제 전문가를) 당내에서 성장시키지 않고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도 문제라고 본다. 평상시에 뭔가 교감을 해온 것이 아니라 선거 때가 되어서 그런 일을 해왔던 분을 영입했다”며 “물론 (이 변호사가) 탈석탄 운동에서는 독보적인 활동가였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공약집 관련 파트에 보면 “에너지산업, 수송 등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곳에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 투자하고 민간 기업이 투자를 하면 세제를 감면하겠다”는 대목이 있다.

이에 대해서도 고 위원장은 “일부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무슨 얘기냐면 돈을 잘 써야 한다”며 “지금 국민연금 연기금이나 산업은행이라든지 국가가 운용하는 수많은 자금들이 있는데 그걸 어떤 포트폴리오를 갖고 투자를 하느냐. 그것과 맞물려 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 투자해왔다. 포스코, 삼성, 한화 등 이런 곳들에 투자를 해왔다”고 환기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곳에 투자해야 한다.

고 위원장은 “작은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를 지역에서 추구하는 기업들이 있다. 에너지 효율화를 하는 장비를 생산하는 작은 강소기업들이 발전하도록 투자해야 한다”며 “실제 온실가스를 낮추는 데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들이 그런 기술력을 향상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일종의 책임 투자다. 그 책임 투자의 방향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에 맞추는 것이다.

고 위원장은 “그런 것을 책임 투자라고 하는데 박근혜-최순실 사태 때 국민연금의 책임 투자가 거론됐는데 이런 기후위기나 환경을 고려한 투자 방침은 마련되지 않았다”며 “결국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돈을 어떻게 쓰느냐인데 돈을 가져와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업에 시급히 투자를 해야 한다. 지금 당장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녹색 금융, 재생에너지 중심의 투자 유도 등 이 대목에서는 동의가 된다”면서도 “다만 전체 민주당의 지향성에서 봤을 때 미래차, 전기수소차, 연료전지 등에 투자를 한다고 하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자동차 자체를 안 타거나 줄여나가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도 신성장 산업의 관점에 얽매여 있기 때문에 내연기관 자동차만 아니면 된다는 방식이 제시되는 것이다. 

고 위원장은 “대중교통의 확대가 필요하다. 근거리 중심의 교통 체계여야 한다. 자가용을 줄이는 게 아니라 (자가용 에너지원만) 바꾸는 이런 정책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녹색성장 시대 때나 있을 법하다”면서 “일부 동의한다고 한 것이 민간 기업들에 대한 투자 방향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그린하우스를 도입해서 이걸 각 지역에서 기술자들이 붙어서 집집마다 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기업과 일자리에 투자하는 것은 당장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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