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개최
단기 수익 노리는 주린이 위험성
길게 보는 장기 투자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코로나19로 바닥을 기는 주식시장을 노리고 투자하는 개인들의 흐름에 우려를 표했다. 이런 흐름은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추세와 달리 개인 투자자인 개미들에 의해 형성되고 있고 동학농민운동에 빗대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려진다. 

윤 원장은 27일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 상당한 투기성 세력이 존재한다. 단기 투자 위주인 동학개미군단 중 대부분은 돈을 벌지 못 할 것”이라며 “동학개미의 행태는 투자의 기본에서 어긋나는데 이름을 너무 좋게 지어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동자금은 많고 저금리인 데다 부동산 투자까지 억제되고 있는데 이를 금융사가 받쳐주질 못 해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문제, 동학개미운동 등이 나타난 것”이라며 “이게 (금융) 시스템 리스크화 된다는 생각도 든다. 금융사가 중수익 상품을 개발해 중화시켜야 하는데 금융업계에서 그런 걸 잘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동학개미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사진=연합뉴스)

풀린 자금이 갈 데 없이 저가 매수를 위한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고 금융사들이 중단기 수익 상품을 만들지 못 한 상황에서 단기 수익만 노리는 그런 흐름이 건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명수 금감원 금융상품분석실 팀장은 13일 방송된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에서 “1~3월까지 개인들의 주식 구매액이 25조원에 이르고 1월과 2월에는 평균 6조원 정도에 이른다. 3월에는 거의 13조원을 샀다”며 “투자자들이 판단해서 할 문제이긴 한데 최근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을 보면 주린이(주식어린이)라고 한다. 기존에 투자를 했던 경험이 있는 분들은 장기 투자를 할 수 있겠지만 신규 투자자들은 아무래도 주변 분위기에 휘둘려서 투자를 한다. 그런 우려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험한 레버리지 투자들을 하는 분들도 꽤 있는 걸로 보고 있다”며 “그걸 가늠할 수 있는 통계로 신용거래 반대매매(돈 빌려서 투자했다가 돈 못 갚아서 주식 강제 매도)라는 게 있다. 그 통계를 보면 2018년~2019년을 보면 하루에 40~50억원 수준인데 2020년 3월 하루 평균 그 금액이 180억원으로 늘었다. 주가가 하루에 큰폭으로 올랐다가 내렸다. 여기서 이익을 본 분들도 있지만 손실 본 분들도 있다. 3월에는 많이 위험해졌다”고 환기했다. 

코로나발 위기 상황은 사상 초유라 금융 대가들도 제대로 예측을 못 하는데 주가가 떨어졌다고 개미들이 무턱대고 사들였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서 팀장은 “지금 이 위기가 과거의 금융 위기가 아니라 실물경제에서부터 왔기 때문에 향후 방향성에 대해 전문가들 간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며 “저희가 주식을 사라 마라할 입장은 아니지만 지난주에 배포한 보도자료는 그런 내용이 아니다. 신규 투자자들이 위험성을 모르고 투자했을 때 손실을 볼 위험성이 있으니 한 번 더 가려서 해달라는 것이다. 밴 버냉키(전 미국 중앙은행 FRB 의장)도 2주만에 판단을 바꿀 정도(V자 반등이 아니라 불황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동학개미운동이 위험하게 보이는 이유다. 차라리 장기 투자의 관점이라면 권장할만하다.

김연미 경제평론가는 6일 방송된 jtbc <77억의 사랑>에서 “지금이 바닥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하 15층까지 있는 것이다. 그런 경우도 있을 수가 있는데 단기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워렌 버핏은 지금 역사상 항공주가 가장 저평가된 시점이라고 보고 지난달 말에 수백억원어치의 항공주를 다시 사들였다”며 “이런 분들은 보통 5년~10년을 내다보는 것이다. 합리적인 투자가 될 수 있는 게 지금은 여행을 안 가지만 살아 생전에 다시는 비행기를 안 타겠다. 이러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도 다시 언젠가는 비행기를 타고 떠날 건데. 문제는 그 언제가 언제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사서 앞으로 5년 동안 주가지수를 보지도 않을 거야. 그러면 튼튼한 항공사들 중에 파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한 두 곳 이런 곳들은 일어날 것”이라며 “에너지주도 마찬가지다. 석유 때문에 굉장히 가격이 떨어져 있지만 세계 공장이 돌아가면 언젠가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팀장도 “큰 그림은 코로나로 인해 실물 경제가 회복되는 것을 먼저 봐야 한다”며 “실물경제발 위기라서 확산세가 진정되거나 수요가 회복되는 게 보여지면 그와 연동된 금융시장의 위기도 진정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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