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마이너스 유가’에 정유업계 패닉 상태
사상 초유 ‘마이너스 유가’에 정유업계 패닉 상태
  • 우정호 기자
  • 승인 2020.04.22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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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37.63달러’…사상 초유 마이너스 유가 현상
국내 기름값의 60%는 세금…부담 커지는 정유사에 유류세 인하 목소리도
국세청 “코로나‧유가하락 겹친 정유사에 세금 1.4조 3개월 유예”
SK에너지 울산CLX VRDS 설비 (사진=SK에너지)
SK에너지 울산CLX VRDS 설비 (사진=SK에너지)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급속도로 추락 중이던 국제 유가가 결국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여파로 기름 수요는 없는데 미국, 러시아, 사우디 등 산유국 간 갈등으로 공급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는 현재 국제유가 시장에서 '공급 과잉, 수요 절벽'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사례가 됐으며 이는 국내 정유업계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세청은 석유 수요와 유가 하락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정유업계에 대해 이달 부담해야 할 세금 납부기한을 3개월 연장키로 결정했다.

국제유가 ‘-37.63달러’…사상 초유 마이너스 유가 현상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유(WTI)는 -37.63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40달러까지 추락하기도 한 국제유가에 관계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 가격에 거래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기름 수요 부족, 공급 과잉 문제가 쌓인 상황에서 선물 만기일까지 겹치며 발생한 기이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제유가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기름 수요는 없는데 미국, 러시아, 사우디 등 산유국 간의 갈등으로 공급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땅 위 석유 저장 창고가 꽉 찬 것은 물론 바다 위 유조선에도 석유를 보관할 공간이 없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5월물 서부텍사스유의 만기일(이달 21일)이 다가오자 기름 수요 부족에 기름을 보관할 장소마저 없는 현재 상황에서 다수의 선물투자자는 5월물을 받지 않고 다음 달인 6월 선물로 교체하는 '롤오버'를 선택했다. 5월물 기름을 받아도 처분할 방법이 없으니 당연한 결정인 셈이다.

결국 5월물에 대한 수요가 없어지면서 가격이 폭락했다. 마이너스 유가를 두고 "기름 수요가 바닥난 현재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 에쓰오일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마포구 공덕동 에쓰오일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국내 기름값의 60%는 세금…부담 커지는 정유사에 유류세 인하 지적 나와

기름 수요 부족과 저유가는 곧장 정유업계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우선 코로나19로 기름 수요가 급감해 기름을 팔 곳이 없다.

여기에다 국제유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면 과거 사놓은 기름의 '재고 평가 손실'이 발생한다. 국내 정유업계는 법적으로 3개월 치의 기름을 보관해야 한다.

결국 유가가 급락하면 과거 비싸게 사놓은 기름에 대한 재고 평가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정유 업계의 1분기 영업 손실은 2조 50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업계는 ‘유류세를 손질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국내 기름값에는 약 60%의 세금(유류세)이 고정적으로 적용돼 판매되고 있다. 세금의 비중이 높은 데다 이마저도 일률적으로 고정돼있어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도 실제 국내 기름값의 하락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최근처럼 기름 수요가 급감한 시점에서 유류세를 조정해 업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세청 “코로나‧유가하락 겹친 정유사에 세금 1.4조 3개월 유예”

한편 국세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정유업계에 대해 이달 부담해야 할 세금 납부기한을 3개월 연장키로 결정했다. 석유 수요와 유가 하락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업계가 숨통을 트일 수 있을 지 관건이다.

22일 국세청에 따르면 SK에너지·SK인천석유화학·에쓰오일·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5개 정유사의 이달 교통·에너지·환경·개별소비세 납부분 기한이 오는 7월까지 미뤄졌다. 이로써 업계는 당장 1조3천745억원의 세금 부담을 덜게 됐다.

국세청은 세정지원추진단의 결정에 따라 급격한 실적 악화로 일시적인 자금 부담 문제를 겪는 정유업계를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석유재고 평가손실과 정제마진 손실이 크게 확대되자 정부에 세금 납부 유예를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오후 개최한 '정유업계 간담회'에서 "국내·외 석유산업은 2분기까지 힘든 경영여건이 이어지고,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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