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자동차공장 줄줄이 셧다운 5월 자동차 수출 80% 급감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정상화되나…기아차 멕시코 공장 ‘셧다운’ 끝내고 재가동 
현대차 당분간 내수판매에 집중할 듯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사진=중앙뉴스 DB)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사진=중앙뉴스 DB)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유럽과 북미 지역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충격으로 5월 들어 열흘간 자동차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0% 넘게 급감했다. 

자동차 수출이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가동을 중단했던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생산기지가 정상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주력 수출시장의 소비가 되살아나기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어서 당분간은 내수 판매가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에 자동차공장 줄줄이 셧다운 5월 자동차 수출 80% 급감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의 자동차 수입 수요가 급감했다. 여기에 중국 경기 회복 지연, 유가 급락 등 악재가 더해지면서 수출 활로 찾기는 더 어렵다.

11일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80.4% 줄었다. 지난달 36.3% 감소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자동차 수출의 경우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충격을 받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먼저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공장들이 줄줄이 셧다운(봉쇄)됐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 해외 공장을 포함한 세계 자동차 공장 300곳 중 71%인 214곳이 가동을 멈췄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해외 7개, 5개 지역에 12개, 6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현지 생산액은 지난해 기준 777억 달러로 생산대수는 388만대에 달한다.

여기에 자동차 부품업체까지 더하면 해외 21개 지역, 722개 공장으로 늘어난다. 현지 생산액은 약 30조원으로 추정된다.

해외 딜러들의 영업 중단에 따른 수요 급감도 악재다. 지난달 25일까지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수출액은 각각 8억6000만 달러, 4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7%, 21.4% 줄었다. 유럽과 북미 지역은 우리나라 완성차 판매의 약 60%를 차지한다.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공장 휴업도 장기화 추세로 접어들었다. 해외에 진출한 자동차부품업체들의 경영 여건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실제 GM과 포드, 폭스바겐,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 (사진=기아차)
기아차 멕시코 공장 (사진=기아차)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정상화되나…기아차 멕시코 공장 ‘셧다운’ 끝내고 재가동 

이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동을 중단했던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생산기지가 정상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주 내에 기아자동차 멕시코 공장이 ‘셧다운’을 끝내고 가동을 재개한다고 11일 밝혔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6일부터 한 달 넘게 가동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8일 인도의 현대차 첸나이 공장, 기아차 아난타푸르 공장이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생산을 재개하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가운데 가동이 중단된 곳은 브라질 현대차 공장 한 군데만 남는다. 사실상 코로나19로 인한 가동 중단은 끝나는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주력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이 아직도 코로나19로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공장이 모두 문을 열었고, 지난달 유럽 공장도 가동에 들어갔지만,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정상 생산물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생산 중단으로까지 이어졌던 인도의 ‘셧다운’이 풀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기아차는 인기 차종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용 계기판 부품을 받지 못해 일부 차급(트림)의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지난주부터 계기판 부품을 만드는 인도 협력업체의 생산이 재개돼 국내 셀토스 생산도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 자동차 시장이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전망이다. 지난달 유럽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분의 1 수준이며, 미국은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체 생산량의 80%를 해외에서 판매하는 현대차그룹으로선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제네시스 GV80 (사진=현대차그룹)
제네시스 GV80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 당분간 내수판매에 집중할 듯

이 가운데 지난 달 현대차그룹의 국내 판매는 현대차가 전년 동기 대비 0.5% 줄었고, 기아차는 신차 효과로 19.9% 늘었다.

현대차로선 해외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내수판매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 됐다. 실제로 5월 내수 판매는 더 좋아질 것이란 게 현대차그룹 내부의 분석이다. 

6월 말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종료하고, 해외에서 공급받는 부품의 수급이 정상화하면서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지난달 다소 부진했던 현대차의 경우 팰리세이드·그랜저·아반떼 등의 대기 물량도 충분하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GV80·G80 등 신차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달에도 신차 출시가 이어진다. 12일 기아차의 경차 모닝이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는다. 내·외장과 전장·편의 장비를 늘리고 자동화 수동변속기인 ‘스마트스트림 AMT’를 달아 연비도 높아졌다.

현대차그룹 측은 “해외 자동차 시장의 회복이 생각보다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조기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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