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까지 걸어서 갈 수 있어 시간∙비용 부담 없어
각종 조사에서 걷기∙등산이 생활체육, 취미 1위 기록
쾌적한 환경은 기본…선호도 높아 집값 상승에도 도움

공원 접근성이 좋은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사진=우정호 기자)
공원 접근성이 좋은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코로나19 유행 이후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적은 산행으로 여가를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산, 공원을 따라 조성된 둘레길 접근성이 좋은 아파트가 인기다.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 집 가까이서 건강을 챙길 수 있어 둘레길 주변 집값도 강세다.

둘레길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역민의 여가 증진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길이다. 제주도는 올레길, 광주는 무돌길 등 지역별 명칭은 다양하다.

산과 공원 등 녹지를 따라 조성돼 있으며,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 남녀노소 걷기에 부담 없다. 가파른 곳도 목재 데크를 이용해 ‘워킹족’을 배려한 곳도 쉽게 볼 수 있으며, 대중 교통과도 잘 연계돼 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몇 년 전부터 걷기 열풍이 불면서 둘레길이 지역별로 많이 들어섰고, 인근 입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며 “둘레길이 주거지와 가깝다는 것은 결국 숲이나 산이 인접하다는 의미여서 쾌적한 주거환경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더샵 광주포레스트 조감도 (사진=포스코 건설)
더샵 광주포레스트 조감도 (사진=포스코 건설)

이러한 장점 덕에 근거리에 둘레길이 위치한 아파트 몸값도 오름세다. 서울 둘레길이 아파트 옆인 서대문구 ‘북한산 두산위브’ 전용 84㎡ 타입 분양권은 올 2월 8억2000만원에 거래돼 2년 사이 3억원 가량 뛰었다.

비역세권 입지지만 북한산 자락 옆 프리미엄이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산 둘레길이 인접한 경기 의정부 ‘더샵 파크에비뉴’도 작년 초 단기간 완판에 성공했으며, 현재 분양가 대비 4000만원 가량 웃돈이 붙었다.

취미로 걷기, 등산을 즐기는 인구가 많아 둘레길 주변 아파트 인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2019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많이 참여하는 생활체육 종목은 걷기가 56.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등산이 32.4%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등산이 2004년·2014년에 이어 한국인들의 취미 1위(11%)를 차지했다.

주요 건설사들도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착안해 둘레길 주변에서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포스코건설은 오는 5월 광주광역시 북구 신주거타운으로 떠오른 문흥∙각화권역에 ‘더샵 광주포레스트’를 분양 예정이다.

아파트 907가구(전용 84~131㎡)와 주거형 오피스텔(아파텔) 84실(전용 59㎡)이 함께 들어선다. 무등산을 둘러싸고 있으며, 총 15개 구간 약 50km에 달하는 무돌길이 사업이 인근 문흥동성당에서 시작된다.

대창기업은 전남 여수 신기동 일대에 '여수 신기 휴스티지'를 이달 공급한다고 밝혔다. 전용면적 84㎡ 총 142가구로 고락산을 에워싸고 있는 고락산둘레길이 가깝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이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이 끝나는 7월 전 분양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 중이다. 1만2032가구에 달하며, 5000여 가구를 일반분양으로 나온다. 서울둘레길 3코스가 단지와 접하고 있다.

롯데건설도 4월 경기 의정부 가능1구역 재개발로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포레' 466가구를 분양하며, 전용면적 39~84㎡ 326가구를 일반분양 예정이다. 북한산 둘레길(14∙15구간)이 가깝다.

인천 서구 검암역세권에서는 DK도시개발·DK아시아가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전용면적 59~214㎡ 4805가구를 5월 분양 예정이다. 골막산 둘레길이 인접하며, 시공능력평가 조경 1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조경 토탈 솔루션 제공 업무 협약 체결을 통해 단지 내 미니 에버랜드 콘셉트의 조경과 놀이시설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